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영화'라고 하면 눈앞에 그려지는 이미지가 있지만, 최근의 작품들은 그렇게 비슷하지만은 않다. 특히 이달 개봉하는 영화들은 한부모가정부터 트렌스젠더 가족까지, 그 모습도 성격도 달라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반영했다. 

 

 

채비

빨리빨리 흘러가는 시대, 자칫 올드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진심만큼은 뜨거운 영화를 보고 싶다면 '채비'는 어떨까. '채비'는 정신지체로 7세 지능을 지닌 30살 아들 인규(김성균)를 두고 먼저 떠나야만 하는 시한부 엄마 애순(고두심)의 이야기다. 장애아를 둔 부모의 마음은 어떨까. 최근 특수학교 설립 건으로 갈등이 있었던만큼 남다르게 다가오는 설정이다. 고두심과 김성균은 물론, 툴툴거리는 딸(유선), 복지계장(박철민), 인규가 짝사랑하는 유치원 선생님(신세경) 등 배우들의 열연과 소박하고 투박한 스토리가 마음을 울린다. 눈물을 닦을 티슈를 챙기고 볼 것을 추천한다. 9일 개봉.

 

 

러브, 어게인 

리즈 위더스푼 주연으로 눈길을 끄는 '러브, 어게인'은 '돌싱' 여성의 로맨스를 그려낸다. 앨리스(리즈 위더스푼)가 우연히 세 남자를 만나며 겪는 일들을 유쾌하게 담아냈지만, 그가 두 딸을 돌보는 싱글맘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많은 로맨틱 코미디들과는 차이가 있다. 특히 이혼하고 홀로 자녀를 키우는 한부모가정이 최근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와닿는다. 사랑, 일, 육아 모두가 뒤엉켜버린 앨리스가 새로운 로맨스에 가슴이 뛰기 시작하는 이야기다. 16일 개봉.

 

타임 투게더

"아빠, 또 놀러오세요!" 모 자양강장제 CF 속 아이의 말에 아차 싶었던 아빠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타임 투게더'는 직장과 집만을 오가며 일에 바쁜 아버지 데인(제라드 버틀러)이 아들 라이언(맥스 젠킨스)이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변화하는 이야기다. 뒤늦게야 진한 부성애를 느끼며, 데인은 아들과 함께 시카고 빌딩 투어를 다니는 등 소중한 시간을 보낸다. '300' 등 전쟁, 액션 물에서 주로 활약했던 제라드 버틀러의 연기 변신으로 눈길을 모으는데, 그는 주연뿐 아니라 제작에까지 참여했다. 16일 개봉. 

 

 

그들이 진심으로 엮을 때 

누군가에겐 조금은 낯선 가족의 형태일 수 있겠다. '그들이 진심으로 엮을 때'는 외삼촌 마키오(키리타니 켄타), 친엄마처럼 다정한 린코짱(이쿠타 토마), 12세 토모(카키하라 린카)의 이야기다. 린코짱은 남성의 신체로 태어났으나 여성이 된 트렌스젠더다. 영화는 어떤 편견도 없이, 아이 토모의 눈에 비친 린코짱의 모습을 순수하게 그려낸다. '카모메 식당' '안경'의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5년만의 신작이자 '심야식당' '바닷마을 다이어리' 제작진이 참여해 따뜻하고 소박한 감성을 느껴볼 수 있을 듯싶다. 16일 개봉.

 

키드냅 

'세븐데이즈'나 '미씽:사라진 여자'를 인상깊게 봤을 관객이라면 '키드냅'도 눈여겨보고 있지 않을까. '키드냅'은 하나뿐인 아들이 눈앞에서 납치당한 후, 어머니 카를라(할리 베리)가 유괴범을 뒤쫓는다는 이야기다. 카를라는 경찰만을 믿을 수는 없다는 생각에 최대한 빨리 아들을 구하기 위해 나선다. '007 어나더데이' '캣우먼' '엑스맨' 등에서 활약한 할리 베리가 카체이싱 등 맨몸 추격액션을 펼쳤고, '키드냅' 측은 '엄마판 테이큰'이라고 작품을 소개해 궁금증을 키웠다. 22일 개봉.

 

 

아기와 나 

'아기와 나'는 젊은 부부의 얘기다. 앞으로 살 길이 막막한 젊은 아빠 도일(이이경)은 여자친구 순영(정연주)과의 결혼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순영은 속도위반으로 낳은 아이만 남긴 채 갑자기 떠나버리고, 도일은 그를 뒤쫓는다. 앞서 소개한 영화들이 진한 가족애를 담아냈다면, '아기와 나'는 결혼과 육아가 어려운 청춘들의 고민과 순영의 미스터리 등으로 흥미진진한 전개가 예상된다. KAFA 출신으로, '미생 프리퀄' '야간비행' 등으로 호평받은 신예 손태겸 감독의 신작으로 기대감을 높인다. 23일 개봉.

 

 

나는 아들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아들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국내 관객에겐 아직 낯설 수 있는 노르웨이 영화로, 색다른 감성을 느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내의 설득으로 키에틸(크리스토퍼 요너)은 아들 다니엘(크리스토페르 베치)을 입양했으나, 아내의 사망 후 고민하게 된다. 키에틸은 다니엘에게 친어머니를 찾아주려 함께 떠나지만, 여행이 계속될수록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인다. 전작으로 베를린영화제에 초청받은 아릴드 안드레센 감독의 작품으로,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방불케하는 감동을 예고한다. 30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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