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곳보다 이르게 여름이 찾아오는 제주도는 봄과 여름 사이에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눈부신 제주도의 5월에는 하나보다는 둘이, 둘보다 셋이 함께하면 더욱 즐겁다. 충만함과 따스함이 가득한 제주로 떠나보자.

1. 노을이 떠오르는 제주 서쪽, 고산리

제주의 서쪽 끄트머리 고산리는 아름다운 노을이 뜨는 곳으로 유명하다. 시시각각 모습을 달리하는 이 곳의 저녁노을을 만끽하고 싶다면, 해안 산책에 나서길 권한다. 해안 산책길 제주지오트레일 수월봉 엉알길에선 자연이 장대하게 펼쳐진다.

녹고의 눈물에서 시작해 수월봉 정상을 거쳐 해녀의 집까지 이어지는 4.6km의 코스는 2시간 정도면 돌아볼 수 있다. 수월봉 정상에선 깎아지른 절벽 아래로 차귀도와 자구내 포구가 한눈에 들어오고, 하늘과 가까워진 만큼 붉은 노을이 크게 다가온다. 운이 좋다면 차귀도 앞바다에서 무리 지어 유영하는 돌고래를 만날 수도 있다.

2. 침묵의 역사를 깨우다, 다크투어 & 4.3 예술아카이브 

제주의 역사와 마주하고 그 기억을 함께 공유하고 싶다면 다크투어와 4.3 예술아카이브 프로젝트 전시에 참여해보는 것도 좋다. 어두운 과거의 상처 속에서 또 다른 교훈을 얻어갈 수 있는 제주 다크투어 ‘100년 역사의 시간여행’은 5월4일부터 매주 토요일 만나볼 수 있다.

관덕정에서 출발하는 동부 100길과 서부100길 코스 두 가지로 나뉘며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4.3 예술아카이브 프로젝트 전시를 통해선 그간의 4.3 예술의 흐름과 현재를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도내·외 작가들의 4.3에 대한 고민과 흔적을 들여다볼 수 있다.

3. 제주 해녀의 이야기, 해녀의 부엌&해녀박물관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은 해녀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해녀의 부엌'을 찾아보자. 20여 년 전 생선을 경매하던 활선어 어판장이 해녀 문화 복합공간으로 탈바꿈되며 문을 연 '해녀의 부엌'은 공연과 식사가 어우러진 곳으로 특별한 추억을 선사한다.

해녀의 첫 물질 이야기를 담은 연극 공연과 뿔소라, 해삼 등 해녀가 직접 들려주는 제철 해산물 이야기, 해녀들이 직접 채취한 해산물을 활용한 해녀의 밥상과 오랜 세월 바다와 함께한 해녀들의 생생한 삶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해녀의 부엌'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제주의 문화상징 해녀박물관을 이어 방문해보는 것도 좋다. 제주 해녀들이 남긴 소중한 문화유산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4. 추사가 사랑한 오름, 단산

단산은 추사 김정희가 사랑한 오름으로도 유명하다. 정상까지 계단을 통해 오를 수 있는 단산은 바굼지오름 또는 바구미 오름이라 불리는데, 바굼지는 제주어로 바구니를, 바구미는 박쥐를 뜻한다.

오래전 이 일대가 바닷물에 잠겼을 때 단산이 바구니만큼 보였다는 전설도 있고 멀리서 보면 박쥐가 날개를 펼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단산 정상에선 형제섬과 가파도, 마라도가 한 손에 잡힐 듯하고 그 아래로 펼쳐진 밭 풍경은 봄날의 선물처럼 다가온다. 20분 정도 소요되는 짧은 거리지만 멋진 풍광을 만날 수 있다.

5. 로맨틱 아일랜드에서 '리마인드 웨딩'

1980년대, 국내 대표 신혼여행지로 떠오른 제주도. 제주는 부모 세대들의 대표 신혼여행지로 주목받았다. 유채꽃밭과 천지연 폭포는 멋진 스튜디오가 되어줬다. 여전히 마음만큼은 청춘인 우리네 부모님을 위해 제주에서 리마인드 웨딩을 기획해 보는 건 어떨까. 

다양한 콘셉트의 야외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카페 더 로맨틱'은 웨딩 스튜디오로 사용되던 공간인 만큼 포토존이 많다. 빈티지한 멋이 느껴지는 '비밀의 화원' 스튜디오는 관광과 웨딩 촬영을 함께 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CAFERI'는 화관 같은 웨딩소품이 갖춰져 있어 셀프웨딩에 안성맞춤이다.

6. 어른아이 모두 좋아하는, 제주신화 월드테마파크 & 피규어 뮤지엄

‘어린이’와 ‘어른이’ 모두의 오감을 충족시켜줄 제주신화 월드테마파크는 투바앤 캐릭터와 흥미로운 스토리로 촘촘하게 채워져 있다. 이곳 세 가지 테마존에선 스릴 가득한 놀이기구를 맘껏 즐길 수 있다. 특히 5월에는 특별 이벤트로 3일부터 6일까진 ‘Family Day Event’ 에어바운스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매 주말엔 어린이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스페셜 퍼레이드가 준비된다. 또한 신화테마파크 2019 상설 공연도 그랜드 오픈한다.

제주에는 ‘키덜트’들이 아이들보다 더 열광한다는 피규어 뮤지엄도 있다. 박물관 천국이라는 제주에서 딱히 어디로 향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다면 이 곳을 방문해보길. 어릴 적 슈퍼히어로의 꿈을 이룰 수 있을지도 모른다.

7. 향긋한 귤꽃 카페

잠시 여행의 고단함을 내려놓고 싶다면 귤밭 한가운데 들어선 카페에서 한 잔의 여유를 가지며 쉬어가자. 단정한 외관이 인상적인 ‘청춘부부’는 귤 창고를 개조한 카페와 다정한 귤밭이 잘 어울리는 곳으로 어느 자리에 앉아도 창밖으로 감귤밭이 보인다. 모든 자리가 명당이지만 좌식테이블 자리가 가장 인기가 좋다.

공항과 가까운 귤꽃 카페를 찾는다면 ‘아날로그 감귤밭’이 좋다. 음료를 주문하면 귤 잼이 발린 비스킷이 서비스로 나오는 인심 좋은 카페로, 야외엔 감성 포토존이 가득하다. 통유리 너머 4천 평의 감귤밭이 펼쳐져 있는 창고형 카페 ‘뉴저지’도 빼놓기엔 아쉽다. 이곳은 저녁엔 라운지 펍으로 변하는데 감귤밭 위로 펼쳐진 석양을 보며 와인 한 잔을 마셔도 좋다.

8. 탐라문화콘서트 ‘놀젠?놀장!’

5월25일까지 매주 토요일 산지천 북수구광장 일원에선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탐라문화콘서트 ‘놀젠?놀장!’이란 공연이 진행된다. 제주의 색깔 있는 뮤지션들의 무대와 거리공연이 펼쳐진다.

5월4일엔 페노메코, 11일엔 디에이드, 18일엔 콜드 그리고 마지막 주인 25일엔 샘김과 장재인이 헤드라이너로 나서 토요일 밤을 즐거움으로 채운다. 또한 현장에선 생생함을 담은 라디오 공개방송이 진행되고 제주의 특색있는 플리마켓 ‘탐라예술시장’도 함께해 풍성하다.

9. 바람을 타고 자연을 달린다, 승마체험&낙타트레킹

제주 여행에 알찬 재미를 더하는 승마체험은 단순히 트랙을 한 바퀴 빙 도는 게 아니라 천혜의 자연과 풍광을 누비는 재미를 더한다. '제주랜드'의 승마체험은 나시리 오름을 끼고 그 정상까지 말을 타고 오르는데 오름 정상에선 멀리 푸른바다와 성산일출봉, 한라산과 크고 작은 오름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 외에도 삼나무 숲으로 유명한 피톤치드 가득 사려니숲을 누비는 '에코승마' 아카데미와 성산일출봉을 배경으로 한 그림같은 광치기 해변의 '해변승마' 체험도 추천한다. 여기에 이색적인 체험을 하고 싶다면, 국내 유일 낙타 트레킹을 할 수 있는 제주의 낙타 체험을 추천한다.

10. 쫄깃쫄깃 야들야들, 돌문어의 맛

지역에 따라 ‘문게’라 불리기도 하는 제주도의 돌문어는 쫄깃쫄깃한 식감과 풍부한 영양소로 다양한 요리의 재료로 쓰인다. 하지만 여전히 숙회로만 먹고 있는 고이 많다. 제주도에 왔으니 새로운 스타일의 돌문어 요리를 맛보자.

활문어를 숙성시켜 요리하는 남다른 노하우를 가진 ‘벵디’의 돌문어 덮밥은 부드러운 식감으로 유명할 뿐 아니라 제주산 식재료를 이용해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다. 무려 문어 한 마리를 통째로 올려주는 ‘안녕협재씨’의 돌문어장 비빔밥은 화려한 비주얼과 신선한 맛이 인상적이다. 제주 특산물을 주재료로 요리하는 제주로컬푸드 레스토랑 ‘빌레왓’의 돌문어 파스타도 이색 돌문어요리로 추천한다.

사진=제주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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