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능력을 뽐내는 배우들이 있다. 김소이 역시 노래, 연기, 연출 등으로 자신의 다재다능함을 대중에게 알리고 있다. 그가 이번에 단편영화 ‘리바운드’ 제작자, 각본가로 변신했다. 제20회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아 시네마스케이프 단편부문에 초청된 ‘리바운드’는 짧은 러닝타임에도 한 여자의 사랑과 이별 스토리, 그리고 그의 복잡한 감정을 관객에게 오롯히 전달한다. 김소이의 능력이 다시 한번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리바운드’는 남자친구 지원(차영남)과 다툼을 벌인 수진(김소이)이 사랑 앞에 좌절하며 전 남자친구 희석(이재민)를 찾아가 다시 과거의 사랑을 찾으려하는 모습을 통해 한 여자의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을 세밀하게 다룬 작품이다. 김소이는 그동안 ‘프랑스 영화처럼’ ‘조류인간’ ‘폭력의 씨앗’ 등으로 전주를 계속 방문했다. 솔직히 ‘전주영화제 대표 배우’라고 불려도 손색없을 정도다. 그는 자신의 첫 제작, 각본 참여작 ‘리바운드’가 전주에서 첫 선을 보이게 돼 남다른 기분이었다.

”항상 꿈으로만 꿨던 일을 이루게 돼서 기뻐요. 제가 제작하고 시나리오 쓴 작품을 항상 전주영화제에 춤품하고 싶었는데 실제로 이 일이 일어나게 될 줄 몰랐죠. 이번 영화를 제작하면서 제작하는 일이 얼마나 힘들고 대단한 것인지 깨달았어요. ‘리바운드’ 후반 작업까지 도맡아하면서 모든 걸 꼼꼼하게 진행해 앞으로도 체계적인 사람이 될 줄 알았지만 평소의 털털했던 제 모습으로 돌아가더라고요.(웃음)“

”전주는 제 고향 같아요. 배우로서 한발 나아갈 수 있게 도와준 곳이죠. ‘조류인간’ ‘프랑스 영화처럼’ ‘폭력의 씨앗’ 그리고 ‘리바운드’까지 제가 차츰차츰 나아갈 때마다 전주영화제가 있었어요. 특히 제가 제작하고 각본 쓴 ‘리바운드’로 이번 영화제에 참석하게 돼 더욱 뜻깊어요. 올해 전주영화제가 20주년을 맞았잖아요. 제가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싶어서 토크 클래스 브이라이브 진행을 하고 싶다고 했어요. 그동안 영화제에 와서 많은 영화를 관람하기만 했는데 다른 작품에 참여한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니까 정말 좋았죠. ‘스타워즈’ 시리즈 상영하는 걸 못 본 건 아쉬웠어요.(웃음)“

김소이는 류덕환이 출연한 단편영화 ‘검지손가락’을 연출했고 자신이 속한 밴드 라즈베리필드의 뮤직비디오를 연출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감독으로서의 능력을 뽐냈다. 그는 제작자, 각본가로 관객들과 처음 만나는 만큼 기대는 물론 두려움도 컸다. 하지만 전주영화제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 속에 김소이는 한결 마음이 가벼워진 모습이었다.

”관객과의 대화(GV)를 하면서 이렇게 떨려본 건 처음이었어요. 관객분들이 제 영화를 보고 얼마나 공감할지, 이질감을 느낄지 궁금했거든요. 다행히 관객분들이 질문을 많이 해주시고 제가 원했던 것들을 궁금해 하시더라고요. 특히 제가 연기한 수진이란 캐릭터에 공감하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영화에 수진이가 남자친구와 영상통화하는 장면이 있는데 당시 촬영할 때 정말 추웠어요.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 장면을 원신 원컷으로 4번 정도 찍었어요. 휴대전화를 잘 보시면 제 얼굴이 잘려서 나오는데 지원과 다투면서 수진의 감정이 격해져 얼굴조차 보여주기 싫다는 걸 드러내고 싶었죠.“

”제가 많이 어두워졌나봐요. 제가 이전에 연출한 단편영화 ‘검지손가락’은 풋풋한 남녀의 썸을 다뤘는데 이번 영화는 이별과 새로운 사랑의 시작을 이야기하잖아요. 그때 저의 감성과 지금 감성은 확연히 다른 것 같아요. 최근에 ‘검지손가락’을 다시 봤는데 오글거려서 못 보겠더라고요.(웃음) 저는 ‘리바운드’라는 용어처럼 한 사람과의 관계가 끝났을 때 다른 사람을 만나는 상황이 흥미로웠어요. 그 상황에 놓인 인물의 감정을 이야기로 풀고 싶었죠. 사람들이 봤을 때 수진이란 캐리거가 나쁘게 보일 수 도 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수진이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공감받고 싶었죠.“

자신이 첫 제작, 각본 참여작 ‘리바운드’를 누가 연출하고 누구에게 출연 제안을 할지 김소이는 고민이었다. 그는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의 주변엔 능력있는 아티스트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라즈베리필드 뮤직비디오 연출을 맡았던 성창원 감독이 ‘리바운드’에 참여했고 김소이와 가깝게 지내던 차영남, 이재민 배우가 적은 분량에도 김소이를 돕기 위해 나섰다. 김소이가 바라던 연출, 배우 라인업이 완성된 것이다.

”성창원 감독님과 이전에 같이 작업하면서 타고난 감각이 있으신 분이란 걸 느꼈어요. ‘감각 천재’였죠. 제가 노력해도 따라갈 수 없을 만큼 영상 감각이 뛰어나세요. 이번 영화를 기획하고 제작해야겠다고 마음 먹음과 동시에 성창원 감독님이 연출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감독님이 아니면 나올 수 없는 영상, 편집 스타일이 이 영화에 구현됐어요.“

”차영남 배우는 저와 연기 모임에서 만났어요. 같이 여러 번 연극을 했고 매주 모임에서 만나니 자연스럽게 캐스팅 제안을 하게 됐죠. 차영남 배우는 캐릭터 분석을 잘하고 자기 시나리오를 쓸 줄 아는 뛰어난 배우예요. 이번 영화에서 목소리만으로 관객들에게 감정을 전달해야하는 지원 역에 잘 어울릴 거로 판단했죠. 희석 역의 이재민 배우는 라즈베리필드 뮤직비디오에 출연했어요. 이재민 배우의 첫 뮤직비디오 출연이었죠. 희석은 지원과 다르게 수진이를 대할 때 나약하게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 점이 이재민 배우와 잘 맞다고 생각해 제안하게 됐죠.“

②에서 이어집니다.

사진=네임벨류스타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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