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가 존재감을 입증하는 건 큰 흥행작이 아니라 촘촘하게 쌓아올린 연기력이 빛을 발할 때 아닐까. 장영남은 어느 작품에 나와도 존재감이 눈에 띄는 배우다. 비중의 크기에 구애되지 않는다.
 

장영남이 영화 ‘나와 봄날의 약속’을 통해 ‘작은 영화’에 도전했다. 들어오는 작품 수가 적은 것도 아니지만 과감하게 시나리오를 선택했다.

영화에서 장영남은 일탈을 꿈꾸는 주부를 연기한다. 그리고 그 욕망은 영화적 상상력으로 폭발한다. 다소 난해한 시나리오일 수 있지만 이번에도 장영남은 연기력으로 이를 매끄럽게 관객에게 전달했다.

연기파 배우라는 수식에 대해 묻자 그는 “그런 수식이 좋기는 해요. ‘내가 이렇게 감사하고, 좋은 표현을 가져도 되는 거야?’ 싶다가도 위안이 되고, 힘도 되요”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런 시선에 경계심도 느끼고 있었다. 장영남은 “그런 표현들이 저를 잠식시키기도 하는 거 같아요. 아무래도 그런 수식어를 붙여놓으면 보시는 분들의 기대치도 높아질테고, 그 기대치에 못 미치면 밑으로 떨어질 일 밖에 없잖아요”라고 진지한 고민을 전했다.

장영남은 “연기파라는 수식어가 아니어도 제 색깔을 가지고 가면 될 거 같아요. 사실 정해져 있는 건 재미가 없어요. 다양한 걸 잘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오래하고 싶어요”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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