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이는 신예라는 표현을 많이들 사용한다. 그러나 ‘반짝’이기만 한다면 그 배우의 효용이 얼마나 갈까. JTBC ‘미스 함무라비’는 사법의 정의와 민심의 온도차를 일련의 에피소드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전달했다. 매회마다 다양한 인간의 군상을 그리는 동안 숱한 배우들이 ‘미스 함무라비’를 거쳐갔다. 그리고 이 많은 배우들 중에서도 단 한마디 대사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강직한 청년이 있었다.
 

(사진=JTBC '미스 함무라비')

 

11회에서 본드에 중독된 비행청소년으로 출연해 섬세한 감정연기를 보여준 배우 김욱이 그 주인공. 어딘지 낯이 익는다 했더니 2015년 데뷔해 2016년 곽정환 감독의 드라마 ‘동네의 영웅’, 지난해에는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 출연한 적 있는 연기자였다. ‘미스 함무라비’ 출연은 ‘동네의 영웅’에서 맺은 곽정환 감독과의 인연 덕분에 성사됐다는 후문.

“감독님이 저를 좋게 봐주신 거 같아요. ‘동네의 영웅’에서 제가 맡은 재철이 역할이 원래는 3회차 분량이었어요. 이후에 제 연기를 좋게 봐주셔서 12회차까지 늘어났죠. 감독님이 배우 성향을 세심하게 잘 봐주세요. 저한테 어린아이같은 감성이 있는데 ‘미스 함무라비’ 가온이 역으로 생각해주신 거 같아요”
 

예의바른 청년. 김욱의 첫 인상은 그랬다. ‘미스 함무라비’ 속 부모에게 버림받고 외로움에 중독돼 방황하던 비행청소년의 인상은 어디에도 없었다. 다만 순수하고 총기있는 눈빛, 그리고 아직 때묻지 않은 건강함이 느껴졌다. 드라마의 인기가 좋았던만큼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김욱은 “방송 나가고 반응이요? 되게 감사했어요. ‘이번 생은 처음이라’의 계용석이 맞냐고, 진짜 몰랐다는 말씀도 있었어요”라고 수줍게 털어놨다.

“가온이를 설명하면서 생각했던 이미지가 유기견이였어요. 유기견들은 주인을 기다리잖아요. 그게 가온이가 가지고 있는 상황이랑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시청자 분들 중에도 가온이를 강아지 같다고 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너무 신났죠. 크게 보람을 느꼈어요”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는 않았을 테고 이런 청년이 어디서 나타났을까. 알고보니 예고를 다니면서부터 연기를 시작했고, 대학 역시 연기를 전공했다. 군대를 다녀온 후부터 오디션을 보러 다니며 현장감을 몸에 익혔다. 졸업은 못했지만 덕분에 지금의 김욱이 탄생했다. 단정한 이미지 덕분인지 광고도 다수 촬영했다.

“21살 때는 대학로에서 연극을 했어요. 군대에서도 기회가 주어져서 계속 연기를 했고요. 근데 연극에서 하던대로 드라마에서 하려니까 너무 힘들더라고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제 몸에 익었던 걸 다 갈아 엎었던 거 같아요. 버리는 것도 힘들었지만, 더 많이 배우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었죠”
 

과거 쇼트트랙 선수로 활동했다는 김욱은 그래서인지 부지런함이 몸에 배여있는 듯 했다. ‘미스 함무라비’ 출연에 앞서서는 웹드라마 촬영, 직후에는 MBC ‘베드파파’ 캐스팅이 성사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지만 “더 바빠져 야죠”라고 미소 지었다. 말을 겸손하게 할 뿐 그는 이미 15편의 광고에 출연했다. 개중에는 통신사 광고와 맥주 광고 등 굵직한 것들도 있었다.

“작품보다 광고를 훨씬 더 많이했어요. 종종 감독님이랑 광고주 분들이 호감가는 느낌이라고 말해주세요. 하다보니까 광고 노하우가 쌓이는 거 같아요. 같이 작업했던 감독님들이 다른분한테 추천해주시고 하다보니 꾸준히 하게 되는 거 같아요”

스타들의 등용문으로 발돋움한 웹드라마 역시 김욱에게는 열린 시장이었다. ‘마이 엑스 다이어리’에 이어 ‘사당보다 먼 의정부보다 가까운 시즌3’에 발탁돼 국민 남사친에 도전한다. 아직 TV의 매체 파급력을 따라올 수는 없어도 날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었다.

“저도 사실 웹드라마 시작하기 전에는 ‘마이너인가’ 싶은 생각이 있었어요. 이제는 너무 커져서 어느 한 장르가 된 거 같아요. 제 또래에 젊은 배우들, 젊은 연출진, 그리고 타겟층도 10대 후반 30대 초반이 타겟이다 보니까 트렌드를 제일 잘 맞춰가는 거 같아요. 연기할 때도 휘뚜루마뚜루할 수 있는게 아니더라고요”

②에 이어집니다.

사진=애플오브디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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