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배우 故 장자연 씨 성추행 혐의를 받은 전직 언론인 조모씨를 언론에 넘긴 가운데, 과거 장자연의 성추행을 직접 목격한 동료 윤씨가 JTBC '뉴스룸'을 통해 입을 열었다.

 

 

28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서는 검찰이 배우 故 장자연 씨 성추행 혐의를 받은 전직 언론인 조모씨를 언론에 넘긴 사건을 짚어보기 위해 장씨의 동료 배우 윤모씨와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당시 술자리에 함께 있었다는 윤씨는 경찰 수사에서 조씨의 범행에 대해 자세하게 진술했으나, 조씨는 자신이 아닌 다른 남성이 장씨를 강제 추행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조씨가 지목한 남성은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고, 경찰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사건을 맡았던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2009년 8월 19일 조씨에 대해 증거불충분 등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했으나,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9년 만에 재수사가 시작됐다.

전화인터뷰를 진행하기 전, 윤씨가 '뉴스룸' 제작진과 사전에 진행한 전화통화 내용이 전파됐다. 윤씨는 해당 영상에서 "당시 조씨가 여자는 라인이 예뻐야 된다 등 성희롱적인 발언을 했다"며 "누가 제지하는 사람도 없어 대단한 사람인가보다 했다"고 전했다.

이어 "강압적이었고, 언니가 일어났는데 다시 강제로 앉게 되는 상황이 2~3번 있었다"라고 설명한 윤씨는 "그런 와중에 만져서는 안 될 부위도 만졌던 것 같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이어 장자연 사건 재수사를 원하는 국민들의 청원을 보며 다시 용기낼 수 있었다고 밝힌 윤씨는 "많은 분들이 진실을 알고자 하는 간절함을 위해서라도, 죄를 범하신 분들의 죗값을 치러줄 수 있는 그런 사회가 이제는 실현되어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생각을 전했다.

1부가 끝난 후, 2부에서 해외에 있는 윤씨와의 전화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날 "같은 소속사라 친한 언니였다"라며 장자연과의 인연을 먼저 언급한 윤씨는 "우선 인터뷰에 앞서서 자연 언니의 유가족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싶다. 9년만에 용기를 내서 인터뷰를 할 수 있게 해준 모든 국민 청원자 분들께 감사하고 싶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윤씨는 당시 접대를 나가던 당시를 회상하며 "대부분 소속사 대표가 통보하는 식으로 연락이 왔다. 소속사 대표의 폭력적인 성향을 알고 있어서 안나갈 수가 없었다. 제 눈앞에서도 폭력을 행사하시는 걸 본적이 있고, 심지어 제 동료를 폭행하는 것도 본 적 있다"며 어쩔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문제의 날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윤씨는 "그날이 소속사 대표님이 생일파티였다. 기업인, 정치인, 모르는 사람, 아는 분도 있었고, 낯선 분위기였다"고 설명했다. 자리배치도까지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던 윤씨는 "제가 뚜렷하게 기억하는 이유는 경찰과 검찰에서 반복적으로 조사를 받았기 떄문이다. 당시 탁자 위에 있던 언니를 끌어당겨서 무릎 위에 앉히고 성추행까지 했다. 이런 일을 본 건 처음이었다"며 설명했다.

이어 손석희 앵커가 그날 이후 장자연과 대화를 한 적 있냐고 묻자, 윤씨는 "그 이후로는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대답했다.

13차례나 받았던 경찰 조사에 대해서는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장시간 조사를 하며 충분히 말을 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하면서도, 진술한 내용이 받아들여지지 않던 상황에서의 심정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울먹이며 "죄송하다"고 중얼거렸다. 윤씨는 이어 목소리를 가다듬지도 못한채 "저도 충격이 컸고, 언니와 저만 있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말을 맞추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다시 흐느꼈다.

손석희 앵커가 인터뷰를 더 이상 하고 싶지 않다면 멈추겠다고 하자 윤씨는 "괜찮다. 제가 할 수 있는 일, 감당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인터뷰를 이어나갔다.

이어 윤씨는 "당시 사리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햇지만, 제가 봐도 많이 이상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 그분의 배우자가 검사라는 사실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10년동안 어떻게 지냈냐는 질문에는 "연예계 생활을 하고 싶었지만 그 회사에 있었다는 이유만으로도, 드라마나 영화에서 캐스팅 되고 활동하는게 어려웠다"며 연예계 생활을 하지 못한 이유를 전했다. 이어 "제가 정신과 치료를 반복해서 받았고 최근에는 입원까지 했었다. 고인이 된 언니의 억울함을 풀어주지 못한게 죄책감처럼 다가왔었다"며 그간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10년이 지났고, 재수사가 시작된 상황인데 관련 조사를 위해 한국을 찾아달라는 요청이 있었냐는 질문에는 "이미 연락 와서 제가 도울 수 있는 부분은 인터네소가 전화를 통해 진술중"이라며 "앞으로도 조사에 성실히 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편 장씨는 2009년 유력 인사들의 술자리 접대를 강요받은 내용을 폭로하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후 장씨가 성 접대 요구, 욕설 및 구타 등을 당해왔다는 이른바 '장자연 리스트'가 드러나면서 수사가 시작됐지만, 장씨의 소속사 대표와 매니저만 폭행 및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됐을 뿐 리스트에 있는 유력 인사들에게는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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