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가에서 거듭 지적되어 온 한정적인 예능인 소비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다. 바로 ‘콘텐츠 정글’ 유튜브가 그 주인공. 특히나 기존 예능의 답습을 벗어난 유튜브 콘텐츠가 쏟아지며 방송가에 없던 ‘돌연변이’들이 쏟아져 나왔다.

2019년 가장 ‘핫한’ 예능인으로 손꼽히고 있는 JTBC 아나운서 출신의 장성규의 발판이 되어준 것도 바로 유튜브 채널 ‘워크맨’. 또 EBS 연습생 펭수의 날개짓에 힘을 실어준 것 역시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였다. 이번 연말 무서운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는 카피추는 유병재의 유튜브 채널 ‘창조의 밤-표절제로’로 주목받고 11월 독립 채널을 만들었다. 이렇게 과거에 B급 코드라고 불리던 하위문화가 유튜브를 통해 ‘주류’로 거듭나며 2019년 그리고 다가올 2020년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사진=룰루랄라 스튜디오

◆ ‘워크맨’ 장성규, 선 넘는 예능인의 탄생

자칫 방송가에 쏟아져 나오는 프리랜서 아나운서 중 하나로 묻힐 수 있었던 장성규가 자신만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었던 데는 ‘워크맨’의 영향이 적지 않다. 기존 예능 포맷에서는 투 머치 할 수도 있었던 장성규의 ‘드립’이 ‘워크맨’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었기 때문. 이에 장성규는 ‘선넘규’(선 넘는 장성규)라는 애칭과 함께 지상파의 문턱을 넘게 됐다. 종편 1호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불투명한 시작점에 섰던 장성규는 현재 KBS ‘슬기로운 어른이 생활’, MBC FM ‘굿모닝FM 장성규입니다’, SBS MTV ‘반반쇼’ 등에 고정 출연하고 있다. 프리 선언 이후 현재까지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성주, 전현무, 오상진이 안정적인 진행력으로 평가받는다면 장성규는 예능에 더 짙은 채색을 지니게 됐다.

 

사진=자이언트 펭TV

◆ ‘자이언트 펭TV’ 펭수, 전대미문 10세 펭귄의 방송사 대통합

펭수는 말 그대로 방송사(史)에 없던 전대미문의 캐릭터에 등극했다. EBS 캐릭터로 출발해 지상파 3사를 넘어 JTBC까지, 그야말로 방송사 대통합을 이끌어내고 있기 때문. ‘자이언트 펭TV’는 EBS1에서 정규 방송과 동시에 유튜브 공략에 나섰다. 때문에 EBS 주시청자층이 아닌 2030세대가 유튜브로 펭수를 소비할 수 있었다. ‘자이언트 펭TV’는 남극에서 온 10세 펭귄, EBS 연습생, 그리고 EBS 선배들과의 미묘한 공생관계 등 공고하게 세계관을 다져나가고 있다. 덕분에 방송가는 물론이고 영화 콜라보, 그리고 유통계의 끊임없는 러브콜이 쏟아지며 ‘대세 펭귄’의 힘찬 날개짓이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샌드박스네트워크

◆ ‘창조의 밤’→‘카피추’ 카피추, 17년 무명 개그맨의 기사회생

카피추는 개그맨 추대엽의 부캐릭터이기도 하다. 추대엽은 2002년 MBC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 17년간 활동하면서도 그다지 미디어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카피추를 만나 생애 첫 전성기를 맞이하게 됐다. 카피추는 그야말로 B급 코드의 총체다. 한 눈에 보기에도 성의 없는 분장을 한 카피추가 자신을 50대 자연인이라고 주장하며 유병재의 유튜브 채널 ‘창조의 밤’에 등장하자 구독자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여기에 자신이 만든 창작곡을 주장하며 기성곡들을 대놓고 표절하는 설정도 웃음 포인트로 작용했다. 이에 11월 유튜브 ‘카피추’ 채널을 개설, 지난달 JTBC ‘아는 형님’ 이후로는 인지도가 급상승하며 구독자가 20만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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