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도지사의 현직 비서가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안 지사의 성폭력 사실을 낱낱이 고발했다. 특히 미투운동이 커다란 이슈로 부상했던 지난 2월 말에도 안 지사가 성폭력을 행사했다는 폭로가 이어져 충격을 자아냈다.

 

5일 JTBC 뉴스룸은 안희정 지사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현직 수행비서 김지은씨와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이날 '뉴스룸' 스튜디오에 출연해 인터뷰석에 앉은 김씨는 지난 8개월동안 4차례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고백하며 '미투 운동'에 동참했다.

먼저 손석희 앵커는 김씨에게 '위계에 의한 성폭력을 주장하는 이유'를 질문했고, 한참을 말을 잇지 못한 김씨는 "저한테는 처음부터 끝까지 '안희정 지사님'이었다"고 어렵사리 운을 뗐다. 김씨는 "지사님은 일을 할 때 네 의견을 달지 말라, 너는 나를 비춰주는 거울이다, 투명하게 살아라고 했다. 반문할 수 없었다. 늘 수긍해야 했다"고 덧붙였으며 "무조건 따라야 하는 상사였다. 동등한 관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여러번 신호를 보냈고, 한 선배가 눈치를 챈 뒤 내게 물어온 적도 있었다. 그때 사실을 이야기 했지만 아무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으며 "안지사 외에도 주변인들에게 성추행 당한 적 있다"고 고백했다.

김 씨는 지난해 7월 러시아 출장과 지난해 9월 스위스 출장 등 수행 일정 이후 성폭행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매일 얼굴을 봐야 하는데 어떻게 얼굴을 붉히나"라며 당장 거부하지 못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스위스에서 (성폭행 당했을 때) 거절했는데, 결국은…"이라고 말을 아끼더니 "제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거절) 표현은 했는데, 지사님은 그것을 알아들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폭로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냐는 손석희 앵커의 질문에는 "최근 안 지사가 저를 저녁에 불러서 '미투운동'에 대해 이야기했다"며 "'너에게 상처가 되는 건 줄 알게 됐다. 미안하다'고 하더라. 사과를 받아서 괜찮을 줄 알았는데, 또 다시 (성추행)했다. 그때 안 지사에게 벗어날 수 없겠구나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특히 김씨는 인터뷰를 오기 전까지도 안 지사를 비롯한 주변 인물들에게 연락이 왔다고도 밝혀 충격을 안겼다.

마지막으로 김씨는 "인터뷰 이후에 닥쳐올 수많은 변화들이 두렵다"고 토로했다. 이어 "저에게 그 누구보다 더 두려운 건 안희정 지사다. 오늘 이후에 없어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다.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건 '방송'이라고 생각했다. 국민들이 저를 지켜주셨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한편 안희정 지사 측은 이날 '뉴스룸'에 성폭력 고발과 관련 "수행 비서와 부적절한 성관계는 인정한다. 다만 합의에 의한 성관계였다. 강압이나 폭력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또한 조만간 공식입장을 내겠다고 덧붙였다.

 

사진 = JTBC '뉴스룸' 방송화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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