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길은 ‘무뢰한’처럼 어둡고 쓸쓸한 이미지는 물론이고 tvN ‘명불허전’, 영화 ‘해적’ ’기묘한 가족’ 등 코믹 연기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는 몇 안되는 배우 중 한명. 코믹 액션 배우 타이틀이 붙을 것 같다는 말에 김남길은 주성치의 팬이었다고 밝혔다.
“어릴 때 주성치 영화를 보면서 제2의 주성치가 되고 싶었어요. B급 코미디가 저랑 너무 잘 맞아서 그런걸 하고 싶었어요. 사실 해보면 제일 어려운 게 코미디 장르더라고요. ‘해적’ 찍을 때는 자괴감이 들었어요. 편한대로 웃고 즐기고 오면 되겠지 했는데 선배님들이 ‘코미디도 장르 중에 하나다. 너는 왜 자꾸 가볍게 생각하냐’라고 하시더라고요. 주성치 영화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김원희 형한테 배운 게 많아요. 어릴때 봤었던 호흡이나 잔상을 가지고 저한테 맞춰서 변형시켜서 가고 있는 거 같아요. 코미디를 좋아하기도 하고 그런 이미지가 지배적이어서 배우의 이름을 대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하나쯤 있었으면 한다고 봤어요”
‘열혈사제’는 김남길과 찰떡 호흡을 자랑한 이하늬, 김남길의 케미를 빼놓을 수 없는 드라마. 특히 이하늬와는 ‘열혈사제’ 스페셜 방송인 ‘열혈 사이다’에서 막역한 동료 사이임을 엿볼 수 있었다.
“일단 5년 전에 같이 작품을 하기도 했었고 우리나라 여배우 중에서 손꼽을 만한 좋은 배우고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배우들처럼 (대우를) 원하지 않고 배려할 줄 알고 이해할 줄도 알거든요. 사람에 대한 이해도가 되게 좋아요. 5년 전보다 훨씬 성숙하기도 했어요. 본인은 그 5년이 굉장히 힘들었다고 하더라고요. 언제부턴가 오래가는 게 강한거라고 생각하게 됐는데, 저도 같이 버티고 있는 입장에서 동생인 하늬가 잘 버티고 있어줘서 고맙죠. 하늬가 이모마인드, 큰 엄마 같은 느낌이에요. 제가 많이 의지하는 편이죠”
물론 흥행에 여러가지 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열혈사제’는 시의성 있는 소재들을 끌어와 시청자들에게 뜨거운 지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연기하는 배우 입장에서는 다분히 부담이 될 수도 있는 문제.
“사회적인 소재, 불편했죠. 사회고발을 위해서 만드는 작품은 아니니까 너무 한쪽으로 치우칠까봐 걱정도 됐죠. 초반에 이영준 신부님이 죽고, 그걸 파헤치는데만 집중하는게 아니라 거기에서 파생되는 이야기들이 발생을 하잖아요. 잔가지들이 많아질까봐 걱정되는 부분도 있었죠. 라이징문은 원래 있었던 에피소드가 마친 벌어진 사건이랑 맞아떨어졌어요. 그래도 시청자 분들이 좋게 봐주셔서 좋았던 거 같아요. 성공하면 혁명이고 실패하면 쿠데타라고 하잖아요(웃음)”
누구나 알만한 배우고, 흥행작도 많았지만 여전히 지하철을 타고 다닌다는 김남길. 누가 알아보지는 않더냐는 말에 “다 스마트폰 보고 계시던데요”라고 웃어보였다.
“작품을 하지 않을 때는 해보고 싶은거 다 해봐요. 나 역시 사회의 일원이어야 작품에 들어가서 연기를 할 수 있거든요. 저는 대중적인 것들과 연기가 연결되어 있다고 봐요. 아직도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데 마스크를 쓰고 있다가 벗었는데 아무도 안 쳐다보시더라고요. 한 시간 넘게 지하철을 타고 오는데 사람들이 다 휴대전화만 보고 있어요. 특별한 직업군을 연기하지 않는 이상 동네 사람들 이야기를 하는 거잖아요. 예전에 외제차를 사서 정재영 선배랑 밥 먹는 자리에 끌고 갔다가 혼이 난 적이 있어요. 이런차 타고 다니면서 노숙자 연기 할 수 있겠냐고 하시더라고요”
끝으로 배우로서 그리고 인간 김남길로서의 지론을 물었다. 김남길은 “어릴 때는 한달 단위로 계획을 세우웠는데, 이제 장기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다기보다는 하루하루 내일이 없는 것처럼 사는 거 같아요. 예전에는 지론같은 걸 책상에 써놓고 그랬거든요. 근데 이제는 하루하루 성실하게 살자고 생각하고, 작품을 하지 않을 때는 가족들이랑 시간을 많이 보내려고 해요”라고 전했다.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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