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나 감독, 영화계 관계자들이 늘 하는 말이 있다. 영화의 1000만 동원은 신의 영역이라고. 1000만 흥행은 그렇다고 해도 기획이나 연출을 잘못했거나 개봉 시기를 잘못 잡아 대진운이 없는 등의 이유로 작품이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한 경우가 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대진운은 둘째 치더라도 이런 기획을 왜 했을까 싶을 정도로 의아하게 하는 작품들이 있었다. 그런 저런 예상을 전부 뛰어넘는, 의외로 쪽박 찬 영화와 의외로 대박 난 영화들에는 어떤 작품이 있는지 짚어봤다. 싱글리스트 선정 의외의 쪽박 영화 1위와 대박영화 1위를 소개한다.

보헤미안 랩소디, 창궐 포스터(오른쪽부터) / 보헤미안 랩소디 배급사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창궐 배급사 NEW 제공

# 의외로 쪽박 찬 '창궐' 400만 이상 바랐지만...
좀비 소재 영화 '창궐'(감독 김성훈)이 흥행에 실패했다. 이 작품이 기대작으로 꼽힌 이유는 781만명을 불러모은 '공조'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장동건 현빈이라는 두 톱스타가 캐스팅됐기 때문이다.

'좀비 사극'이라는 점이 다소 걸리긴 했지만 '부산행'이 1000만 영화 대열에, 영화 '월드워Z'가 523만명을 끌어모으는 등 좀비 소재가 성공한 사례가 있기에 한국형 좀비 영화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져 있는 상황이었다. '창궐'은 좀비와 흡혈귀의 중간쯤 되는 크리처물이다. 170억원 제작비가 들어간 '창궐'의 손익분기점은 380만명이었고 누적관객수 159만9290명은 손익분기점에 미치지 못했다. 

창궐 현빈 스틸 / 창궐 배급사 NEW 제공

밤에만 활동하는 야귀(夜鬼)의 창궐을 막고 조선을 구하기 위한 이청(현빈)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현빈과 장동건의 첫 호흡이라는 점도 집중 조명을 받았지만 장동건의 악역 연기에도 관심이 쏠렸다. 장동건이 '인생 악역'을 탄생시켰다는 호평을 받았지만 영화는 흥행에 실패하면서 그의 연기가 빛나지 못했다.  

# 의외로 대박 난 '보헤미안 랩소디' 측 "100만도 예상 못했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배급사인 이십세기폭스 코리아 관계자까지 깜짝 놀란 의외의 흥행력을 뽐냈다. '보헤미안 랩소디'를 비롯해 '곤지암' '독전' '리틀 포레스트' '완벽한 타인' 등이 올해 의외로 대박난 영화다. 이 중에서도 단연 1등은 '보헤미안 랩소디'다. 이러다 1000만 동원까지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개봉한 지 2개월이 다 돼가지만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이십세기폭스 코리아 측은 최근 싱글리스트에 "배급사가 희망했던 '보헤미안 랩소디'의 한국 내 관객수는 150만명 정도였다. 그건 목표였고 처음엔 다들 100만명도 안 될 것이라 예상했다"며 관계자들조차 놀랐다고 말했다. 

보헤미안 랩소디 라미 말렉 스틸 / 보헤미안 랩소디 배급사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안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관람한 관객은 없다고 할 정도로 '보헤미안 랩소디'은 '싱어롱 관람'이라는 새로운 트렌드까지 양산해냈다. 그동안 '겨울왕국'이 삽입곡 인기로 N차 관람을 유도했지만 이번 '보헤미안 랩소디'처럼 관객들이 5번 넘게, 10번 이상 관람한다는 작품은 드물다. 

이같은 N차 관람의 일등공신은 ‘보헤미안 랩소디’ 마지막 20분 대미를 장식하는 ‘라이브 에이드’다. ‘라이브 에이드’는 극중 공연신을 효과적으로 즐기는 특별관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렸다. 이 공연은 1985년 당시 에티오피아 난민 기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금 마련을 목적으로 기획됐고 퀸은 영국 웸블리 스타디움에 올라 폭발적인 퍼포먼스를 펼쳤다. ‘라이브 에이드’ 장면을 통해 싱어롱, N차 관람 열풍이 불었으며 메가박스의 사운드 특별관인 MX는 2012년 개관 이래 역대 최대 관객을 모았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보헤미안 랩소디'는 지난 23일까지 누적관객수 850만2088명을 기록했다. 지난 10월 31일 개봉했지만 연말연시 피 터지는 화제의 개봉작들 흥행 전쟁 속에서도 여전히 박스오피스(영화순위) 4위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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