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꿈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한다. 특히 자신의 미래를 위해 직업, 진로를 결정하는 젊은 세대라면 더 그렇다. ‘국도극장’은 아메리칸 드림처럼 ‘서울 드림’을 꿈꾸다 실패한 한 남자를 통해 앞으로 현재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묻는다.

‘국도극장’은 법대 출신 기태(이동휘)가 서울에서 고시 준비를 하다가 어머니가 편찮으시다는 말을 듣고 고향으로 내려와 겪는 이야기를 담았다. ‘국도극장’은 ‘아메리카 드림’처럼 ‘서울 드림’을 꿈꾸는 젊은이들의 힘든 현실과 고향에서 자식들을 걱정하는 어른들의 안타까운 모습들을 담아냈다.

영화 속 배경이 된 벌교와 보성 그리고 순천. 서울에서 버스를 타고 오면 4~5시간 정도 걸리는 곳이다. 그리고 국도극장은 멀티플렉스 시대에 뒤떨어져 과거의 추억들이 남아있는 옛날 극장이다. 이런 장소들은 옛날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하지만 현재와 거리가 멀기도 하다. 영화는 서울에서 살다온 기태를 이곳에 불러들여 이질감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건 ‘희망’이었다. 기태가 아픈 어머니를 뒤로하고 서울로 다시 올라가 자신의 꿈을 이루려고 하지만 가족을 쉽게 버리진 못했다. 그곳에서 동창 영은(이상희)을 만나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려고 하면서 그 마음을 더욱 커진다. 서울이 꼭 젊은 세대들의 답일까? 영화는 ‘No’라고 말하며 자기 자신이 있는 곳에서도 충분히 희망이 있고 미래를 위해 꿈을 키워갈 수 있다는 걸 알려준다.

기태와 영은 캐릭터가 흥미롭다. 기태는 서울에서 실패해 고향으로 내려왔고 영은은 고향에서 4~5개 이상 아르바이트를 하며 가수의 꿈을 이뤄내기 위해 서울로 향한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에 묘한 기류가 흐르면서 다른 길을 택한 캐릭터들이 하나로 합쳐지는 느낌을 받게 해준다.

기태의 마음을 흔들어놓는 인물이 또 한명 있다. 바로 국도극장 오실장(이한위)이다. 두 사람은 같이 담배를 피면서 서로의 과거, 감정을 털어놓는다. “서울은 이제 싫어요. 정말 외로운 곳이에요”라는 대사에서 알 수 있듯 기태는 성공하기 위해선 서울로 향해야하지만 마음만은 고향에 있는게 편하다는 걸 말한다. 이에 오실장은 그 편안함을 제공하는 존재이자 외로움을 달래주는 캐릭터다.

영화의 메시지를 관객에게 전달하기 위해 캐릭터들을 아주 잘 사용한 전지희 감독의 능력은 훌륭했다.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온 젊은 사람들의 감정을 잘 이해한 점도 눈에 띄었다. 이동휘, 이상희, 이한위 등 배우들의 합도 영화를 보는 재미 중 하나다. 러닝타임 1시간 46분, 12세 관람가, 올해 하반기 개봉 예정.

# ‘국도극장’ 상영일정이 궁금하다면?

5월 5일 오전 10시 30분 CGV전주고사 1관(GV)
5월 8일 오후 6시 CGV전주고사 7관

사진=전주국제영화제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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