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밀하고 탄탄한 서사에 흡인력을 더하는 배우들의 밀도 높은 연기로 화제몰이 중인 ‘라이프’가 병원에 숨겨진 또 다른 진실을 드러내며 흥미를 배가하고 있다.

14일 방송된 JTBC 월화특별기획드라마 ‘라이프’(극본 이수연 연출 홍종찬 임현욱) 8회는 전국 기준 4.6%, 수도권 기준 5.5%(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로 시청률 상승을 기록했다.

 

 

이날 유력한 차기 병원장 후보 김태상(문성근)의 무면허 의료행위 묵인의 결정적 증거가 나왔다. 은폐된 진실에 예진우(이동욱)-예선우(이규형) 형제와 사장 구승효(조승우)는 분노했고, 병원장 선거 국면은 혼란에 빠졌다.

예진우는 동생 예선우까지 상국대학병원 일에 끌어들여진 상황에 고민이 깊어졌다. 예선우 역시 과다 관절 치환에 숨겨진 진실을 밝혀내려 눈에 불을 켜고 조사를 이어 나갔다. 김태상의 수술장 CCTV를 살펴본 예선우는 결정적 단서를 포착했다. 예선우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던 구승효 역시 같은 CCTV 영상을 입수해 전모 파악에 나섰다.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위원회(심평원) 현장조사에 따른 방어 전략을 짜느라 급급하던 김태상이 호출을 받고 달려간 곳에는 예진우, 구승효, 예선우 그리고 정형외과 의국원이 모여 있었다. 예선우는 김태상이 로봇 수술기기 영업사원에게 수술을 집도하게 한 사실을 폭로했다. 김태상은 “기계를 제일 잘 아는 사람이 했다”고 항변했지만 면허도 없는 무자격자에게 수술을 맡긴 만큼 변명의 여지는 없었다. 또한 선우가 모교인 상국대병원 수련의가 되는 것을 신체장애를 이유로 끝까지 반대했던 주인공임이 드러나기까지 했다.

유력한 병원장 후보 김태상의 치부가 드러나면서 병원장 자리를 둘러싼 치열한 셈법이 물밑에서 펼쳐졌다. 김태상이 원장으로 올라가야 부원장 자리가 빈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던 신경외과 센터장 오세화(문소리), 투약사고로 입지가 흔들렸지만 기회를 잡으려는 암 센터장 이상엽(엄효섭)의 욕망이 꿈틀대며 선거 국면이 다시 한번 안개 속으로 빠져들었다.

 

 

세상 밖에 드러나지 않았던 병원의 현실에 담긴 무게는 안방을 압도했다. 투약 실수로 인한 사망사건 은폐에 이어 대리수술 등 폐쇄성에 기댄 병원의 이면을 드러내면서도 연간 유지비가 3000만원을 웃돌지만 거의 쓰이지 않는 음압격리병동 등 자본주의 논리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의료계의 현주소가 씁쓸함을 남겼다. 복잡한 이해관계와 다양한 신념이 얽힌 상국대학병원의 모습을 그려내는 ‘라이프’는 매회 묵직한 울림을 전하고 있다.

또한 수익 극대화를 추구해온 구승효가 응급센터 등 수익률 저조한 3과의 낙산의료원 파견 철회를 한 속내도 드러났다. 필수 과가 있어야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보호자를 찾지 못해 보육원으로 가게 된 소아병동 환아를 지나치지 못하는 등 병원의 속살을 마주할수록 구승효에게 변화의 가능성이 감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사진= JTBC '라이프'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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