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케이블과 종편에서 기존 지상파가 다루지 못했던 다양성을 담아내며 시청자와 평단의 호평을 받고 있다. 지상파 역시 기존의 색을 유지하면서도 다각에서 발전을 꾀하며 시청자들의 채널 선택권이 날로 풍성해지고 있다. 그러나 내달 3일 열리는 제54회 백상예술대상의 왕좌가 모두에게 허락되지는 않는다. 어느 해보다 치열한 각 부문별 후보들을 살펴봤다.

 

♦︎ 드라마 작품상…지상파의 화법을 깬 '비밀의 숲' '미스티' '마더'
 

TV 부문은 작품성과 대중성 모두를 다 잡은 완성도 높은 후보작이 즐비하다. 특히 올해 드라마 작품상에 이름 올린 ‘비밀의 숲’과 ‘미스티’는 극의 호흡을 이끌고 나가는 신인 작가들의 세련된 필력이 눈길을 끈다. 단순히 숫자만 놓고 봤을때 지상파인 KBS 2TV ‘쌈, 마이웨이’와 ‘황금빛 내 인생’이 시청률 면에서 우세하다. 하지만 tvN '마더' '비밀의 숲’. JTBC ‘미스티'가 기존 드라마의 화법을 깨고 장르물의 새 지평을 연 만큼 수상에 대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특히 평단과 시청률, 화제성 면에서 지상파를 위협하는 파급력을 보여줬다는 점에 있어 종편과 케이블 채널 드라마의 수상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 예능 작품상…일상성 중심 힐링 콘텐츠 '나 혼자 산다' '효리네 민박' '윤식당'
 

예능 작품상 부문은 MBC '나 혼자 산다' 채널A '도시어부' MBC에브리원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tvN '윤식당2' JTBC '효리네 민박'이 최종 후보로 결정됐다. 채널A와 MBC에브리원의 작품이 최종 후보에 오르며 콘텐츠 생산 플랫폼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나 혼자 산다’를 제외한 최종후보들은 여행, 즉 힐링을 화두에 두고 있다. ‘윤식당2’와 ‘효리네 민박’은 기존의 예능인들 대신 가수, 배우를 기용해 ‘웃기기’보다 ‘일상성’에 초점을 맞추며 큰 사랑을 받았다.

 

♦︎ 남자 최우수 연기상…조승우 무관왕 설움 씻을까?
 

 

최우수 연기상 부문 최종후보는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MBC ‘역적’의 김상중, KBS 2TV ‘쌈, 마이웨이’ 박서준, MBC ‘돈꽃’ 장혁, tvN ‘비밀의 숲’ 조승우, KBS 2TV ‘황금빛 내 인생’ 천호진이 경합한다. 특히 조승우는 tvN 자체 연말 시상식이 없어 드라마의 화제성에 비해 쓸쓸한 연말을 보내야 했다. 김상중, 박서준, 장혁, 천호진이 각 방송사의 연기대상, 혹은 최우수상을 거머쥔 만큼 백상예술대상에서는 3년 만에 드라마로 복귀한 조승우의 수상을 조심스레 기대해 본다.

 

♦︎ 여자 최우수 연기상…누가 받아도 이견이 없는 배우
 

 

여자 부문 역시 쟁쟁한 배우들이 이름을 올린 가운데 신예 신혜선이 눈길을 끈다. KBS 2TV ‘황금빛 내 인생’을 통해 주연급으로 우뚝 선 신혜선은 ‘사의 찬미’ 출연을 결정하며 빠르게 차기작에 들어갔다. 하지만 김남주, 김선아, 김희선, 이보영이라는 굵직한 배우들의 수상에 조금 더 무게가 기운다. 가장 최근에 종영을 맞이한 JTBC ‘미스티’의 김남주는 카리스마 앵커 고혜란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시청률 면에서 크게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tvN ‘마더’의 이보영은 절절한 모성애 연기를 선보이며 칸 국제시리즈 페스티벌에 아시아 대표로 초청되는 영예를 안았다.

 

♦︎ 남자 조연상…박호산vs봉태규vs유재명 캐릭터 풍년

 

올해 TV부문에는 조연상이 신설됐다.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 박호산, SBS ‘리턴’ 봉태규, KBS 2TV ‘쌈, 마이웨이’ 안재홍, tvN ‘비밀의 숲’ 유재명, JTBC ‘품위있는 그녀’ 정상훈이 후보로 올랐다. 조연상 후보들의 특징은 드라마 속에서 주연만큼이나 사랑받은 캐릭터를 연기했다는 점이다. 박호산과 유재명은 각기 결이 다른 캐릭터를 연기했지만 오랜 무대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배역을 주조연급으로 부각시켰다. 모처럼 안방 극장에 돌아온 봉태규 역시 파격적인 악역으로 ‘인생캐릭터’라는 호평을 받았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배우가 많은만큼 공동수상에 무게가 실린다.

 

♦︎ 여자 조연상…전혜진vs라미란 입체감 살린 열연
 

믿고 보는 여배우들의 활약 역시 눈여겨볼 지점이다. KBS 2TV ‘황금빛 내 인생’ 나영희, tvN ‘부암동 복수자들’ 라미란, KBS 2TV ‘쌈, 마이웨이’ 송하윤, SBS ‘키스 먼저 할까요’ 예지원, JTBC ‘미스티’ 전혜진 모두 뛰어난 연기력으로 입체적인 캐릭터를 시청자들에게 선사했다. 특히 ‘부암동 복수자들’ 외에도 다수의 작품에서 감초같은 역할을 보여준 라미란, ‘미스티’에서 고혜란이라는 강한 캐릭터에도 십분 존재감을 발휘한 전혜진에게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 신인상…이규형 박해수 중고신인들의 난
 

생애 한 번 뿐인 신인상의 영광이 누구에게 갈 지도 관심사다. 우선 신인상의 연령대가 폭넓게 구성됐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tvN ‘마더’를 통해 가정폭력에 노출된 혜나 캐릭터를 성인연기자들 못지 않은 절제된 감정 연기로 그려낸 허율이 최연소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연극 무대부터 기반을 닦아온 중고신인 박해수는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주연을 맡아 열연을 펼치며 최고령 후보가 됐다. tvN ‘비밀의 숲’과 ‘슬기로운 감빵생활’로 이름을 알린 이규형은 올해 누구보다 활발한 활동을 보여줘 수상 가능성이 높게 점처진다. 이외에도 KBS 2TV '학교 2017’ 김정현 김세정, SBS ‘사랑의 온도’ 양세종, OCN ‘구해줘’ 우도환, SBS ‘언니는 살아있다’ 김다솜, JTBC '그냥 사랑하는 사이’ 원진아가 후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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