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외부인 출입금지 지역’인 수술실 안에서 벌어지는 는 충격적인 비밀 거래를 다뤘다.

 

 

의료기기 영업사원이 수술실에 들어가 수술을 보조하거나 대리수술을 하고 있는 실태를 파헤치면서 제작진은 ‘병원이 비의료인에게 수술을 맡기는 위험을 왜 감수하는 것일까’라고 반문했다.

대학병원 관계자는 "기구가 워낙 복잡하다. 수술이 빨리 끝나야 환자한테도 좋다. 빨리 하다 보면 상의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수술실 안으로는 들어온다" "수술을 잘 끝내기 위해 저 사람의 손이 필요하다 그러면 들어오라 해서 같이 하고 더 잘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거다. 누군가 들어와서 수술을 더 빨리 잘 끝낼 수 있다면 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것 아니냐. 항상 그런 것은 아니고 어느 순간에..."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병원 레지던트 임태연씨는 "인공관절 사이즈가 다 다르다. 거기에 맞춰서 사이즈를 찾아야 한다. 영업사원이 들어오면 환자 사이즈에 맞춰서 인공관절을 골라준다. 그들이 수술을 잡고 있으면 뚝딱뚝딱 끝난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환규 전 의사협회 회장은 "통상 새로운 장비나 기구를 쓰게 될 때 의사가 익숙지 않을 경우에 사용법을 설명해줄 수는 있다. 그런데 수술 도중에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대리수술로 얻는 이익은 오직 금전적 이득이다"고 밝혔다.

제보자들은 "수술을 많이 해야 돈이 되는데 수술할 시간과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업체 사람들에게 수술을 맡기며 많은 수술을 하는 거다" "의사 채용하면 되는데 그 돈은 쓰기 싫은거다. 다른 회사돈 받고 일하는 직원이 와서 해주는데 병원에서는 지출을 줄이는 거다"고 말했다.

영업사원들은 왜 수술 일을 거절하지 못할까. 한 관계자는 "그러면 거래가 끝이다. 의사가 수술에 들어오라고 했는데 안 가면 자기 무덤 파는 거다"고 말했다. 제보자들 역시 "우리는 을이다. 수술에 안 들어간다고 말 못한다. 그렇게 거절하는 데는 없다"고 밝혔다.

병원 컨설팅 회사 관계자는 "제약회사에서 리베이트 주는 거랑 똑같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고가의 의료기기를 사주는 대신 의사의 수술을 영업사원이 지원하는 비밀거래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의료기기업체는 거래를 유지하기 위해 병원에 뒷돈을 챙겨주기도 한다. 의사들의 갑질 횡포를 견디는 것 역시 영업사원들의 몫이다.

기이한 일은 비밀스러운 거래가 반복되는 동안 수술실 내 영업사원들의 존재는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부산 사건의 영업사원 박씨는 수술 실력이 뛰어나 ‘금손’으로 불렸다고 한다. 그런데 박씨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 지난 2013년 경남 김해의 한 종합병원에서 간호조무사와 의료기기 영업사원이 수술을 해 충격을 안겼다. 당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던 영업사원이 바로 박씨였다.

미국에서는 환자의 동의를 받지 않은 이의 대리수술은 살인미수에 준하는 중대한 범죄로 처벌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처벌이 약하다. 범법 기준이 불명확해 제대로 된 수사가 이뤄지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도 하다.

 

 

강씨가 수술받은 부산 병원은 업무정지 3개월 처분을 받은 상태였다. 해당 병원 이원장은 의료법 위반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상황이다. 병원 관계자는 제작진의 질문에 "우리는 지금 직장이 날아갔다. 억울한거 모르냐. 우리도 직장을 잃었다"며 도리어 화를 냈다. 하지만 업계 사람들은 이원장의 처벌이 가볍게 끝날 것이라 예상했다.

의사면허가 취소된다 해도 영원히 자격이 박탈되는 것은 아니다. 처벌 자체도 솜방망이지만 면허가 취소 되도 재교부가 어렵지 않은 상황에서 피해를 보는 이는 오직 환자들뿐이다.

이에 수술실 내 CCTV 설치 요구가 빗발 치고 있다. 지난 19개 국회에서 CCTV 설치 관련 법안을 발의했던 최동익 전 의원은 "제 방에 와서 책상 두들기고 난리쳤다. 정부도 의사협회의 집단행동에 속수무책인 경향이 있다. 의사들이 파업을 하게 되면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을 보호해야 하니 의사협회의 강력한 무기다. 당해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의사협회 측은 "CCTV 설치는 반대다. 의사를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환자의 프라이버시도 있고 의료에 있어서는 의사가 전문가다. (의사와 환자의) 신뢰를 깨는 행위를 하면 도움이 안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사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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