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윤식당2’가 역대 tvN 예능 프로그램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우며 열광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윤식당 2’ 2회는 전국 가구 평균 시청률 14.8%를 기록, 19일 방송되는 3회는 또 어떨지 벌써부터 기대를 자아내고 있다. 종전 기록 역시 나영석 PD의 작품인 tvN ‘삼시세끼 어촌편 시즌1’ 5회의 14.2%(닐슨코리아 기준)다.

 

 

‘윤식당’이 시즌 1부터 큰 인기를 끌자 방송인 강호동 등 ‘신서유기’ 멤버들이 출동한 ‘강식당’도 방송됐다. ‘사랑받고 싶은 형’ 콘셉트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강호동이 한적한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번도 요리해본 적 없는' 셰프로 나서 ‘윤식당’과는 또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윤식당'의 여성적이고 다소 목가적인 분위기와 달리 '강식당'은 이수근 은지원 송민호 안재현 등 남성 멤버들의 좌충우돌하는 시끌벅적함이 눈길을 끌었다. 메뉴 또한 쉬운 요리의 대명사인 라면, 오므라이스로 시작해 돈가스, 삼겹살 김밥 등으로 다채로운 발전을 선보여 흐뭇함을 자아냈다. 하지만 어쨌든 ‘식당 예능’의 원조는 ‘윤식당’이라고 할 수 있다.

나영석 PD가 ‘삼시세끼’ 때부터 꾸준히 관심사로 삼아온 ‘먹을거리 해결’은 ‘윤식당’으로 꽃을 피웠다. 잘 모르고 보면 ‘심심해’ 보일 수도 있는 이 프로그램이 왜 이렇게 인기일까. 그 비결을 짚어봤다.

 

★누구나 볼 수 있다

‘윤식당’과 '강식당'은 조미료가 별로 들어가지 않은 음식 같다. 흔히 예능 프로그램에서 쓰이는 ‘19금 드립’은 커녕 멤버들 간의 갈등 구도나 설정도 없고, ‘식당을 꾸린다’는 일상을 그저 보여준다. 때문에 예능 프로그램의 언어에 익숙하지 않은 초등학생부터 어르신까지 누구나 쉽게 볼 수가 있다.

또, 각자 보고 싶은 요소에 주목해서 볼 수 있기도 하다. 2030여성들은 '윤식당2'의 새 알바생 박서준이 정유미에게 앞치마를 둘러주는 모습을 보고 ‘심쿵’하는가 하면, 여행에 관심이 많은 싱글족들은 스페인 가라치코 섬의 풍광을 보며 “저런 곳도 있었구나”라고 감동하는 식이다. '강식당' 속 아름다운 제주도에서 MT를 즐기는 듯한 멤버들의 모습도 마찬가지다. 

보고 싶은 요소는 물론 중복될 수 있고, 그러면 프로그램에 대한 호감도는 더욱 높아진다. 높은 시청률을 달성한 데는 이런 ‘범용성’도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경쟁이 없다

토크쇼로 대표되는 대부분의 예능 프로그램에선 ‘분량 경쟁’이 필수다. ‘재미’ 또한 살아남기 위한 경쟁력이라는 점을 몇 장면만 봐도 알 수 있다. 아예 ‘노잼(재미없음)’을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삼는 예능인들도 있을 정도로, ‘어떻게든 튀기’ 위해 모두 노력한다.

‘윤식당’이나 ‘강식당’에는 이런 경쟁이 없다. 전부 각자의 역할을 소화하느라 바빠서 방송 분량이나 남의 시선을 신경 쓸 여유가 없어 보인다.

그런 과정에서 메뉴의 개선점을 ‘의식의 흐름’에 따라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셰프 윤여정의 모습과 이를 강조하는 자막은 웃음을 자아내고, 손님이 몰려들 때 이리 뛰고 저리 뛰는 멤버들의 모습은 묘한 몰입과 긴장감을 선사한다. 이와 같은 요소는 ‘남보다 재미있어야 한다’는 경쟁 의식이 가득한 타 예능 프로그램에는 없는 ‘식당예능’만의 매력이다.

 

★’욜로’의 대리만족

‘헬조선’과 ‘흙수저-금수저’가 씁쓸한 시대를 반영하는 용어로 자리잡았다. 젊은 세대는 부모님 세대보다 더 잘 살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 이 때문에 ‘어차피 한 번 사는 인생, 현재를 즐겁게 살자’는 YOLO(욜로)가 새로운 모토로 떠올랐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에게 ‘발리나 스페인의 어딘가(외국이 아니라 제주도라도)에 가서 잠시 동안 식당을 하고 오기’는 로망일지언정 실현은 쉽지 않다. 이런 이들에게 ‘윤식당’과 '강식당'은 대리만족을 선사한다.

멤버들 또한 본업이 따로 있지만 이를 내려놓고, 식당을 하는 기간만큼은 별세계에 온 듯이 완전히 그 일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동네 주민들과 스스럼없이 '소통'하며 소박하게 일하는 이들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마치 자신이 어딘가로 훌쩍 떠나 새로운 일을 시작한 듯한, 짜릿한 대리만족을 준다.

 

★요리 팁과 영어공부? ‘모두의 관심사’

‘윤식당’은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우리가 흔히 접하는 한식을 소개한다. 윤여정은 ‘셰프’라고는 해도 거창하게 접근하기 힘든 요리가 아닌 ‘집밥’ 같은 메뉴를 선보인다. '강식당'은 아예 셰프 강호동 자체가 요리 문외한이어서 '요리 무식자'들과의 동질감을 처음부터 내세운다.

지켜보면 ‘나도 할 만하겠다’라는 요리에 대한 근거없는 자신감(?)이 솟아난다. 스스로 식사를 해결해야 하는 1인 가구에게 이런 점은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삼시세끼’ 시리즈의 차승원을 비롯한 ‘요섹남’들 또한 보여줬던 ‘나영석 프랜차이즈’의 장점이다.  

또한 ‘윤식당’의 경우 해외가 배경이라는 점을 살려 모두의 관심사인 ‘영어 공부’라는 새로운 키워드도 제시하고 있다. ‘총무’ 이서진이 모델로 활동 중인 한 영어교육 콘텐츠 기업은 ‘윤식당에 나온 영어 표현은?’이라는 광고 자막을 프로그램에 삽입하고 신규 학습코스로 ‘윤식당편’을 출시해 매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해외여행에서 접할 수 있는 실제 영어를 방송을 통해 재미있게 배운다는 ‘특유의 건전함’ 또한 ‘윤식당’의 깨알 같은 매력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다.

 

사진출처=tvN '윤식당2'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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