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에 이어서…

‘위대한 소원’에서는 철없는 고등학생 소년, ‘혼술남녀’에서는 찌질한 공시생, ‘작은 신의 아이들’에서는 섬뜩한 살인마, ‘리턴’에서는 미스터리한 형사로 자유자재 변신을 해온 김동영. 정작 카메라 앞에서자 수줍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해영 감독은 오디션 없이 김동영을 캐스팅 했다. 그가 2005년 출연한 단편 영화 ‘엄마 찾아 삼만리’를 보고 일찌감치 마음 속으로 캐스팅을 해둔 셈. 충무로에서 배우보는 안목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이해영 감독이라 더욱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독전’ 촬영에 임하기 전 김동영은 함께 농아남매로 열연한 이주영과 함께 수화센터를 방문해 수화를 배웠다. 자칫 잘못 연기한다면 비난을 받을 수도 있는 캐릭터였다.

“걱정이 많았어요. 저희가 제대로 안하면 편견이 생기거나 그 분들께 실례가 될 수도 있어서 노력을 많이했어요. 대사를 손으로 표현할 뿐이지 표정으로 연기를 하고 있는 거잖아요. 본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으니까 다듬어지지 소리로 웃음이나 울음을 표현해야 할 거 같았어요. 그래서 더 (스스로를) 놓고 연기 했던 거 같아요. 제 목소리에 신경을 안 쓰려고 했어요”
 

하지만 카메라 앞 촬영이 끝났다고 모든 게 마무리되는 건 아니였다. 농아남매는 후시 작업에 들어가 소리를 따로 녹음했다. 정형화 된 대사가 있지 않을 뿐더러, 연기를 할 때의 싱크에 맞추는 게 곤욕이었다. 김동영은 “대사라면 뉘앙스를 살리고, 싱크를 맞추면 되는 건데 이번에는 역대 최고로 힘들었어요”라고 털어놨다.

농아남매는 나름의 반전 캐릭터다. 락(류준열 분)과 처음 마약공장에서 만날 때만 하더라도 직업(?)을 떠나 마냥 순수한 우정으로 다가온다. 캐릭터들이 점점 변해가는 모습에 배신감이 들었다고 하자 김동영은 “그게 더 좋았던 거 같아요. 저희가 사납게 생기지는 않았잖아요. 락이 어머니 제사상차려주는 장면에서는 ‘가족처럼 해야 한다’ 생각하면서 찍었는데…. 그래서 순수한 애들이 무섭게 느껴지지 않았을까요”라고 말했다.

현재 김동영은 tvN 새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3’에 캐스팅돼 촬영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중간중간 ‘독전’ GV현장에서 관객들과의 소통도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독전’을 한 번 관람 했다고.
 

“영화에 빠져서 보다가 제가 촬영 했을 때를 곱씹어봤어요. 소리가 어떻게 나올지가 궁금하더라고요. 내가 낸 소리들이 너무 과장되거나, 부족하지는 않은지 화면으로 보기 전까지는 감이 안왔어요. 막상 영화로 보니까 음악이나 음향, 많은 분들이 고생을 하셔서 한 작품이 나오지 않았나 싶더라고요. 막상 개봉을 하니까 시원섭섭 했다고 해야 하나? 개봉하는 순간 물가에 내놓은 애가 되는 거잖아요. 내가 없는 곳에서 (캐릭터가) 헤엄을 치네 싶어요”

김동영과 이주영은 대체적으로 다른 배우들과 부딪히는 신이 적었다. 그는 “제가 촬영하는 모습을 보지 못한 선배님들 분량이 궁금했어요. 어떻게 멋있게 나올까에 대한 궁금증이 엄청 컸어요. 현장에서 들리는 이야기가 있잖아요. ‘대박이다’ 하시니까 궁금할 수 밖에요. 영화를 보니까 아니나다를까(좋았어요)”라고 후기를 전했다.

촬영 내내 류준열과 이주영의 대화만 듣고 있어도 재밌었다는 김동영. 여러모로 ‘독전’은 김동영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은 작품이었다. 먼저 작품으로 불러준 이해영 감독에 대한 기억 역시 좋게 남아 있었다.

"저는 현장이 편해야 마음 놓고 연기를 하는 편이거든요. 감독님이 그런 분위기를 잘 만들어주셨어요. 디렉션도 알아듣기 쉽게 잘 해주시고요. 제가 원래 선질문을 잘 못하는 편인데 마지막 쫑파티 때 감독님한테 ‘언제 또 작품 들어가세요? 또 불러주세요. 같이 하고 싶어요’라고 했어요. 권위적인 면도 없고 정말 좋은 분이세요”

시트콤 성격이 강한 ‘식샤를 합시다3’에서는 180도 변신해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할 예정이라고 한다. 옷걸이가 좋은 사람은 무슨 옷을 입어도 제것처럼 소화해 낸다. 김동영 역시 어떤 배역이든 자신의 것처럼 소화해내는 특출한 능력이 있는 배우. 곧 tv에서 만날 김동영에게 또 한번 기대를 걸어본다.

사진=싱글리스트DB, 라운드테이블(지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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