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에는 핫한 젊은 배우들이 많이 출연한다. 최민호, 김성철, 이재욱, 장지건, 이호정 그리고 김민규가 대표적이다. 곽경택 감독은 이들의 비주얼, 성격, 작품에 대한 태도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제가 남자 배우 머리를 짧게 만드는 감독이더라고요.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에서도 젊은 배우들이 짧게 머리를 깎아 작품에 힘을 더했죠. 개태 역의 이재욱 배우는 눈빛이 정말 좋아요. 오디션 볼 때 처음 보고 깜짝 놀랐어요. 오히려 제가 출연해달라고 사정했을 정도로 개태에 어울렸죠.”
“최민호 배우의 사촌 동생 역할로 나온 김민규 배우도 감히 제가 예상하는데 대성할 거예요. 선하게 잘생겼고 무엇보다 현장에서 태도가 정말 좋아요. 이호정 배우도 마찬가지예요. 남자 배우들이 주를 이룬 이번 영화에서 제 역할을 다해줬죠.”
전쟁영화 연출이 처음인 곽경택 감독은 나중에 또 한번 시대극을 찍고 싶다는 작은 바람을 드러냈다. 인물들간의 갈등, 스토리를 드라마틱하게 연출해내는 그의 시대극이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다.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은 곽경택 감독의 새로운 도전이자 미래를 위해 한걸음 더 나아가는 작품이었던 것이다.
“다음에도 시대극을 찍게 된다면 조선시대 이전의 이야기를 다뤄보고 싶어요. 정우성 배우와 함께 작품할 기회가 한번 있었는데 실현되지 못했죠. 멜로가 메인인 사극이었어요. 제일 해보고 싶은 시대는 1940년대 해방 이후부터 한국전쟁 전까지예요. 그 당시 격동의 한반도였잖아요. 남북의 이념 갈등이 싶해졌고 거의 매일 온 나라가 들썩일 사건들이 터졌죠.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그때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요.”
“이번에 김태훈 감독과 공동연출을 했죠. 제가 이번 영화에 승선하는 것도 늦었고 김태훈 감독이 앞에 해놓은 게 많았어요. 앞으로 공동연출을 또 하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대신 유닛은 해보게 될 거 같아요. 할리우드에서는 B유닛, C유닛 등을 가동하면서 정해진 시간 안에 효과적으로 영화를 찍잖아요. 영화뿐만 아니라 방송 등 다양한 곳에서 유닛 활용이 늘어나고 있죠. 한국영화계에서도 유닛을 최대한 활용하면 어떨까 싶어요.”
곽경택 감독은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충무로 대표 감독으로 불렸다. ‘친구’부터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까지 수많은 작품을 해온 그가 한국영화 100년을 맞은 것에 대해 남다른 기분을 전했다. 걱정 반 기대 반, 곽경택 감독의 진심어린 말들은 그가 한국영화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느끼게 해줬다.
“한국영화 100년을 맞아 위기론이 나오는데 그런 부분이 없진 않다고 생각해요. 최근 영화, 엔터 산업이 한류의 붐을 다시 타고 나타나고 있어요. 그전과 달라진 건 제작사의 기능보다 투자배급사의 기능이 커졌다는 거죠. 흥행적으로 안전한 영화들을 선택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하지만 관객들의 눈높이는 높아졌어요. 관객 수준에 맞는 영화들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넷플릭스 같은 OTT서비스의 발전 때문에 영화 산업이 앞으로도 큰 변화를 겪을 거라고 생각해요.”
“차기작으로 준비 중인 건 소방관 이야기예요. 현재 시나리오 각색 단계에 있죠. 어떤 배우가 출연할지는 정해진 게 없어요. 앞으로 캐스팅 준비하면서 바쁜 나날을 보낼 거 같아요. 일단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이 관객들에게 어떤 평을 받을지가 중요해요. 지금 제 머릿속엔 ‘장사리’ 뿐이에요. 관객분들이 장사상륙작전이라는 실화가 있었다는 것과 학도병들의 아픔을 알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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