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국내 최대 성 소수자 축제인 제19회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서울 시청 앞 광장에서 열렸다. 참가자들은 ‘편견을 넘어 연대’를 외치며 도심 퍼레이드를 벌였다. 지지와 반대의 목소리 속에서 이뤄졌던 행진 그리고 외침이 폭염을 뚫고 7~8월 스크린으로 이어진다.

 

◆ 여성들, 금지된 사랑...‘썸머 프라이드 시네마 2018’

 

과거·현재·미래 여성들의 색색의 얼굴로 가득 채워질 '썸머 프라이드 시네마 2018'이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서 오는 27~29일 열린다. 이번 기획전은 총 4개 섹션으로 장편 ‘금욕’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과 단편 모음 ‘마지막 첫사랑’으로 구성됐다.

1976년작 ‘금욕’(감독 김수형)은 국내 최초의 레즈비언 영화로 꼽힌다. 가학증 남편에게 학대를 받았던 중년 화가 노미애와 세 남자에게 성폭행 당한 젊은 패션모델 김영희가 서로의 상처를 위로하며 가까워진 뒤 파국을 향해 치닫는 이야기다. 당대를 대표한 여배우 이영옥과 박원숙의 리즈 시절을 확인할 수 있다.

1999년 개봉 이후 20년 만에 극장에서 상영되는 학원 공포물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감독 김태용 민규동)에는 라이징스타 이영진, 박예진, 김규리, 공효진이 출연한다. 당시 정체성을 찾아가는 10대 여성에 대한 이야기로 주목 받았으며 특유의 감수성, 뛰어난 이미지와 사운드로 관객 및 평단으로부터 찬사를 들었다.

 

 

올해 ‘독전’으로 흥행감독 반열에 오른 이해영 감독의 감수성을 확인할 수 있는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2015)은 일제강점기인 1938년 외부와 단절된 경성의 한 기숙학교를 배경으로 아름답고 기괴한 이미지, 눈부신 소녀들의 모습을 채워넣었다. 현재 충무로 20대 여배우 군단의 주축을 형성한 박보영 박소담의 호연도 빠트릴 수 없다.

이외 지난해 선보인 단편영화 ‘셔틀런’ ‘이상’ ‘말할 수 없어’ ‘머물던 자리’ ‘어바웃 웨딩’이 상영된다. 10대 청소년부터 20대, 30대 여성들의 각기 다른 동성애 스토리가 펼쳐진다. 특히 최근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내며 활약 중인 박규영(이상), 김시은(어바웃 웨딩)의 퍼스트 룩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28~29일 ‘여고괴담2’ ‘경성학교’ ‘금욕’ ‘마지막 첫사랑’ 상영 후 GV(관객과의 대화)가 마련된다.

 

◆ 편견에 맞선 당당한 행진 ‘스톤월’

 

1969년 미국 뉴욕의 스톤월 항쟁을 모티프 삼은 인권 드라마 ‘스톤월’(감독 롤랜드 에머리히)가 뒤를 이어 8월에 개봉한다.

영화는 동성애가 질병으로 간주됐던 1969년,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부모님에게서 쫒겨난 대니(제레미 어바인)가 뉴욕의 거리에 나앉게 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다. 그해 6월28일 성소수자들의 아지트였던 술집 ‘스톤월 인’을 경찰이 무단 급습해 단속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항쟁을 통해 인권과 자유를 향해 투쟁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담아냈다.

 

 

실제 스톤월 항쟁의 주역이었던 마샤 P. 존슨을 완벽히 재현한 모습부터 대니와 동고동락하는 친구들이 성소수자들의 아지트인 ‘스톤월 인’에서 춤추며 즐기는 모습까지 당시 편견과 억압의 사회 분위기 속에서 서로를 의지한 채 자유를 꿈꾸던 청춘들의 삶이 돋보인다.

‘투모로우’ ‘2012’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 등 재난 블록버스터 대가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파격적인 장르 변신과 더불어 제레미 어바인, 조니 뷰챔프,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 조이 킹 등 배우들의 열연이 스크린을 지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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