일본 배우 쿠니무라 준이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에서 욱일기 관련 질문을 받은 것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사진=싱글리스트DB

7일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전양준 집행위원장 명의로 공식 입장문을 통해 "10월 5일 뉴 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과 관련해 부산국제영화제의 입장을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자회견에서 다양한 문답이 오가는 것이 자연스런 일이나 심사위원으로 오신 게스트가 정신적 고통을 받는 일은 없어야 하겠기에 말씀을 드리려 한다. 배우 쿠니무라 준의 경우, 민감한 한일 문제에 관한 질문으로 인해 여러가지 오해와 억측에 시달리고 있다. 기자회견을 준비한 영화제의 입장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게 된 점 사과 드리고자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영화제에서 정치적 의견이 오가는 것은 가능한 일이나 지나치게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게스트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수 십 시간의 토론이 필요한 문제에 대해 기자회견의 짧은 문답은 충분히 그 의미를 전달하기 어렵다. 이 점을 숙지하고 기자회견을 진행하지 못한 점 사과 드린다. 영화제는 앞으로 게스트가 불필요한 오해와 억측에 노출되지 않도록 꼭 유의하겠다. 다시 한번 쿠니무라 준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한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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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니무라 준은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보낸 표명문에서 "저는 그다지 어떤 일에 대해 깊이 파고드는 성격의 사람은 아닙니다만 이런 저로서도 가끔은 깊이 생각할 때가 있는데, 지금 이 세상에는 갈등이 없는 곳이 적은 편이지만, 사람들은 그 갈등 속에서 살아가고 싶은 것일까"라고 전했다.

이어 "글쎄, 그건 아니라고 이제는 생각하며 그것을 영화를 통해 어린아이에게, 어른에게도 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사람들은 모두, 현재 일어나고 있는 갈등이나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것 보다, 밝은 미래의 희망이나 따뜻한 과거의 추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렇기 때문에 왜, 지금 이렇게 엄중한 상황이 되었는지, 그것을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이 강하게 있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이렇게나 많은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닐까"라며 "그리고 모두가 그 영화를 가지고 영화제를 찾는 것"이라고 밝혔다.

쿠니무라 준은 또 "그렇기에 영화제라고 하는 자리는 모두의 생각이나 의견이 섞이고, 녹여져서 어느새 아름다운 결정체가 되어가는 장이 되기를 저는 염원한다"며 "마지막으로, 23회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를 운영하고 계신 모든 분들, 영화제를 지지하는 부산의 시민 여러분들의 아낌 없는 노력에 감사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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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쿠니무라 준은 지난 5일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로부터 오는 10일 제주 민군복합관광미항에서 열리는 '2018 대한민국 해군 국제관함식'에 일본 해상자위대 군함이 '욱일기'를 게양한다고 전해진 가운데, 일본배우로서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받았다.

당시 쿠니무라 준은 "욱일기라는 것이 일본 자위대 해군의 전통 깃발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한국도 이에 대해 남다르게 생각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며 "자위대는 일본의 전통이라서 굽힐 수 없다고 하는데, 한 번 이해를 해주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다. 욱일기 문제뿐만 아니라 일본은 보수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다. 일본 안에서도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배우라기보다도 개인적으로도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다음은 부산국제영화제 입장문 전문이다.

10월 5일 뉴 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과 관련해 부산국제영화제의 입장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기자회견에서 다양한 문답이 오가는 것이 자연스런 일이나 심사위원으로 오신 게스트가 정신적 고통을 받는 일은 없어야 하겠기에 말씀을 드리려 합니다. 배우 쿠니무라 준의 경우, 민감한 한일 문제에 관한 질문으로 인해 여러가지 오해와 억측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기자회견을 준비한 영화제의 입장에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게 된 점 사과 드리고자 합니다.

영화제에서 정치적 의견이 오가는 것은 가능한 일이나 지나치게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게스트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 십 시간의 토론이 필요한 문제에 대해 기자회견의 짧은 문답은 충분히 그 의미를 전달하기 어렵습니다. 이 점을 숙지하고 기자회견을 진행하지 못한 점 사과 드립니다. 영화제는 앞으로 게스트가 불필요한 오해와 억측에 노출되지 않도록 꼭 유의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쿠니무라 준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2018년 10월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전양준

 

다음은 쿠니무라 준 표명문 전문이다.

저는 그다지 어떤 일에 대해 깊이 파고드는 성격의 사람은 아닙니다만, 이런 저로서도 가끔은 깊이 생각할 때가 있는데요,

"지금 이 세상에는 갈등이 없는 곳이 적은 편이지만, 사람들은 그 갈등 속에서 살아가고 싶은 것일까?"

글쎄요, 그건 아니라고 이제는 생각하며, 그것을 영화를 통해 어린아이에게, 어른에게도 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모두, 현재 일어나고 있는 갈등이나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것 보다, 밝은 미래의 희망이나 따뜻한 과거의 추억이 필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왜, 지금 이렇게 엄중한 상황이 되었는지, 그것을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이 강하게 있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이렇게나 많은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닐까요.

그리고 모두가 그 영화를 가지고 영화제를 찾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영화제라고 하는 자리는, 모두의 생각이나 의견이 섞이고, 녹여져서, 어느새 아름다운 결정체가 되어가는 장이 되기를, 저는 염원합니다.

마지막으로, 23회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를 운영하고 계신 모든 분들, 영화제를 지지하는 부산의 시민 여러분들의 아낌 없는 노력에 감사를 드립니다.

2018년 10월
쿠니무라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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