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사건에 대한 제주 경찰의 초동수사 부실이 지적됐다.

27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아내의 비밀과 거짓말 - 고유정은 왜 살인범이 되었나?'라는 부제로 '고유정 사건'을 다뤘다.

고유정 사건으로 제주도민들이 분노했다. 경찰이 고유정 전 남편의 시신을 발견하지 못하자 시민들이 “시신을 찾아내라”며 경찰서에 들이닥쳤다. 도민들은 초동 수사 부실을 지적하며 고유정 집안과 경찰과의 유착 관계를 의심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이 제주 동부경찰서에 해당 의혹에 대해 묻자 담당 경찰 8명이 집단 인터뷰에 나섰다. 경찰들은 “수사의 기본도 모르는 경찰로 매도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고유정 집안과의 유착관계에 대해선 “대답할 가치도 없다”고 밝혔다.

한편, 살해당한 강 씨의 차량을 발견하자마자 강 씨의 동생은 블랙박스를 먼저 확인했다. 그 결과 집과 회사만을 오가던 강 씨의 행적 중 유일하게 아들을 만나러 가던 마지막 순간이 남아 있었다. 실종 신고된 이후 경찰이 “실종자와 연락 주고 받은 것 있냐”고 묻자 고유정은 “문자 메시지가 있다”며 “저녁 8시쯤 헤어졌다”고 말한 바 있다.

왜 경찰은 고유정은 의심하지 않았을까. 경찰은 “고유정이 전화를 하면 꼬박꼬박 받았다”며 “아이까지 있는데 고유정을 의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학과 교수는 “자살로 추정해 실종자를 구하기 바빴기 때문에 관련자 모두가 용의자에서 빠졌다”며 “주의할 점은 모든 사람을 용의선상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찰은 부부싸움 흔적도 고유정의 문자 메시지와 일치한다고 파악했다. 해당 펜션에 다른 투숙객이 있어 내부를 확인할 수 없었고 CCTV도 모형이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당시 고유정의 휴대전화 위치를 파악한 결과 강 씨의 휴대전화가 마지막으로 꺼진 곳과 위치가 겹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그러나 고유정은 유유히 완도행 여객선에 몸을 싣고 제주를 빠져나갔다. 그리고 배 위에서 시체를 유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강 씨의 친구들은 “피의자 말만 듣고 피해자 동생의 말은 무시했다”며 그렇지 않았다면 고유정이 제주를 떠나기 전 검거할 수 있었을 거라 분노했다.

고유정은 “제주에서 완도로 가는 여객선에서 바다에 버렸다”고 진술한 데 이어 “김포시 아파트에서 쓰레기 수거함에 버렸다”고 했다. 제주 경찰은 고유정의 진술과 일치하는 CCTV 영상을 확보했기 때문에 내용물을 확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런데 CCTV 영상을 확인해보면 고유정은 차량에서 쓰레기 다섯 봉지를 가지고 나왔다. 강 씨의 동생은 피의자의 말만 믿고 다섯 봉지나 되는 쓰레기를 확인하지 않았다고 분노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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