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과 한진원 작가가 한국영화 역사상 최초로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했다.

로이터=연합뉴스 / 봉준호 감독

오늘(10일, 한국시간) 미국 LA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 봉준호 감독과 한진원 작가가 '나이브스 아웃' 라이언 존슨, '결혼 이야기' 노아 바움백, '1917' 샘 멘데스 외 1명,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쿠엔틴 타란티노를 제치고 각본상을 품에 안았다.

한국영화 최초이자 아시아 영화 최초의 수상이며 2003년 '그녀에게'의 스페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 이후 외국어 영화로는 17년 만의 수상이다. 두 사람은 앞서 열린 제72회 미국작가조합상(WGA)과 제73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각본상을 차지하면서 이번 오스카 각본상 수상 기대를 한껏 끌어올렸다. 그리고 마침내 오스카 트로피를 손에 쥐며 영광을 안았다.

봉준호 감독은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 등 자신의 연출작 뿐 아니라, '유령' '남극일기' '해무' 등 영화 각본을 집필하며 작가로서의 능력을 유감없이 뽐내왔다. 특히 사회현실을 고발하는 이야기와 특유의 유머감각 넘치는 대사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를 더욱 풍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AP=연합뉴스 / 한진원 작가

한진원 작가는 용인대 영화영상학과 출신으로 다양한 단편작품으로 기초를 쌓았다. 임순례 감독의 ‘남쪽으로 튀어’ 소품팀으로 영화 커리어를 시작했다. 이후 ‘다우더’ ‘판도라’ ‘헬머니’ 등 다양한 작품에서 연출부로 경력을 쌓아갔다. 2017년 봉준호 감독의 ‘옥자’에서 연출부로 참여하면서 봉준호 감독과 인연을 맺었다. 그리고 이번 ‘기생충’에서는 공동 각본으로 참여하며 오스카 각본상까지 거머쥐게 됐다.

두 사람이 함께한 '기생충'은 예측불가 스토리 진행과 개성넘치는 캐릭터, 비극속에서 빛나는 유머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특히 국내에서는 '독도는 우리땅'을 개사한 '제시카 송'과 '짜파구리'가 큰 인기를 끌었다. 이는 해외관객들에게도 신선함으로 느껴졌다. 아카데미 투표권을 가진 영화인들에게는 자본주의 속 빈부격차, 사회 양극화같은 날카로운 주제의식에 더해 맛깔나는 대사와 유머가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담아낸 것으로 보여 과감히 한표를 행사하기에 무리가 없었을 것이다.

한편 봉준호 감독과 한진원 작가는 이번 수상 외에 애틀란타 영화비평가협회 시상식, 시카고 영화비평가협회 시상식, 제54회 전미비평가협회 시상식과 제9회 조지아 영화비평가협회 등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바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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