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지도자로 존경의 대상이어야 할 전직 대통령이 파렴치한 범죄자이고, 법과 정의의 수호자여야 하는 검찰집단이 불법과 비리의 온상지로 역할한다. 현실일까 드라마일까.

지난 정권의 권력형 비리와 부패를 척결하는 ‘적폐청산’이 화두가 된 현실에서 안방극장 역시 부패권력과의 전쟁이 뜨겁게 벌어지는 중이다. 가상의 도시를 지배하는 권력자를 등장시키는가 하면 대통령과 지검장, 재벌총수, 국정원장과 시장 등이 권력을 사유화하는 탐욕의 화신으로 악행을 자행한다. 이들이 구축한 견고한 카르텔에 도전하는 자들의 힘겨운 성취가 시청자들에게 시간순삭의 흥미와 대리만족 그리고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JTBC 금토드라마 ‘언터처블’(극본 최진원 연출 조남국)의 20일 마지막 회에서는 북천을 지배해온 북천시장 출신 재벌오너 장범호(박근형)가 그동안 흑령도에서 수많은 범죄자들을 가둬놓고 그들에게 자신을 신격화하는 세뇌교육을 펼쳐왔다는 충격적인 실체가 밝혀졌다. 더욱이 이같은 정신교육을 받은 장범호의 수하들이 북천 곳곳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었으며, 이것이 장씨 일가가 북천을 지배해 온 방식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장범호의 차남인 경찰 준서(진구)는 법의 이름으로 전모를 밝혀내며 악으로 대물림된 장씨 일가의 권력 세습을 끊어냈다.

‘언터처블’은 권력을 중심으로 여러 인간군상을 조명했다. 장범호와 전직 대통령 구용찬(최종원)을 통해 권력을 탐하며 비인간적인 행위를 일삼는 인물을 대변하고, 준서와 검사 이라(정은지)를 통해 거대 권력과 맞서는 정의의 세력을 표현했다. 에필로그에서는 추악한 이면이 드러났음에도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끝까지 장범호를 지지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그려내며 권력을 향한 경계의 메시지를 던졌다.

 

 

SBS 월화드라마 ‘의문의 일승’(극본 이현주 연출 신경수)은 형사가 된 밑바닥 인생 김종삼(윤균상)의 이야기를 통해 부패한 현실을 그려내고 있다. 김종삼은 국가에 버림받아 누명을 쓴 채 사형수가 됐고, 적폐 세력에 의해 소중한 사람을 잃었다.

이런 김종삼이 맞서 싸우는 전직 대통령 이광호(전국환)는 자신의 부와 권력을 지키기 위해서 수천억대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국정원을 동원하고 살인마저 서슴지 않는다. 세상을 쥐락펴락하는 이광호와 그의 수족인 전직 국정원장 국수란(윤유선) 등에 맞서 김종삼은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극은 절정을 향해 치달리고 있다.

 

 

OCN 오리지널 ‘나쁜녀석들: 악의 도시’(극본 한정훈 연출 한동화 황준혁)는 가상의 도시 서원시를 배경으로 한다. 서원시를 지배하던 동방파 보스 출신 조영국(김홍파) 현성그룹 회장과 설계자 역할을 하던 이명득(주진모) 서원지검장은 결국 구속 수감됐다. 하지만 악의 도시는 여전하다.

새롭게 서원지검장이 된 반준혁(김유석), 그의 심복이 된 검사 성지수(조선주)는 권력의 맛에 취해 자신들이 직접 꾸린 특수3부의 악행을 덮기에 급급하다. 강력범죄 일소로 시민들의 박수를 받는 특수3부 형사들은 조직폭력배와 결탁해 마약을 유통시키고 그들을 비호하며 축재에 열을 올린다. 자신들을 수사하는 현직 검사마저 살해한다. 비겁한 서원시장 배상도(송영창)는 재벌 및 검찰과 코드 맞추기에 혈안이다. 분노 유발자들이 득시글대는 이 드라마에서 아웃사이더 검사, 형사, 전직 조폭으로 구성된 나쁜녀석들 팀이 응징을 가하기 위해 나선다는 내용이다. 액션느와르를 표방한 ‘나쁜녀석들2’는 정의 세력이 악의 무리에 패배하고 응전하는 반전을 거듭하며 종점을 향해 질주하는 중이다.

 

사진= JTBC, SBS, OCN 드라마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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