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이화영화제(EFF)가 5월 30일부터 6월 1일까지 이화여자대학교 교정에서 개최된다.

2018년에 시작돼 올해로 두 돌을 맞은 이화영화제는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드문 대규모 야외 상영 영화제로서 풀벌레 소리 가득한 녹음(綠陰)과 함께 이화의 교정 곳곳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다양한 영화와 미디어아트를 상영하는 특별한 프로그램이다.

숲과 영상, 그리고 관객들의 목소리가 어우러져 역동적이고 자유로운 축제가 펼쳐질 이화영화제는 2001년 이래 11회째 개최되는 ‘이마프 EMAP: 이화 미디어아트 국제전’과 함께 열릴 예정이다. 이화영화제 2019는 ‘eco echo’라는 타이틀 아래 ‘환경’을 주요 테마로 구성해 변화를 외치는 작은 목소리들을 포착한다. 해당 타이틀은 사회라는 거대한 환경 속에 묻혀버린 작은 목소리들이 다시 모여 커다란 메아리가 되기를 바라는 염원이 내포돼있다.

이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자연 환경, 여성을 둘러싼 환경, 그리고 작은 영화들의 환경에 대한 이야기들을 다양한 시각으로 풀어나가려는 시도다. 이화영화제는 영상예술의 저변을 넓힌다는 기획 아래 국내외 유명 영화들을 초청, 상영하고 영상문화의 역사를 조망한다.

이화영화제 2019는 ‘메인테마섹션’ ‘여성영화섹션’ ‘서울환경영화제 특별전’ ‘작은 영화의 함성’ ‘센스스크린: 오감자극’ ‘듀얼스크린: 데코(D-echo)’으로 구성된 6개의 섹션에 10개의 스크린을 설치해 진행된다. 자연과 예술, 그리고 사람이 조화를 이루는 경험의 장인 5월의 이화 정원에서 커져가는 변화의 목소리가 많은 관객들에게 닿아 우리 사회에 의미있는 방점을 찍는 것을 기대해본다.

ECC 밸리에서 진행되는 메인테마섹션은 ‘7 Billion-aire’ ‘diaspora’ ‘자본주의의 식탁’이라는 세가지의 소주제를 바탕으로 선정된 9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상영작은 교내 영화 동아리 ‘시네마떼끄’를 중심으로 이화여대 재학생들의 심층적인 세미나를 통해 선별됐으며 각각의 소주제들은 경제활동, 재개발과 난민 등 사회 이슈, 동물권이라는 이야기를 담아낸다. 드넓은 ECC 밸리에 설치된 초대형 스크린에서 상영작을 만나볼 수 있다.

매회 주목할 만한 여성 영화인을 조명하는 여성영화섹션에서는 작년의 ‘변영주 감독 특별전’에 이어 올해 ‘영화인 문소리 특별전’과 ‘누에 꿈틀사’가 진행된다. ‘영화인 문소리 특별전’에서는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통해 국내외 영화계에서 훌륭한 연기력을 인정받은 영화인 문소리가 ‘여배우’라 불리는 삶을 자전적으로 담아낸 영화 ‘여배우는 오늘도’를 통해 감독으로 첫 발을 내딛는 과정을 담아내고 있다.

교내 영화패 ‘누에’가 필름을 복원하는 ‘누에꿈틀사’에서는 한국영화사 100주년을 맞이해 여성 영화인이 드물었던 시대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활동해온 이화의 비전공 영화인들의 작품을 복원해 상영한다. 1984년 현 비단길 제작사 김수진 대표가 창단한 영화패 ‘누에’는 여성 영화감독이 거의 전무했던 시절 이화의 비전공생들이 모여 직장을 가진 주부, 철거 지역의 빈민 아동, 도시 빈민 여성, 동성애, 페미니즘 등을 주제로 사회 현실의 모순을 통찰력 있게 꼬집는 영화들을 제작했다. 그 명맥을 이어받아 현재 꾸준히 매년 대여섯 편의 창작 단편 영화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있는 누에는 2019년 지금, 유수한 필름들을 복원하여 관객을 맞을 준비를 마쳤다.

제2회 이화영화제가 ‘환경’이라는 주제로 ‘eco echo’라는 타이틀 아래 진행되는 만큼 국내 최고 환경영화제인 ‘서울환경영화제’와 파트너십을 맺어 진선미관 광장에서 특별전을 진행한다. 서울환경영화제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본 영화제 메인 섹션에서 미처 다루지 못한 부분들을 다루면서 ‘환경’의 의미를 극대화시키고 서울환경영화제 측 역시 기존의 영화관 상영 방식에서 벗어나 이화의 아름다운 교정에서 지난 작품들을 야외 상영하는 경험을 해볼 수 있어 ‘윈윈’하는 파트너십을 기대해 볼 수 있다.

ECC 정원에서 진행되는 ‘작은 영화의 함성’ 섹션은 크게 두 분류의 상영 스크린으로 독립 영화를 수급하여 상영하는 ‘초청’ 스크린과 비전공 영화인들에게 직접 ‘공모’를 받는 스크린으로 이루어져있다. ‘초청’ 스크린에서는 독립 영화 중에서도 수상 및 상영의 기회가 적었으나 재상영의 가치가 있는 작품들을 수급하여 상영하므로 좀 더 다듬어진 작품을 볼 수 있는 매력이 있는 반면 ‘공모’ 스크린은 전공인들에 비해 영화 제작과 상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비전공 영화인들을 위한 자리로, 날 것 그대로의 신선함이 두드러지는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특히 이번 ‘공모’ 스크린은 이화인들만의 목소리를 담았던 제 1회 공모에서 더 나아가, 전국에 있는 각양각색의 다양한 목소리를 한 데 모아 ‘작은 영화의 함성’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다.

‘센스 스크린: 오감자극’ 섹션은 대규모 야외 상영회인 이화그린영상제만의 특징을 살려 여름날의 시원한 밤바람과 함께 관객의 오감을 자극할 수 있는 영화들을 상영한다. 음식 영화를 통해 미각을 자극하고, 음악과 문학 영화를 통해 관객의 귀를 간질이며, 공연 영화를 통해 눈이 즐거운 섹션을 구성하여 오감이 즐거운 경험을 선사한다. 풀벌레 소리 가득한 푸른 이화의 교정에서 야외 스크린을 통해 영화를 감상하며, 푸드 트럭의 향긋한 음식 냄새가 코를 가득 채우는 등. 관객들은 오감을 만족시키는 관람을 경험할 것이다.

‘듀얼 스크린: 데코(D-echo)’ 섹션은 전례 없는 독특한 스크리닝 방식으로 실험적인 기획을 시도한 스크린으로 구성된다. 듀얼 스크린을 통해 두 개 중 하나의 스크린에 상영되는 영상을 좌우 반전으로 영사하여 양 화면이 대칭을 이루는 데코(D-echo)는 실체의 모습을 담는 일반적 촬영 영화보다는 드로잉으로 제작된 애니메이션 위주로 선정된 작품들을 영사하여 시각적인 즐거움을 극대화 시킨다. 해당 섹션은 올해 2회째 개최되는 이화여대 공연 축제인 ‘이화IN스타’의 공연과 함께 상영되며, 1회 이화 IN스타 참가자의 초청 공연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묘미다.

사진=이화영화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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