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가 가고 박민영이 왔다. 수목을 호령하던 tvN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빈 자리를 메우고 들어 온 '김비서가 왜 그럴까'의 인기가 뜨겁다. 이영준 역을 맡은 로코 장인 박서준의 멜로 눈빛에 대한 반응도 터지고 있지만 무엇보다 김미소 역의 박민영에 '입덕'했다는 시청자들이 많다. 미모의 배우로만 인식됐던 박민영이 이번 작품으로 한 계단 올라설 수 있을지 기대된다. 박민영의 '김비서'가 주목받는 이유 네 가지를 짚어본다.

 

만화를 찢고 나왔나?

재벌 2세 부회장을 24시간 밀착 보좌하다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는 사실 진부하다. 설정이 너무 비현실적인 게 아니냐는 지적도 심심찮게 보인다. 원작이 코믹한 리듬을 가진 만화였기에 특유의 과장된 듯한 캐릭터가 드라마와 어울릴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웹툰과 드라마, 현실과 판타지의 간극을 좁힌 건 박민영이었다. 시선을 사로잡는 일등공신은 그의 만화적 비주얼이었다. 눈이 큰 배우로 유명한 박민영이 머리를 하나로 묶고 정장 차림으로 돌아다니는 모습에 원작 팬들은 현실 김미소라고 감탄했다. 똑 부러진 발성과 발랄한 목소리 톤도 김미소와 잘 어울렸다.

 

낮엔 완벽한 비서, 밤엔 일상을 꿈꾸는 청년

상사의 그 어떤 황당한 요구에도 재빠르게 대처하는 김미소, 언제나 우아한 미소를 잃지 않는 김미소, 아무리 바빠도 완벽한 차림새로 등장하는 김미소는 감탄과 동시에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야근은 물론 주말 출근도 일상이 된 그에게 휴식이란 없다. 늦은 밤에도 이영준(박서준)이 부르면 달려가야 한다.

김미소는 완벽한 비서로 살기 위해 최선을 다 하지만 퇴근 후에는 자신만의 일상을 꿈꾼다. 낮과 밤이 다른 김미소는 인수인계를 위해 후임 비서에게 '꼭 내 시간을 가져요'라는 말을 남긴다. '소확행'과 '워라밸' 등이 유행어로 떠오른 2018년, 김미소의 삶은 많은 청년들의 공감을 이끌었다.

 

햇살같은 에너지, 빛나는 배려심

김미소는 회사에서는 빈 틈 없는 비서지만 언니들과 소주를 마실 땐 귀여운 동생이 된다. 아버지가 친 사고도 가족들 몰래 수습할 정도로 속정이 깊다. 이영준을 좋아하는 오지란(홍지윤)에게는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좋은 남자를 만나라는 조언으로 인간미를 드러냈다.

어려운 가정 환경에도 김미소는 씩씩하다. 당차지만 눈치 빠르고 타인을 배려할 줄 안다. 아름다운 외모와 멋진 스타일링이 아니더라도 김미소는 사랑스럽다. 시청자들이 김미소가 이영준과 이루어지길 바라면서도 김미소의 퇴사와 행복을 기원하는 이유다.

 

눈이 즐겁다, 오피스룩 퍼레이드

매 회 방송이 끝나면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박민영이 입은 스커트가 어느 브랜드 제품이냐는 질문이 쏟아진다. 비서라는 직업 특성상 박민영은 깔끔한 오피스룩을 주로 입고 등장한다. 블라우스에 스커트, 하이힐이 주요 아이템이다.

누구나 쉽게 입을 수 있고, 언제 입어도 무난하다. '오늘은 뭘 입고 가지'를 아침마다 고민하든 직장인 여성들이 박민영의 패션에 주목하고 있다. 헤어스타일도 김미소의 시그니처로 떠올랐다. 박민영은 단정하고 지적인 이미지를 위해 헤어스타일은 하이 포니테일로 묶었다. 그러면서도 앞머리를 옆으로 내려 밋밋함을 줄였다.

 

사진=tvN '김비서가 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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