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시절 대통령의 ‘측근 중 측근’으로 당시 국정원의 특수활동비 청와대 상납 의혹을 밝혀줄 핵심 인물로 부상한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모든 진실을 알고 있는 분은 그 분 밖에 없다"며 "국민들께 진심으로 사과하고 용서 구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최선"이라고 촉구했다.

 

사진= KBS뉴스 영상캡처

 

김 전 실장은 19일 한국일보와 전화 인터뷰에서 "이 전 대통령이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주셨으면 좋겠다"면서 "한 때 모셨던 분에게 비수를 꽂는 것 같지만, 청와대가 특활비를 받는 것이 과거 관행이었다 하더라도 눈높이가 달라진 국민들이 용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참모들이랑 숙의할 때 그런 진실들을 소상히 이야기하셔야 할 텐데, 사실관계를 모르는 참모 20~30명 모아 놓고 이야기해봤자 무슨 답이 나오겠냐”고 말했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 적극적으로 진술한 이유가 알려진 것처럼 배신감(아내 자살 당시 대통령이 조문을 오지 않은 일이나 2012년 솔로몬 저축은행 뇌물사건으로 구속된 뒤 특별사면에서 제외된 일 등) 때문은 아니라고 밝혔다.

김 전 실장은 검찰 수사와 관련해 "개인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어서 있는 그대로를 사실대로 얘기했다"며 "이미 검찰 수사가 탄탄하게 진행돼 있어 부인할 수 있는 부분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또 "2011년 대통령 미국 순방을 앞두고 국정원으로부터 1억원 상당의 미화 10만 달러를 건네 받아 김윤옥 여사 측 여성 행정관에게 직접 준 것은 맞지만 김 여사가 이 돈으로 명품을 구입했다는 주장은 모르는 일"이라며 "검찰에서 물어보지도 않았다"고 일축했다.

다만 국정원 돈을 김 전 기획관에게 전달받았다거나 강현희 전 제2부속실장에게 줬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추측이라면서 "강 전 실장은 아무 상관없는 분이고, 1‧2부속실에서 이걸 아는 분은 아무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전 실장은 지난 1997년 국회의원 초선이던 이 전 대통령 의원실에 6급 비서관으로 채용된 이후 서울시장과 대통령 재임시절을 포함해 15년 동안 이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다 2012년 솔로몬 저축은행 임석 회장으로부터 1억8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징역 1년 3개월을 선고받고 만기 출소했다.

지난 17일 이 전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조여오는 검찰 수사를 두고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고 강변한 것도 김 전 실장의 수사 협조에 위기감을 느껴서란 분석이 나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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