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더 이상 단순히 먹고 자는 생존의 공간이 아니다.
 
특히 요즘 1인가구 및 싱글족에게 집은 좀 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이들에게 집은 휴식의 공간이자 생산성을 높이는 공간이며 자신의 경험과 가치관, 라이프스타일이 고스란히 녹아 들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나타내는 공간이기도 하다.
 
남들보다 조금 빠르게 그리고 좀 더 색다르게 홈 디자이닝을 시도하는 싱글족이라면, 지난 4월에 열린 밀라노 가구 박람회 트렌드를 참고하는 것도 좋겠다. 
 
파리 메종 오브제 박람회, 쾰른 국제가구박람회와 더불어 세계 3대 가구 박람회라고 불리는 밀라노 가구 박람회(Salone del Mobile. Milano 2018)는 190여개국, 1800여개 업체가 참가한다.
 
이 박람회에서 6일간 선보인 가구와 인테리어 콘셉트들은 전세계적으로 한 해를 이끌어갈 트렌드가 되기도 한다. 
 
올해 밀라노에선 어떤 가구들이 대세를 이뤘는지 4가지 트렌드로 정리했다. 이미지와 도움말은 트렌디한 가구들을 VR과 AR로 실내에 배치할 수 있도록 해 주는 3D 공간데이터 플랫폼 어반베이스가 제공했다. 어반베이스는 ‘Urbanbase AR’ 앱을 통해 밀라노 가구 박람회에서 선보인 가구들을 3D로 체험해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올해 밀라노 가구 박람회에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의 2배를 훨씬 웃도는 43만여 명이 방문, 전세계적으로 높아진  홈디자이닝에 대한 관심을 입증했다. 
 
 
호텔처럼 꾸며 놓은 블루 톤의 침실 콘셉트. 사진=어반베이스
★자랑하고 싶은 나만의 인테리어 존, ‘소확행 스팟’
 
집의 모든 곳이 하나의 콘셉트 아래 조화를 잘 이룬다면 좋겠지만, 시간과 비용의 문제로 대개 한계에 부딪힌다. 때문에 다른 공간에서는 힘을 좀 빼더라도 어느 한 곳은 마치 쇼룸에 있는 마네킹처럼 완벽한 핏(fit)을 자랑하는 나만의 인테리어 존, 자신의 취향과 선호가 확실하게 녹아있는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 스팟’을 만드는 이들이 늘고 있다.
 
우리가 흔히 ‘집스타그램’을 통해 보는 각양각색의 사진들은 대부분 개개인의 인테리어 존이다.
 
붉은 톤으로 과감하게 꾸민 침실. 사진=어반베이스
 
밀라노 박람회에서 스팟별로 특징을 보면 침실은 부티크 호텔처럼, 거실은 카페처럼 꾸민 곳들이 많았다. 침실의 경우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하얀 바탕의 침실이 아닌 개성 있는 컬러와 간접조명으로 아늑함을 보다 극대화했고, 거실은 공간 활용성이 높은 의자와 테이블을 사용해 카페 한켠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지향했다.
 
 
심플하지만 카페처럼 아늑하게 꾸민 거실. 사진=어반베이스
 
★집인 듯 아닌 듯, 집에서 느끼는 ‘휴양지 감성’
 
먼 곳으로 떠나지 않고 집에서 여유로운 휴가를 보내는 자발적 ‘스테이케이션(Stay+Vacation)’족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휴양지의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는 가구와 소재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휴양지의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라탄 소재를 비롯한 다양한 아이템. 사진=어반베이스 
과거에는 주로 공예용 가구나 바구니를 제작하는 데 쓰였던 ‘라탄(Rattan)’ 소재는 조명부터 의자, 침대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 자연친화적이면서 시원한 느낌을 주고 있다. 나무 소재이기 때문에 다른 직물이나 재질과도 잘 어울려 높은 활용도가 돋보인다.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행잉 체어’에 다양한 톤의 쿠션을 무심한 듯 배치해 놓거나 아웃도어용 ‘선베드’를 배치해 이국적인 느낌을 배가시킨 공간이 눈에 띈다.
 
★작지만 충분한 포인트, ‘체어의 반란’
 
의자를 단순히 앉는 도구로만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의자는 부피가 큰 소파나 책상에 비해 작고 심플한 가구이지만 컬러와 패턴, 배치 공간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최적의 인테리어 아이템이다.
 
밀라노 박람회에서도 이색적인 컬러와 형태를 강조한 의자들이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보라, 빨강 등 흔히 ‘눈을 어지럽힌다’는 이유로 인테리어로는 금기시됐던 화사한 컬러의 의자들이 대거 등장, 조명 또는 콜라보레이션 아이템에 따라 얼마나 다른 느낌을 낼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줬다. 
 
팝아트 느낌의 디자인부터 과감한 컬러까지 다채로운 밀라노 박람회의 의자들. 사진=어반베이스
 
집의 메인 컬러가 화이트, 그레이 같은 무채색이라면 포인트 아이템으로 사용하기 좋을 다소 익살스러운 의자들이 눈길을 끈다.
 
 
★어디든 빠지지 않는 ‘그리너리’ 
 
글로벌 색채 전문 기업 팬톤은 2017년 올해의 컬러로 ‘그리너리(Greenery)’를 꼽으며 ‘바쁜 일상 속에 사는 현대인에게 희망을 상징하는 색’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그 이후로 유통, 패션, 뷰티 등 다양한 업계에서 그리너리를 감각적으로 캐치한 상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이번 밀라노 박람회에서도 대부분의 브랜드가 가구는 물론 소품, 백그라운드 컬러로 그리너리를 활용하며 대세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과감한 플랜테리어가 적용된 침실. 사진=어반베이스
 
그리너리의 활용도가 가장 높은 가구는 단연 소파였다. 잠자기 전까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 거실, 그 안에서도 소파인 만큼 톤 다운된 그린 컬러의 소파들은 안정감과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역할을 했다. 식물을 모티브로 책장, 선반 등에 올려, ‘플랜테리어’를 통한 그리너리 무드를 연출하기도 했다.
 
그리너리 컬러가 들어간 소파와 플랜테리어의 예시. 사진=어반베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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