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예술센터의 올해 시즌 개막작 ‘7번국도’가 17일부터 28일까지 공연한다.

‘7번국도’는 극작가 또는 지망생의 미발표 창작희곡을 투고하는 상시투고시스템 ‘초고를 부탁해’(2017년)를 시작으로 이듬해 미완성의 희곡을 개발해가는 낭독공연 ‘서치라이트’(2018년)를 거쳐 올해는 남산예술센터의 시즌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아 의미를 더한다.

사진=남산예술센터 제공

‘삼성 백혈병 사건’과 ‘군 의문사’를 다룬 이번 작품은 “우리 사회가 강요하는 ‘피해자다움’은 무엇인가?”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 공연 속에 등장하는 인물은 가상이지만 그들이 마주하고 있는 죽음만큼은 사실에 가깝다.

작품은 사건의 무게를 증폭시키거나 대책 없이 삶을 아름답게 포장하지도 않았으며 인물 사이의 갈등, 충돌, 변화를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피해 당사자를 비롯해 피해자의 가족, 피해 가족의 사이 등까지 여러 층위에 존재하는 갈등을 외면함으로써 우리 사회에 팽배한 ‘피해자다움’은 더욱 견고해져 피해자를 다시 압박해왔던 사실에 주목했다.

사진='7번국도' 연습사진 (c)이강물

배해률 작가는 “사회적 참사를 겪을 때마다 우리는 피해자들이 사회적 영웅으로 부상되기를 바라지만 사실은 피해자들이 싸우기로 결심하거나 멈추기까지가 더 치열한 싸움이 된다”라고 본 작품을 구성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구자혜 연출은 “이 길에 서 있는 사람들의 조용한 싸움을 정직하게 담아내고 싶다”고 제작 동기를 전했다. 배우 권은혜, 박수진, 이리, 전박찬, 최요한이 출연해 함께 극을 이끌어간다.

이와 더불어 공연이 개막하는 17일과 막을 내리는 28일에는 청각 장애인을 위한 문자와 수어(수화)통역,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해설이 제공되는 ‘배리어프리’로 진행된다. 지체장애인을 위한 휠체어석은 모든 회차에서 예매할 수 있다.

사진='7번국도' 연습사진 (c)이강물

문자통역을 위한 자막이 무대 중앙에 설치되며 수어(수화)통역사는 무대 위에 위치해 전 좌석에서 통역을 볼 수 있다. 시각장애인의 경우 배우의 호흡과 움직임을 가까이 느낄 수 있도록 전 구역의 첫 번째 열을 우선적으로 제공한다.

공연 개막에 맞춰 희곡집도 발간된다. 남산예술센터와 이음출판사가 협력해 2016년부터 출판하고 있는 이음 희곡선 ‘7번국도’는 공연기간 중 남산예술센터와 각종 도서판매처에서 구입할 수 있다.

이 밖에도 20일 공연을 마친 후에는 관객과 작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관객과의 대화’를, 28일 오전12시에는 남산예술센터의 역사와 무대 뒤를 엿볼 수 있는 ‘극장 투어’도 마련했다. 각각의 프로그램은 남산예술센터 누리집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한편 ‘7번국도’는 남산예술센터, 인터파크, 예스24공연, 옥션 예매 사이트에서 예매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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