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콜라 등 외국산 원료와 수입 브랜드 일색인 국내 음료시장에서 최근 토종 식재료를 활용한 ‘한국형 음료’ 활약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뉴트로 열풍에 한국적인 먹거리가 재조명받고 있는데다 새로운 맛과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소비층 사이에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 업체에서는 국내 농산물로 만든 음료부터 고유의 식문화와 소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음료 등으로 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사진=하이트진로음료 제공

하이트진로음료는 국내산 검정보리를 활용해 전통 보리숭늉의 맛을 구현한 차음료 ‘블랙보리’를 선보이는 중이다. 100% 국내산 검정보리를 볶아 추출해 잡미와 쓴맛을 최소화하고 보리의 진한 맛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체내 수분 보충과 갈증 해소에 뛰어나며 카페인, 설탕, 색소가 들어있지 않아 연령대와 상관없이 누구나 건강하게 즐길 수 있다.

주 원료인 검정보리는 지난 2011년부터 농촌진흥청이 개발하고 산업화 추진 중인 보리 신품종으로, 일반 보리에 비해 항산화 물질인 안토시아닌을 4배 정도 함유하고 식이섬유가 1.5배 많아 보리 품종 중 최고 품종으로 꼽히고 있다.

사진=웅진식품, 푸르밀 제공

웅진식품은 ‘가을대추’를 업그레이드해 재출시한다고 밝혔다. ‘가을대추’는 지난 1995년 출시 직후 대추음료 열풍을 일으킨 웅진식품의 1호 음료 브랜드다. 이후 여러 음료 제조사들이 한국산 재료를 활용한 음료를 다양하게 출시하는데 기폭제 역할을 했다. 이번에 새롭게 나온 ‘가을대추’는 100% 국산 대추와 도라지를 사용했으며 대추를 통으로 오랜 시간 우려내 달달하고 깊은 맛과 향을 그대로 담았다. 패키지 디자인은 따뜻한 일러스트 느낌을 적용해 현대적 감각을 더했다.

푸르밀이 지난해 선보인 미숫가루 음료 ‘꿀이 든 미숫가루우유’도 소비자 반응이 좋은 제품이다. 현미, 대두, 보리, 흑미, 수수, 참깨 등 몸에 좋은 곡물에 국내산 꿀, 신선한 원유를 황금비율로 배합해 자연스럽고 뛰어난 맛이 특징이다. 미숫가루를 우유에 타는 번거로움을 없애 간편하고 시리얼과 함께 즐기기도 좋다. 패키지에는 미숫가루를 연상시키는 부드러운 베이지 색의 복고풍 디자인을 적용했으며 제품을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레시피도 함께 삽입했다.

사진=빙그레 제공

한국인에게 친숙한 건강 원료를 활용한 새로운 콘셉트의 액상 요구르트 제품도 등장했다. 빙그레는 최근 한국적인 향료와 전통적인 디자인을 결합한 액상 요구르트 ‘십장생’을 출시했다.

‘홍삼&마’는 대표적인 건강식품인 홍삼과 뮤신 성분이 들어있는 마를 활용한 제품이며 ‘복분자&노니’는 새콤달콤한 맛의 복분자와 현재 인기 열매로 각광 받고 있는 노니를 활용했다. 건강을 고려해 기존 자사 일반 요구르트(65ml 기준)보다 당을 30% 줄인 것도 특징이다. 또한 100ml당 10억 마리 이상의 프로바이오틱스를 담아 장 건강을 고려했으며 유산균 증식에 도움이 되는 프리바이오틱스도 넣었다.

사진=스타벅스코리아 제공

글로벌 커피전문점에서 개발한 한국형 음료의 선전도 주목할 만하다. 스타벅스는 지난 1월 이천에서 재배하고 수확된 햅쌀을 활용한 ‘이천 햅쌀 라떼’와 ‘이천 햅쌀 프라푸치노’를 출시했다. 기존의 커피에 이천에서 재배·수확한 햅쌀로 지은 밥을 넣은 음료로 커피를 마실 때 향긋한 원두의 향과 쫄깃하게 씹히는 이천 쌀의 구수한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이색적인 조합이지만 두 메뉴는 두 달 만에 100만 잔 판매를 돌파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천 햅쌀 라떼’는 스타벅스의 현지화 노력이 성공한 사례로,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바빠서 아침을 거르는 현대인들이 식사 대용으로 마실 수 있는 음료를 구상하던 중 ‘한국인은 밥심’이라는 말에 영감을 얻어 쌀이 들어간 음료를 개발했다.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