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은 많았고 투혼은 빛났다. 16일 프랑스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18 러시아월드컵은 유난히 ‘뻔하지 않은 스토리’가 돋보였다. 

한국은 목표로 하던 16강 진출엔 실패했지만 조별리그 2연패에 빠진 벼랑 끝 상황에서 마지막 3차전 상대 독일을 누르며 대회 최고의 이변을 연출했다. 조별리그에서뿐 아니라, 한국이 빠진 토너먼트에 돌입해서도, 월드컵 무대다운 투혼이 돋보이는 명장면이 많아 축구팬들을 열광시켰다.

물론 아쉬운 모습으로 빈축을 산 장면들도 꽤 있었다. 눈길을 끈 장면들 중 아시아 국가들에 관련된 것들을 포함해 몇 가지를 압축해 뽑아본다. 

 

★투혼의 벼락치기(?) 한국-독일전...'달걀 투척'은 충격

 

조별리그 3차전에서 독일을 꺾고 환호하는 한국 대표팀. 사진=연합뉴스

 

‘죽음의 조’로 불리던 F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한국이 디펜딩 챔피언이자 FIFA 랭킹 1위 독일을 누른 ‘카잔의 기적’은 16일 야후스포츠가 선정한 ‘러시아월드컵 18개 명장면’ 중 2위에 올랐다. 그만큼 외신에서도 이를 충격적인 사건으로 받아들였다는 의미다.

 

월드컵 축구 대표팀 해단식에서 달걀 투척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연합뉴스

 

멕시코와 스웨덴에 연패를 당하며 비난에 시달리고 있던 한국 대표팀은 ‘이대로 돌아갈 수 없다’는 투혼으로 똘똘 뭉쳤고, 독일이 방심한 틈을 놓치지 않으며 경기 막판 2대0 스코어를 만들어내며 월드컵 이변사에 남을 명장면을 연출했다. 그러나 귀국한 한국 대표팀의 인터뷰 중 달걀이 날아오는 사태가 발생했고, 이는 '비난보다 비판'이 우선돼야 하는 상황에 맞지 않는 씁쓸함과 충격을 남겼다.

 

★죽음의 조만 아니었어도…이란, 유럽 강호들과 대등한 경기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오른쪽)를 막고 있는 이란의 카림 안사리파드. 사진=연합뉴스

또다른 죽음의 조로 불린 B조의 ‘아시아 최강’ 이란 역시 조별리그에서 투혼을 보여준 팀이었다. 16강 진출이 당연시되는 스페인, 포르투갈과 한 조가 된 이란은 첫 경기에서 반드시 잡아야 할 상대 모로코를 1대0으로 눌렀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상대로는 힘이 많이 부칠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이 많았지만, 스페인에는 0대1로 아쉽게 졌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있는 포르투갈을 상대로는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1승1무1패로, H조의 일본과 같은 승무패를 기록했지만 일본과 달리 16강행은 좌절됐다. 

 

★일본, 벨기에와의 16강전 ‘명장면 1위’…폴란드전은 ‘졸전’ 

 

벨기에의 케빈 데브라위너가 16강전에서 일본에 3대2 역전승을 거둔 뒤 상대를 위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 국가들 중 가장 대진운이 낫다고 평가받은 H조의 일본은 유일하게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일본의 16강전 상대였던 벨기에는 이번 대회 우승 후보로, 최종적으로 3위를 차지한 강팀이었다. 그런 벨기에를 상대로 2골을 먼저 넣은 일본의 투혼 역시 대단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일본은 후반에 무려 3골을 허용하며 8강 진출의 달콤한 꿈을 버려야 했다. 일본-벨기에의 16강전은 놀라운 ‘대역전극’이었던 데 힘입어 야후스포츠가 꼽은 러시아월드컵 명장면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일본은 폴란드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는 전력을 다해 뛰지 않고 시간 소비를 위해 공을 돌리며 수비에만 애쓰는 모습으로 비난 대상이 되기도 했다.

 

★할리우드 액션스타? 비매너 논란…네이마르-음바페 ‘눈살’

 

브라질의 스타 네이마르의 과도한 할리우드 액션. 사진=연합뉴스

몸값과 이름값에 비해 떨어지는 행동거지로 눈살을 찌푸리게 한 스타들도 있었다. 브라질을 이끄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선수’ 네이마르는 대회 내내 활약보다는 ‘할리우드 액션’으로 화제가 됐다. 살짝 밟힌 것뿐인데도 뼈가 부러진 듯이 아파하며 그라운드에 뒹구는 모습에 수많은 패러디가 나왔고, 이를 소재로 한 치킨 광고까지 등장했다.

프랑스의 우승을 이끌며 ‘영 플레이어상’을 받은 킬리안 음바페는 스타성에 어울리지 않는 ‘비매너’로 비난받았다. 벨기에와의 4강전에서 공이 상대팀에 넘어간 뒤에도 시간을 끌다가 옐로 카드를 받는 모습은 세계적인 스타답지 못했다는 평가다. 

 

★결승전 망친 관중 난입…’너무하네’ 

 

프랑스-크로아티아의 결승전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한 관중 난입. 사진=연합뉴스

 

16일 열린 프랑스와 크로아티아의 결승전에선 관중 난입이라는 있어선 안 될 사건이 발생했다. 갑자기 그라운드에 난입한 이들은 사전에 옷을 맞춰 입고 치밀하게 난입을 준비한 모습이어서 더욱 충격을 줬다. 대회의 하이라이트인 결승전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보다 충실히 대비하지 못한 주최측에 아쉬움이 남았다. 특히 크로아티아의 공격 흐름이 관중 난입으로 끊긴 면도 있어 축구팬들은 더욱 안타까워하고 있다.

 

골든볼을 수상한 크로아티아의 루카 모드리치(왼쪽)와 영 플레이어상을 받은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 사진=연합뉴스

 

토너먼트전 내내 연장전 끝에 결승전에 진출한 크로아티아는 우승컵을 받지는 못했지만, 주축 선수인 루카 모드리치가 최우수선수상인 ‘골든볼’을 수상했다. 골든볼을 받고도 팀의 준우승에 아쉬워하는 모드리치를 동료들과 크로아티아 대통령까지 나서 위로하는 모습은 감동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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