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집에서 방금 쪄온, 김이 모락모락 나는 떡을 싫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문제는 밥과 마찬가지로 포만감이 대단한 탓에 항상 남는 떡이다. 남은 떡은 냉동실의 단골 손님이다. ‘언젠가 먹어야지’ 하고 냉동실에 넣어둔 떡이 잊고 있던 사이 유통기한을 훌쩍 넘긴 경험은 많은 이들이 가지고 있다. 

냉동실에만 넣어두면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다가 나중에 한꺼번에 버리는 사태를 피하려면, 나중에 먹을 것을 미리 염두에 두고 보관과 해동 과정을 거쳐야 한다.

처음에 보관할 때부터 잘 해두고, 적절한 방법으로 조리하면 아까운 떡을 음식물쓰레기로 만들지 않고 다 먹을 수 있다.

 

사진=flickr

 

★인절미

찰떡 종류의 대표 주자인 인절미는 말랑말랑한 식감으로 가장 대중적인 떡이다. 먹다 만 인절미는 굳기 전 말랑한 상태에서 한 번 먹을 양만큼만 비닐팩에 넣어 곧바로 냉동한다. 해동할 때는 먹기 몇 시간 전에 미리 실온에 꺼내 천천히 녹게 해야 원래의 맛이 유지된다. 

해동된 인절미는 아무래도 금방 쪘을 때보다는 맛이 떨어지는데, 이럴 때는 팬에 기름을 살짝 두르고 양면을 부치듯이 구운 뒤 꿀에 찍어 먹으면 다시 맛있게 먹을 수 있다. 

급하다고 인절미를 그냥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흐물흐물하게 퍼져버려 먹기 힘들다. 이럴 땐 식빵 위에 인절미를 올리고 1분 정도 충분히 전자레인지에 조리한 뒤 연유, 버터, 꿀 등을 추가하면 쭉 늘어나는 식감의 ‘인절미 토스트’가 돼 훨씬 맛있다. 

 

★찹쌀떡

흰 찹쌀로 된 떡 안에 달콤한 팥 앙금이 들어있는 찹쌀떡은 많은 이들이 좋아한다. 인절미와 마찬가지로 찰떡류이므로, 말랑말랑할 때 먹을 만큼씩만 나눠서 지퍼팩에 넣은 뒤 급속 냉동시킨다. 

여유 시간을 두고 실온에 꺼내 놓으면 자연스럽게 녹으면서 원래 상태에 가깝게 돌아온다.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퍼져서 원래 모양을 잃을 수 있으니 쓰지 않는 편이 낫다. 상하지는 않았지만 굳어버렸을 때는 밥솥에 넣어 두면 어느 정도 먹을 수 있는 상태가 된다. 단 겉의 보송보송한 가루와 촉감은 포기해야 한다.  

최근에는 아예 냉동 상태로 판매되는 찹쌀떡도 많이 나오고 있다. 냉동실에 보관하다가 먹고 싶을 때마다 몇 개씩 꺼내서 실온 해동 뒤 먹으면 되므로 편리하다. 

★백설기

인절미나 찹쌀떡처럼 찹쌀이 들어간 찰떡과 멥쌀이 주원료인 멥쌀떡은 다소 차이가 있다. 크게 나눠 찰떡류이면 찜통을 피하고 자연해동만 하며, 멥쌀떡이면 찜통이나 밥솥에 넣어 찌는 효과를 준다고 생각하면 쉽다. 그리고 떡의 종류에 따라 전자레인지에 살짝 돌리거나 굽는 등 변화를 주면 된다. 

하얗고 포슬포슬한 식감이 있는 백설기는 멥쌀떡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데, 찜통에 찌면 망가져버리는 찰떡과 달리 백설기 같은 멥쌀떡은 오히려 해동 뒤 찌는 것이 가장 쉽게 원상복구하는 방법이다. 

다른 떡과 마찬가지로 말랑말랑할 때 한 번 먹을 만큼만 랩이나 비닐 팩에 싸서 냉동하고, 자연해동 뒤 찜기에 살짝 찐다. 더 쉬운 방법은 자연해동한 뒤 밥솥에 넣어두는 것이다. 밥솥의 김을 통해 수분을 흡수해 금방 찐 것처럼 맛있어진다. 

해동 뒤 전자레인지에서 데울 수도 있는데, 그냥 돌리지 말고 작은 종지에 물을 담아 같이 돌리면 수분이 날아가 퍽퍽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가래떡과 떡볶이 떡. 사진=flickr

 

★가래떡/절편

가래떡 역시 멥쌀떡이다. 그렇지만 백설기와 달리 달지 않은 가래떡은 밥솥에 넣었다가 그대로 먹기에 적당하지 못하다.

떡국 떡 용도로 채썰어서 1회분씩 나눠 냉동 보관하다가 국물을 끓였을 때 그대로 넣고 떡국을 만드는 것이 첫 번째 방법이다. 두 번째는 굽는 것인데, 가래떡을 통째로 얼렸다면 한 가닥씩 떼어서 구워 먹는 것이 정석이다. 오븐에 20분 가량 구우면, 겉은 바삭한 느낌에 안쪽은 쫄깃한 가래떡 구이가 된다. 냉동 상태에서 그대로 오븐에 넣어 구워도 되므로 편리하다.

오븐이 없다면 기름을 두른 팬에서 약불로 천천히 구워도 되는데, 시간이 다소 많이 걸린다. 모양만 다른 절편도 조리 방법은 같다. 

 

★송편

추석 명절음식의 대표 주자인 송편도 멥쌀떡이다. 다른 멥쌀떡과 마찬가지로 전자레인지보다는 찜기에 쪄야 맛있다. 먹을 만큼 나눠 비닐팩, 랩 등으로 싼 뒤 냉동 보관하고, 실온 해동한 뒤 찜기에 쪄 먹는 것이 정석이다.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식감이 떨어지고 앙금이 흐트러질 수 있으니 피하는 편이 좋다. 

송편을 많이 만들어두고 자주 먹고 싶다면, 빚어둔 송편을 찌지 않고 그대로 냉동보관하는 방법도 있다. 이렇게 보관하면 필요할 때 꺼내서 냉동 상태로 그대로 쪄서 먹고, 항상 금방 쪄낸 떡을 먹는 식감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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