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오는 10월 4일부터 13일까지 영화의전당, CGV 센텀시티, 롯데시네마 센텀시티, 메가박스 해운대 등 5개 극장 30개 스크린에서 개최된다.

올해 상영작은 79개국 323편이다. 국적과 장르, 개성이 각양각색이니 골라 보는 재미는 보장됐다. 내 입맛에 꼭 맞는 영화를 보려면 목록을 잘 살펴야 한다. 323편 중 섹션별로 한 편 씩 골라 소개한다. 추천된 작품 외에도 수작은 넘쳐 나니 부산국제영화제 홈페이지를 꼼꼼히 살펴 보자.

 

개막작과 폐막작 - '뷰티풀 데이즈' (윤재호 감독), '엽문 외전' (원화평 감독)

개막작과 폐막작은 영화제의 백미다. 개막작인 '뷰티풀 데이즈'는 아픈 과거를 지닌 채 한국에서 살아가는 여자와 14년 만에 그녀를 찾아 중국에서 온 아들, 그리고 마침내 밝혀지는 그녀의 숨겨진 진실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작품은 이나영의 6년만의 복귀작으로 제작단계부터 관심을 집중을 받았다.

폐막작 '엽문 외전'은 홍콩 정통무술영화를 세계적으로 알린 원화평 감독의 최신작이다. 엽문에게 패배한 뒤 영춘권을 잊고 아들과 함께 식료품 가게를 하며 평범하게 살아가던 장천지는 우연히 삼합회에게 쫓기던 줄리아를 도와준다. 삼합회는 복수심에 장천지의 집에 불을 내고 간신히 빠져 나온 장천지는 어쩔 수 없이 당분간 줄리아의 집에서 지내게 된다. 그러나 삼합회에게 주변 사람들이 죽임을 당하자 더는 참지 못하고 정의를 위해 마약왕과 최후의 결전을 벌이기로 결심한다.

 

갈라 프레젠테이션 -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 (장률 감독)

갈라 프레젠테이션은 동시대 거장 감독들의 신작 및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화제작을 상영하는 섹션이다. 이 중 장률 감독의 '군산: 거위를 노래하다'는 박해일과 문소리를 비롯해 박소담, 정진영 등 여러 배우의 개성적인 연기를 볼 수 있는 작품이다. 군산에서 엇갈리는 네 남녀의 사랑을 중심으로 도시의 여러 모습과 그 이면을 비춘다.

 

아시아영화의 창 - '알파' (브릴란테 멘도자 감독)

아시아영화의 창은 다양한 시각과 스타일을 지닌 아시아 영화 감독들의 신작 및 화제작을 소개하는 섹션이다. '알파'는 브릴얀테 만도사의 범죄 스릴러 영화로, 두테르테 대통령이 마약전쟁을 선포한 필리핀의 현재를 배경으로 한다. 여러 범죄 장면 등 긴장감 넘치는 연출로 관객을 몰입시킨다.

 

뉴 커런츠 - '선희와 슬기' (박영주 감독)

아시아 영화의 미래를 이끌 신인 감독들의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장편들의 경쟁 부문 뉴 커런츠에서는 여성 서사가 돋보인다. 그 중 '선희와 슬기'는 자신에게 무관심한 부모를 대신해 학교 친구들의 관심을 얻고 싶어 하는 여고생 선희의 이야기를 담는다. 선희는 사소한 계기로 시작한 거짓말이 점점 커지자 따돌림을 당하고 위기에 몰린다.

 

한국영화의 오늘 - '허스토리' (민규동 감독)

한국영화의 오늘은 상업영화와 예술영화, 블록버스터에서 독립영화까지 망라하여 한국영화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대표적인 영화들을 선보이는 섹션이다. '허스토리'는 위안부라는 소재를 자극적이지 않게 풀어내면서 피해자들을 주체적으로 그려낸 가운데 대중적인 재미까지 고려한 작품이다. 김희애를 비롯해 김해숙, 예수정, 이용녀, 문숙, 김선영 등 중년 여성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다.

 

한국 영화 회고전 -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 (이장호 감독)

한국영화사에 한 획을 그은 특정 감독이나 의미 있는 주제의 회고전을 통해 한국영화사를 재조명하는 장 한국 영화 회고전이 올해는 이장호에 주목했다.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는 감독의 후기 걸작으로 손꼽힌다. 이제하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해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살린 영화다. 이보희가 1인 3역을 해 주인공 남자가 만나는 세 명의 여자로 분하는 게 특징이다.

 

월드 시네마 - '행복한 라짜로' (알리체 로바허 감독)

세계적인 거장과 중견 작가들의 신작 및 유수 국제영화제 수상작을 포함하여 한 해 비아시아권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을 소개하는 섹션, 월드 시네마다. 알리체 로바허 감독의 '행복한 라짜로'는 상상력과 신비로움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 시골 마을 청년 라짜로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사회에 대한 냉철한 비판의 시선을 보낸다.

 

플래시 포워드 - '소피아' (메리엠 벤바레크 감독)

플래시 포워드는 창적이고 실험적인 감각과 예술로서의 영화에 대한 뚜렷한 작가의식을 보여주는 비아시아권 감독들의 신작을 소개하는 섹션이다. 메리엠 벤바레크 감독의 '소피아'는 칸 영화제 주목할만한시선 초청작이기도 하다. 예상치 못한 임신과 출산을 겪은 소피아의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는 남성 중심의 불평등한 사회에 저항하며 주인공의 주체적 삶을 응원한다.

 

와이드 앵글 - '푸난' (도니 도 감독)

애니메이션이나 단편 영화, 다큐멘터리에 관심이 많다면 와이드 앵글 섹션에 주목해야 한다. 도니 도 감독의 애니메이션 장편 영화 '푸난'은 전쟁이라는 비극과 가족이라는 희망에 대해 이야기한다. 2018년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장편부문 대상을 받았다.

 

오픈 시네마 - '안녕, 티라노: 영원히, 함께' (시즈노 코분 감독)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신작 및 국제적인 관심을 모은 화제작을 상영하는 오픈 시네마는 올해도 다수의 수작을 품고 있다. '안녕, 티라노: 영원히 함께'는 사카모토 류이치 감독이 음악을 맡으면서 기대를 모으는 중이다. 육식을 하지 않는 육식공룡과 날지 못하는 익룡이 만나 우정을 나누며 감독을 전한다.

 

특별기획 프로그램 - '엘류테리아의 꿈' (렘톤 시에가 주아솔라 감독)

특별기획 프로그램은 매해마다 그 해의 특별전을 기획하여 선보이는 부문이다. 올해는 필리핀 특별전이다. '엘류테리아의 꿈'은 가난한 어촌 마을의 테리야가 빚더미에 앉은 가족을 구하기 위해 늙은 독일 남자와 결혼하려 여행을 떠나는 과정을 비춘다. 선택의 기로에 선 테리야의 표정은 시선을 강하게 사로잡는다.

 

미드나잇 패션 - '아틱' (조 페나 감독)

작품성과 오락성을 겸비한 호러, 사이언스 픽션, 컬트 영화 들을 신작 위주로 소개하는 부문인 미드나잇 패션 역시 매해 인기다. 조 페나 감독, 매즈 미켈슨 주연의 '아틱'은 오랫동안 북극에서 고립 생활을 하는 남자의 이야기다. 언제 구조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남자는 캠프에 남을지 모험을 떠날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 북극의 풍광과 가혹한 자연 환경이 압도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부산 클래식 - '패왕별희' (첸 카이거)

올해 신설된 부산 클래식 섹션은 그 예술적 성취로 영화사적으로 큰 의미를 가진 총 13편의 작품을 소개한다. '패왕별희'는 중국 5세대를 대표하는 첸카이거 감독의 1993년 작품이다. 문화대혁명을 겪은 감독은 경극 무대와 폭력의 시대를 엮어 기묘한 아름다움을 만들어낸다. '패왕별희'는 중국 영화의 클래식으로 불린다.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