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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나의 특별한 형제’ 신하균X이광수, 조용한 목소리로 전하는 정직한 감동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차별의 시선을 유쾌하게 그려낸 ‘방가? 방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 철가방(중국집 배달원)의 짝사랑기를 그린 ‘강철대오: 구국의 철가방’ 등 우리 사회의 ‘비주류’로 분류되는 이들의 이야기를 스크린에 펼쳐온 육상효 감독이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로 돌아왔다.

나무 젓가락은 평소엔 쉽게 부러지지만 여러개를 모아 힘을 나누어 받게 해주면 몇 백kg의 무게도 버틸 수 있다고 한다. ‘나의 특별한 형제’의 주인공 동구(이광수)와 세하(신하균) 역시 그런 관계다. 지체 장애인 세하와 지적 장애인 동구는 서로의 결핍을 채워주며 한 몸으로 살아왔다. 때문에 비장애인의 도움없이도 두 사람은 행복할 수 있다.

이야기는 크게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뉜다. 동구와 세하에겐 하늘아래 유일한 집이었던 ‘책임의 집’을 운영하던 박신부(권해효)가 세상을 떠나며 이곳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 그리고 동구의 생모(길해연)가 나타나며 형제에게 찾아온 전환점이 후반부를 이룬다.

‘나의 특별한 형제’는 흔히 ‘사회적 약자’로 분리되는 장애인이 차별과 편견에 저항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렇다고 동구나 세하의 캐릭터 특성을 과장해 웃음을 자아내지도 않는다. 또 신파를 위해 인물들의 구구절절한 옛 이야기를 끌어오지도 않는다. 다만 주인공들이 자신들 앞에 놓인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는지를 담담한 시선으로 그려내는 접근법이 편안하게 다가온다.

신하균과 이광수의 연기 케미는 기대 그 이상이다. 움직임을 최소화해야 하는 지체 장애인 세하를 연기한 신하균은 표정과 대사의 호흡으로 감정의 변화를 세심하게 연기해낸다.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투렛 증후군 캐릭터를 연기한 바 있는 이광수는 지적 장애인 동구를 말보다는 눈빛으로 인물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감정을 고스란히 스크린 위에 펼쳐놓는다. 때문에 두 사람이 한 화면에 잡힐 때마다 괜히 마음이 뭉클하고 찌릿해지는 묘한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베테랑 연기자들이 총출동했다는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동구와 세하의 연결고리이자 이들의 울타리가 되어준 박신부 역의 권해효, 세하의 대학후배이자 사회복지 공무원 송주사 역의 박철민, 25년만에 아들 동구를 찾겠다며 나타난 엄마 역의 길해연까지 저마다의 역할에 충실하다. 또 성인 연기자로 넘어가는 연결지점을 이질감없이 받아들일 수 있게 해준 아역들의 열연도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나의 특별한 형제’는 지체장애인 최승규씨와 지적 장애인 박종렬씨의 실제 이야기를 모티프로 한만큼 탄탄한 서사와 세심한 관찰력이 돋보인다. 그리고 편안하게 흘러가는 이야기 속에 허를 찌르는 대사들이 마음을 할퀴고 지나간다. “약자는 함께 할 수 있어서 강자보다 강하다”, “동구가 내 도움을 받았으면 나도 동구 도움을 받은 거고, 내가 동구를 이용했으면 동구도 나를 이용한 거예요” 등 연대의 힘에 대한 대사들이 무리 없이 관객에게 전달된다.

가장 칭찬하고 싶은 건 절대적인 악인이 없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사회적 약자나 장애인의 이야기를 다룰때 등장하던 몰상식하고 천박한 밑바닥을 드러내던 전형적인 악역이 없다. 대신 경직되어 있는 사회 시스템의 문제, 그리고 편견의 시선으로 인해 우리가 놓치고 지나는 지점들을 짚어낸다. 이분법적으로 비장애인과 장애인을 바라보는 대신 형제의 이야기에 집중하며 관객들의 마음에 포문을 일으킨다.

조용한 목소리로 정직한 감동을 선사하는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미세먼지 가득한 야외활동 대신 영화관을 찾는다면 힐링영화 한 편을 관람해보는건 어떨까. 5월 1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113분.

강보라 기자  mist.diego@slist.kr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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