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없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돈을 목적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의 위협을 받고 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23일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봉침 스캔들’의 장본인인 이 목사가 위안부 피해자 곽예남 할머니의 수양딸이 된 이후 벌어진 여러 의혹을 파헤쳤다. 2017년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천사목사와 정의사제, 헌신인가 기만인가' 편에서는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살아온 것으로 명성을 쌓아 지역에서 ‘한국의 마더 테레사’라고도 불리던 여목사 이모씨의 진실을 쫓아갔다.

이 목사가 지난해부터 곽예남 할머니의 수양딸이 됐다며 각종 행사에 보호자로 함께 활동하기 시작했다. 곽 할머니의 수양딸 이 목사를 둘러싼 의혹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일본 아베 정부와 합의한 일명 ‘화해치유재단 합의금’ 1억원을 곽 할머니가 받았는데 그 이후 조카 최모씨(가명)와 이 목사가 외제차를 타고 다니고 토지를 구매하는 등 활발히 활동 중이라는 것이다. 폐암 4기로 오랜 기간 투병 중이라는 곽 할머니, 그리고 할머니가 받은 1억원의 합의금을 둘러싼 의혹을 제작진이 알아봤다.

할머니 조카 최씨와 영농조합법인 설립 의혹을 받는 이목사를 제작진이 찾아갔다. 하지만 이목사는 양딸을 만나러 왔다는 제작진의 말만 듣고 인터뷰를 거부했다. 무엇이 두려웠던 것일까? 2년 전 방송에서 이목사는 영농조합법인 대표가 된 이유에 “위안부 할머니를 위해 집을 지어주겠다고 했고 기념관과 관련된 아이디어는 조카가 계획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목사 전 동료는 할머니에게 접근한 이목사의 의도를 알겠다고 전했다. 그는 “사람들을 이용하는 방법이 다양하다”며 “단 한 번도 이목사에게서 진심을 느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미혼모 이목사는 여러 아이를 입양해 키우는 것처럼 행동했다. 입양했다가 파양한 아이들도 있었다. 심지어 셋째 아이는 갓난아이 때부터 5세가 될 때까지 어린이집에서 키웠다. 어린이집 선생님은 그런 이목사의 행동에 의문이었다고 전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하지만 이목사는 SNS를 통해 자신이 아이들을 위해 살고 있다고 사진들을 올렸고 곽예남 할머니와 오붓하게 있는 사진을 올려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공지영 작가는 자신에게 의심을 품은 이목사가 명예훼손죄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수사 촉구 기자회견에서는 할머니가 등장하기도 했다.

시민단체들은 “이목사의 꿈이 보건복지부 장관이다”면서 “위안부 문제는 가장 큰 이슈다. 그 이슈에 뛰어들었다. 다른 이슈가 나오면 과감하게 뛰어들 사람이 이목사”라고 말했다. 할머니가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건 중국방송 때문이었다. 중국 강소TV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방송했다. 서은경씨는 방송으로 할머니의 소식을 듣고 직접 찾아갔다.

방송에서 할머니는 “가족을 보고 싶다. 부모님이 돌아가셨겠지만 그립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60년간 빼앗긴 나라, 조국을 간직하고 있었다. 서은경씨는 “현지에 있던 가족들이 할머니가 한국으로 가시면 섭섭해질 거라 생각해 우시기도 했다”고 전했다. 2004년 고국으로 돌아온 할머니가 먼저 찾은 곳은 고인이 된 부모님 묘지였다.

서은경씨는 최근 할머니의 쇠약해지신 모습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는 “끝까지 제가 하지 못한 마음이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고국으로 돌아온 곽예남 할머니, 평생을 ‘위안부’로서 고통받은 할머니가 앞으로의 인생에 웃음만 가득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