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25일) '궁금한 이야기 Y' 에서는 기적의 오케스트라를 만든 한 남자의 감동실화 뒤에 숨겨진 어두운 그림자를 파헤쳐본다.

사진=SBS 제공

27년 전부터 갈 곳 없는 아이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며 선행을 베풀어왔다는 김요셉 씨(가명). 그는 의사라는 직업을 버리고 목사의 길을 선택하며 수많은 아이를 위해 헌신해왔다. 김 씨는 버려진 아이들의 아버지가 되어줬을 뿐 아니라 악기를 주고 음악을 가르치며 아이들의 다친 마음을 치료해왔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기적의 오케스트라는 세계 각지에서 공연을 펼치며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다. 그런데 돌연 이 오케스트라가 모든 공연 일정을 취소한 채 잠적해버렸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목사님 어떻게 생각해요? 전 목사님 무서워요. 저 성추행 당했어요’”

(공동체 교사 인터뷰 中)

김 씨가 관리하던 공동체에서 자란 한 여성이 김 씨에게 성추행당한 사실을 고백한 것이다. 그런데 더욱 충격적인 것은 김 씨에게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가 더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 중에는 10살 때부터 시작되어 10년 가까이 지속적으로 피해를 받은 사례도 있었다.

“여자애들 네 명이 자고 있는데 방으로 들어오더라고요. 저랑 동생 사이에 누워서 두 사람을 같이 만지는 거예요”

(피해자 인터뷰 中)

입을 옷 한 벌 허투루 사지 않고 백내장 수술도 마다한 채 아이들을 돕던 청빈한 김 씨가 사실은 자신이 거둔 아이들을 성적으로 착취해온 것. 김 씨는 자신을 아빠라고 부르라고 하고 자신을 믿어야 한다며 아이들에게 성적인 행위를 강요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공동체 교사가 김 씨에게 해명을 요구했지만 그는 공동체의 목표를 이뤄나가는 과정 중에 불거진 문제일 뿐이라며 대답을 회피했다. 아이들이 어린 시절부터 오래도록 지속해왔던 김 씨의 이 같은 범행은 왜 이제야 알려지게 된 걸까?

“애가 완전히 절망 가운데 있었어요. 신과 싸우는 거 같다고. 태산과 싸우는 거 같다고. 김요셉 씨(가명)는 신 같은 존재였어요”

(공동체 교사 인터뷰 中)

피해자들의 말에 따르면 김 씨는 공동체 안의 아이들 사이에서 절대적인 존재였다고 한다. 그는 외부의 소통을 철저히 차단하고 아이들이 서로를 감시하게 유도하면서 공동체 내부의 일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였다. 또 성적인 행위를 거부하거나 도망치는 아이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발바닥을 핥게 하는 등의 학대를 저지르며 순종을 요구해왔다.

“‘원장님 오줌이 영빨이 좋다, 먹어라.’ 속으로 미쳤나 그랬지만 먹었어요. 근데 알고 보면 오줌이 아니었어요. 먹고 나서 알려줬지만”

(공동체 교사 인터뷰 中)

공동체의 교사들조차 예외 없이 김 씨의 ‘순종 테스트’를 통과해야 했다. 결국 김 씨를 신처럼 여기며 존경해온 공동체 내부의 사람들은 김 씨의 범죄행위가 드러나도 아이들의 거짓말이라고 치부하며 문제를 해결할 생각조차 하지 못한 것이다. 지난 10일, 결국 김 씨가 검찰에 구속 송치되고 아이들에 대한 전수조사가 시작되면서 확인된 피해자의 수는 20명으로 늘어났다. 이 많은 아이들은 왜 김 씨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걸까?

25일 오후 8시 55분에 방송되는 SBS '궁금한 이야기 Y'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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