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처럼 징크스가 많은 스포츠 축제도 없다. 모든 종목 중 가장 룰이 간단해 이해하기 쉬운 ‘축구’를 다루면서도 오랜 세월 열려 온 대회인 만큼, 그 동안 쌓인 역사가 ‘징크스’라는 또 다른 방식으로 보는 사람들에게 재미를 선사한다. 

축구 문외한도 아는 ‘펠레의 저주’를 비롯해 온갖 징크스가 축구판에 떠돌아다니지만, 근거 없는 징크스보다는 ‘팩트(fact)’에 기반한 징크스야말로 ‘과연 이번엔 깨질 것인가’를 궁금하게 한다. 

18일 한국은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첫 상대인 스웨덴과 맞붙는다. 결전을 앞두고 한국과 관련된 것을 비롯해, 다양한 월드컵의 징크스들 중 올해 주목해야 할 것들 4가지를 훑어본다.

 

우승후보이자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이끄는 요아힘 뢰브 감독. 사진=EPA 연합뉴스

 

★‘월드컵 우승팀’의 저주

‘월드컵 우승팀’의 저주는 다름 아니라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해 있으며 이번 대회 우승 후보이자 2014년 브라질월드컵 우승국인 독일과 관련돼 있다.

이 저주의 내용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전 대회 우승팀이 월드컵 첫 경기에서 승리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17일 밤 11시5분 열리는 독일-멕시코전에 관심이 쏠린다. 대부분 독일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지만, 이 징크스는 멕시코의 승리를 예고한 셈이다. 

두 번째로 전 대회 우승팀은 다음 대회에서 우승할 수 없다는 것이 있는데, 역시 독일이 이 징크스를 깰 지가 주목된다. 역사적으로 월드컵에서 2회 연속으로 우승한 국가는 딱 두 번 있었다. 1934년과 1938년의 이탈리아, 1958년과 1962년의 브라질이다. 

 

2018 러시아월드컵 개막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첫 골을 넣고 환호하는 러시아 선수들. 사진=AP 연합뉴스

 

★월드컵 개최국 ‘개막전 무패’ 

월드컵 개최국은 반드시 조별리그를 통과해 16강에 올라간다는 ‘개최국의 축복’ 징크스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한국과 일본에도 적용되며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2010년 남아공월드컵 때 개최국 남아공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며 축복을 받지 못했다. 대신 2006년부터 개최국이 개막전에서 무패를 이어간다는 새로운 ‘축복’의 징크스가 이어지고 있다. 

2006년 개최국 독일이 개막전에서 코스타리아를 4대2로 꺾은 뒤 2010년 남아공은 개막전에서 멕시코를 상대로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2014년에는 개최국 브라질이 크로아티아를 3대1로 꺾었고, 15일 열린 올해 러시아월드컵 개막전에서도 개최국 러시아가 사우디아라비아를 5대0으로 대파하며 전통을 이어갔다. 러시아는 FIFA 랭킹 70위로 출전국 중 가장 랭킹이 낮음에도 징크스 계승에 성공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일본 교민들이 한국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 일본과 이번에도 함께?

2002년 한일 월드컵의 공동 개최국이었던 한국과 일본은 1998년부터 16강 진출 여부를 항상 함께했다. 한국이 16강 진출에 성공했던 2002년과 2010년에 일본 역시 조별리그를 통과하고 16강에 올랐다. 하지만 다른 해에 열린 대회에서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한 번도 16강에 오르지 못했다. 

올해 러시아월드컵에서는 한국(FIFA 랭킹 57위) 과 일본(61위)을 비롯한 모든 아시아 국가들이 막강한 상대들과 한 조에 편성되며 16강 전망이 어둡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한국은 우승후보 독일(FIFA 랭킹 1위)을 비롯해 멕시코(15위), 스웨덴(24위)과 한 조가 됐고 일본은 유럽의 강자 폴란드(8위)와 콜롬비아(16위), 세네갈(27위)과 한 조에 묶여 있다. 같은 아시아 국가들끼리 동반 응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이번에는 16강 진출 여부가 서로 갈릴지 궁금해진다. 

 

가나와 이집트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예선 경기 모습. 이집트가 가나를 2대0으로 제압했다. 사진=EPA 연합뉴스

 

★’검은 돌풍’ 4강 가능할까? 

남미와 유럽의 축구 강국으로서의 위세가 대단한 가운데, 아시아와 아프리카는 상대적으로 항상 ‘변방’ 취급을 받았다. 아프리카의 ‘검은 돌풍’은 매 대회마다 화제를 모은다. 그러나 지금까지 한 번도 아프리카 국가가 월드컵 4강에 진출한 적이 없다. 아프리카 국가 중 가나, 카메룬, 세네갈 등이 8강까지 진출한 경험이 있다. 

특히 가나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 8강에 오른 축구 강국이지만, 이번 러시아월드컵 본선에는 참가조차 하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그런 가운데 아프리카 지역 예선에서 4승1무1패라는 좋은 성적으로 본선행을 이룬 이집트를 비롯해 모로코, 나이지리아, 튀니지, 세네갈 등 이번 월드컵에 참가한 아프리카 국가들 중 지금까지 없었던 ‘4강 신화’를 이룰 나라가 나올지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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