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은 전라도 정도(定道) 1000년이 되는 해다. 전주와 나주의 첫 자를 따서 붙인 전라도는 1018년 고려 현종 9년에 처음 이름이 생겼다. 고려에서 조선시대까지 이름이 만들어진 전국 8도 중 가장 먼저 명명된 지역이다.

전북, 전남, 광주광역시 3개의 시 도는 올해를 '전라도 방문의 해'로 삼고 다채로운 노력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생 사진'을 테마로한 여행이 활발해지는 흐름을 반영해 봄꽃 명소와 이색 테마파크 등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행사를 기반으로 한 여행지가 인기다.

4월이 되면 전라도는 노랑, 초록, 파랑으로 채색돼 그 어느 때보다 활기를 띤다. 올 봄 전북의 고창, 전남 나주, 광주광역시까지 각 지역별 알찬 하루 코스 여행지를 소개한다.

 

전북 고창, 봄맞이 축제 즐기고 대자연 속 낙농체험까지

전북 고창은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청정 농촌 지역이다. 고창의 깨끗한 환경에서 건강하게 자라난 농산물들은 안심하고 믿고 먹는 것으로 유명할 정도다. 4월 고창에서는 화창하고 따스한 봄 햇살 아래 사진 찍고 산책하기 좋은 봄 축제와, 고창의 명물인 각종 베리류를 맛볼 수 있는 축제가 이어진다.

 

사진=고창군청

 

고창 공음면 학원농장에서는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청보리밭 축제'가 오는 21일부터 5월 14일까지 23일간 개최된다. 고창 청보리밭 축제는 푸르른 봄 정취와 함께 다양한 공연과 전통놀이 등이 어우러져 봄이면 꼭 가봐야 할 축제로 손꼽힌다. 30여만 평의 넓은 대지에 펼쳐진 청보리의 초록 물결과 노란 유채꽃은 보는 이의 마음까지 시원하게 만든다. 특히 이번 축제에서는 전통한복, 교복 등 다양한 테마복 체험을 할 수 있는 대여 프로그램과 청보리밭 내 관광마차, 느리게 가는 우체통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새롭게 구성해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사진=상하농원

 

학원농장 청보리밭을 둘러본 후에는 차로 약 20분 거리의 근교에 위치한 상하농원 방문을 추천한다. 상하농원은 '짓다-놀다-먹다'를 모토로 자연·동물과 교감하고 농부의 정성이 담긴 건강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3만 평 규모의 농어촌 체험형 테마공원이다. 드넓은 풀밭을 뛰노는 동물들과 이국적인 벽돌 건물, 농원을 따라 쭉 늘어선 나무는 마치 평화로운 유럽 시골 농원에 온 듯한 느낌을 선사한다. 공방 투어와 소시지, 쿠기 등을 만들어볼 수 있는 체험 교실, 동물 교감 체험프로그램 등에 참여할 수 있다.

 

전남 나주,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2천년의 시간여행

나주는 2천 년 역사의 흔적을 품은 문화유산을 잘 보존한 지역으로 고대 마한 시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훌륭한 역사문화자원을 간직하고 있는 역사 도시다.

 

사진=국립나주박물관

 

고대 마한을 만나고 싶다면 국립나주박물관에 들러 보자. 영산강과 나주지역 고대문화의 형성, 발전, 소멸의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유적 현지에 세워진 박물관이다. 개방형 수장고, 영상, 체험전시, 스마트폰 전시안내 시스템 등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관람할 수 있다. 현재 국립나주박물관은 전라도 천년을 기념해 총 3편의 특별전을 진행하고 있다. 첫 번째 전시는 '호남의 임진왜란, 그 승리의 기록'으로 오는 5월20일까지 열린다.

 

사진=나주시

 

나주의 발전상을 보려면 빛가람 혁신도시가 제격이다. 나주는 지난 2005년 시작된 혁신도시 조성으로 상전벽해를 맞았다. 한전을 비롯한 에너지산업 공공기관이 이주해오며 한적했던 시골마을이 단시간에 활력 넘치는 에너지 신산업의 메카로 변모했다. 도시 한복판의 중앙호수공원은 관람, 체험, 교육, 휴양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주요 체험시설로 귀여운 외관을 자랑하는 모노레일과 돌미끄럼틀도 이용해볼 수 있다.

 

광주광역시 문화예술투어, 지하철 타고 극장부터 미술관까지

최근 광주광역시는 상시문화 공간을 늘리고 골목마다 광주 문화 예술을 맛볼 수 있도록 꾸미는 등 문화예술정책에 적극 앞장서고 있다. 광주는 서울에서 KTX로 2시간 이내인 데다 총 지하철 20개 역이 연결돼있어 차 없이도 도심 속 문화예술 명소를 여행하기 편리하다.

 

사진=함샤우트

 

국내 유일의 단관 극장인 광주극장은 금남로4가역과 가깝다. 지금 건물은 1968년 화재로 전소돼 재건축한 것이다. 화재 당시 안타깝게도 많은 자료가 불탔지만, 극장 안 곳곳에는 옛 흔적이 묻어난다. 건물 외관은 정성껏 붓질한 손간판을 거는 전통을 유지해 서정적인 감성을 불러 일으킨다. 일제강점기 형사들이 영화나 공연 내용을 검열하던 임검석도 고스란히 보존됐다. 광주극장은 현재 예술 영화 전용관으로 운영되며, 해마다 광주극장 개관영화제를 개최한다.

 

사진=함샤우트

 

양림동 역사문화마을도 남광주역에서 도보 10분 거리로 지하철로 다녀올 수 있다. 가장 먼저 역사문화마을 안에 있는 '펭귄마을'을 방문해볼 것을 추천한다. 펭귄마을은 길이 300여m의 골목 곳곳에 버려진 생활용품으로 치장한 '정크 아트(Junk Art)'가 조성된 곳이다. 마을의 이름은 고령인 마을 주민들이 뒷짐을 쥐고 뒤뚱뒤뚱 걷는 모습이 펭귄 같다 하여 붙여졌다고 한다. 이외에도 역사문화마을 곳곳에서 근대시대 선교사들의 흔적과 예술인들의 창작활동을 볼 수 있다. 양림교회와 오웬기념각 등 20세기 초 서양식 건물에서는 세월의 흔적을, 골목길 곳곳의 카페와 갤러리에서는 예술가들의 작품이 상시 전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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