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홀의 ‘그림자’를 사상 처음으로 관측하는데 성공했다.

10일 국내 천문학자를 포함한 사건지평선망원경(이하 EHT) 연구진이 거대 은하 ‘M87’ 중심부에 있는 블랙홀 관측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사진=Event Horizon Telescope Collaboration 제공

블랙홀 영상을 포착하기 위해 EHT 연구진은 국제 협력을 통해 구축한 지구 크기의 거대한 가상 망원경을 사용했다.

지금까지 블랙홀은 과학적으로 존재했지만 누구도 본 적이 없는, 상상의 영역에 있었다. 18세기 블랙홀 개념이 처음 세상에 나온 뒤에도 지금까지 관측이 이루어진 적은 한번도 없었다.

블랙홀은 중력이 강해 빛도 빠져나올 수 없는 천체. 때문에 블랙홀을 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EHT 연구진은 블랙홀의 안과 밖을 연결하는 경계지대인 '사건의 지평선'(horizon of event)을 관측하며 미지의 영역에 다가섰다.

‘블랙홀의 그림자’는 블랙홀에 의해 왜곡된 빛이 블랙홀 윤곽을 가리킨다. 블랙홀의 그림자를 알면 사건의 지평선 크기를 가늠할 수 있고, 블랙홀 크기와 질량을 계산하는 것도 가능하다.

변도영 한국천문연구원 박사는 "지금껏 블랙홀을 이론적으로 예상했고 존재에 대해서도 간접적으로 얘기해 왔지만, 블랙홀의 존재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EHT 프로젝트 총괄 단장인 미국 하버드 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센터 셰퍼드 도엘레만 박사는 "불과 한 세대 전만 해도 불가능하리라 여겨졌던 일을 이뤄냈다"며 "지난 수십 년간 기술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세계 최고 성능의 전파망원경을 연결해 블랙홀과 사건의 지평선 연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저작권자 © 싱글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