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어가는 2017년은 '싱글'과 '1인가구'에 대한 관심이 한껏 치솟은 해였다. 통계청 집계 국내 1인가구 수는 전체 가구의 27.9%인 539만에 이를 만큼 가장 보편적인 가구형태로 자리잡았다. 소비에 있어서도 이들을 위한 가정간편식, 소포장 식품, 소형 가전 및 가구가 등장하는가 하면 ‘혼밥’ ‘혼술’ '혼행' 등이 빠른 속도로 확산했다. 자연스레 신조어도 우후죽순 격으로 탄생했다. 특히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는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며 트렌드의 중심에 섰다. 올해의 싱글 관련 신조어를 정리했다. 

 

 

★ 욜로(YOLO)

YOLO는 2017년을 설명하는 핫한 키워드 중 하나다. 2011년 미국 래퍼 드레이크의 노래 ‘The motto’에 처음 등장해 유행어로 ‘뜨기’ 시작했다, 2015년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전 국민 의료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정책 ‘오바마케어’ 홍보 영상에서 “욜로”라고 말하면서 한국에서 일약 유행어에 등극했다.

당초 미국에서는 '한번뿐인 인생인데 (뒷일은 생각않고) 내 맘대로 한다'는 의미였으나 한국으로 건너오며 ‘현재를 즐기며 현명하게 살자’는 좀 더 긍정적인 뜻으로 바뀌었다. 또한 1인가구가 늘어나고 혼인하는 인구가 점점 줄어드는 현실에서 혼자지만 즐겁게 자신을 위해 소비하며 살아가는 이들을 ‘욜로족’이라고 부러움을 담아 호칭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욜테크(YOL+tech)

'김생민의 영수증'의 한 장면.

올해 가장 화제였던 프로그램 중 하나가 ‘김생민의 영수증’이었다. ‘짠돌이’ 방송인 김생민이 일반인의 영수증을 분석, 평가해 주는 이 프로는 '현명한 소비'에 대한 욕구를 자극하면서 기존 ‘욜로’와 ‘재테크’와 결합한 ‘욜테크’가 신조어로 등장했다. ‘욜테크’는 자신을 위한 소비를 지향하는 욜로족이 꼼꼼하게 따져서 현명한 재테크를 한다는 뜻이다. 신용카드사 마케팅이나 온라인 쇼핑몰 이벤트 문구에 빈번하게 쓰이며 사랑받고 있다.

 

★횰로(나홀로+YOLO)

 

‘횰로’는 욜로족의 주거공간과 관련해 최근 등장했다. 최근 피데스개발-한국갤럽이 공동조사한 ‘미래주택 소비자 인식조사’에서 ‘횰로’가 트렌드로 언급됐다. 이에 따르면 2035년에 이르면 1~2인 가구가 전체의 3분의2에 이르고, 집 안 또는 근처에서 모든 것이 해결 가능한 ‘횰로 공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횰로’의 주거공간은 철저히 혼자 사는 집주인의 취향에 맞춘 형태로, 북카페나 개인 전용 영화관, 반려동물 친화형 공간 등 다양한 모습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러한 주거 형태는 3~4인 가족에 맞춰져 있던 주택시장에 장기적으로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포미족(For me族)

‘욜로’의 소비 형태에 맞닿아 있는 또다른 신조어가 포미족이다. 포미족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아끼지 않고 투자하는 행태를 칭한다. ‘깐깐하고 현명한 소비’에 초점을 둔 ‘욜테크’보다는 ‘즐기는, 아끼지 않는다는' 쪽에 방점이 찍힌다. 그러면서도 남의 시선을 의식해 밖으로 과시하기 위한 사치를 일삼는 것과는 차별화된다. 포미족의 소비는 저렴한 옷을 입으면서도 건강을 위해 식재료는 유기농 농산물만 사는 것처럼 분명한 지향점이 있는 게 특징이다. 포미(FOR ME)는 ‘나를 위해’라는 뜻과 함께 건강(For health), 싱글(One), 여가(Recreation), 편의(More convenient), 고가(Expensive)의 알파벳 앞 글자를 조합한 것이기도 하다.

 

★싱글슈머(single-sumer)

‘싱글슈머’는 싱글(single)과 컨슈머(consumer, 소비자)가 합쳐진 말로, 포미족과는 또 다르게 ‘싱글’ ‘1인가구’가 강조된 개념이다. 1인가구를 위한 소포장 식재료나 냉동식품, 가공식품 등이 등장하는 것과 맞물려 있다. 식당에서 ‘혼밥 가능합니다’라고 써 붙여놓거나, 바에 ‘혼술 환영’이라고 명시돼 있는 것은 모두 ‘싱글슈머’가 마음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한 것의 일환이다.

 

★1코노미(1+economy), 코쿤족, 스몰 럭셔리, 탕진잼

 

‘1코노미’는 '1인가구 경제'라는 뜻으로, 지금까지 언급한 모든 신조어가 가리키는 현상을 집약하고 있다. 영어 단어 '이코노미(economy)의 첫 '이'를 '2' 대신 '1'로 바꾼 언어 유희이기도 하다. 도서 ‘1코노미’에는 집 안에서 나가지 않고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하며 살아가는 ‘코쿤족’, 나를 위한 작은 사치라는 뜻의 ‘스몰 럭셔리’, 소소하게 탕진하는 재미라는 뜻의 ‘탕진잼’ 등 싱글족 관련 신조어가 등장한다.

 

★ 심플라이프, 워라밸, 휘게

최근 이상적인 가치로 떠오르고 있는 ‘심플 라이프’, 일과 일상의 밸런스를 중시하는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워라밸), ‘휘게(편한 사람들과 함께 또는 혼자서 보내는 소박하고 여유로운 일상을 뜻하는 덴마크 단어)’ 또한 싱글들이 추구하는 삶을 반영하므로 싱글 관련 신조어에 속한다. 

'심플 라이프'의 심플(simple)은 복잡하게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며 많은 관계를 맺고 싶지 않다는 욜로 싱글족의 마인드이기도 하고, 집안에 많은 물건을 두지 않고 비움의 미학을 실현하는 '미니멀(minimal)' 라이프와도 상통한다. 또한 '워라밸'과 '휘게'가 존재하는 일상은 욜로족이 꿈꾸는 이상향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서울디자인페스티벌, '김생민의 영수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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