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출신 듀오 피아니스트 루카스와 아르투르 유센형제(이하 유센 형제)가 최근 발매한 '모차르트의 피아노 2대를 위한 협주곡'으로 서울시향과 펼친 협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유센 형제는 지난 23일과 24일 양일간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서울시향과 협연을 펼쳤다. 공연을 마친 후 싱글리스트와 만난 유센 형제는 "한국 관객들은 늘 좋은 반응을 보여준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형 루카스는 "네덜란드의 경우 클래식 콘서트는 주로 장년층 관객들이 관람한다. 하지만 한국 공연에는 젊은 사람들도 많이 왔다"며 "특정 연령대를 구분짓지 않고 다양한 연령대가 왔다. 한국 관객들은 예의를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열정도 보여준다. 공연을 하는 사람으로서는 굉장히 뜻 깊은 일이다.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루카스(1993년생)가 8살, 아르투르(1996년생)가 5살때부터 형제는 함께 피아노를 배웠다. 루카스는 2001년 로테르담 피아노 페스티벌의 결선까지 올라갔으며, 2004년에는 아르투르가 음악 영재 재단 콘테스트에서 '올해의 음악 영재상'을 획득했다. 2005년에는 두 형제가 포르투갈의 거장 피아니스트인 마리아 주앙 피레스의 초대를 받아 포르투갈과 브라질에서 일년 가까이 레슨을 받으며 더욱 성장했다.

2011년 루카스와 아르투르는 콘세르트허바우 신인상의 사상 첫 수상자로 선정되었고, 2013년에는 메를렌부르크포어포메른 페스티벌에서 관객상을 수상했다.

이후 네덜란드 전역의 오케스트라들과의 협연을 넘어 세계 굴지의 오케스트라들과도 무대에 올랐다. 여기에 높은 명성을 지닌 음악가들과도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여 2006년 암스테르담의 프린센그라우트 콘서트에서에는 루카스가 중국의 스타 피아니스트 랑랑과 나란히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2014년 첫 내한을 시작으로 올해 세번째 내한 공연을 마쳤다.

세계 굴지의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펼치고 있는 유센 형제. 한국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은 어떤 특별함이 있을까 궁금했다. 루카스는 "각국에서 다른 협엽을 하면 특징이 있다. 서방국가에서는 아시아를 전체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같은 아시아 국가라고 해도 엄연히 그 문화나 성향이 다 다르다"고 말했다.

"한국은 발란스가 좋다고 생각한다. 한국 사람들은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고 친근하다. 동시에 매너라던지 원칙을 다 지킨다. 두 가지가 공존한다. 근데 그 발란스의 정도가 완벽하다고 생각한다. 일본은 예의가 바르다. 너무 지나쳐서 친절함을 가리는 경향이 있다. 중국은 호탕하다. 친근한 면이 있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모국어인 네덜란드어를 미국에서 사용하면 가끔 '독일어'로 생각하기도 한다고 아쉬워하며 "실제 가보지 않고는 그 나라의 문화를 알 수 없는 것 같다"고 생각을 밝혔다.

형제, 자매 듀오는 흔하지 않다. 특히 유센 형제는 20년 가까이 듀오 활동을 펼치고 있다. 아르투르는 "형이 8살, 제가 5살 때 피아노를 배우면서 그때 이후로 듀오 활동을 했다. 인생이나 음악적으로도 함께하고 있다. 서로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대화가 거의 필요없을 정도"라며 돈독한 우애를 과시했다. 

"말 대신 음악만으로도 소통이 가능하다. 같이 하다보니 서로 너무 잘 이해하고 단점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장점이 더 많다. 제가 긴장하면 엄마는 이해하지 못하지만 형은 다 이해한다며 "다른 사람들이 알 수 없는 부분까지도 이해한다. 서로에게 많은 힘을 준다."

특히 이번 서울시향과 협연을 위해 갔던 롯데월드타워에서 캐릭터 '뽀로로'를 처음 봤다는 아르투르는 "뽀로로와 사랑에 빠졌다"고 했다. 그는 형이 촬영해준 인증샷을 자랑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공연 후 호텔로 돌아오면 대부분 혼자일 때가 많다. 근데 우리는 형제이기 때문에 끝나고 함께 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유센 형제와 장르는 다르지만 최근 한국의 K-POP 역시 '글로벌 아이돌' 방탄소년단을 비롯해 많은 아이돌 그룹이 월드투어를 펼치며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입증하고 있다.

유센 형제는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싸이를 유튜브를 통해 알게 됐다며 "예전에는 서구의 음악들이 기본이었는데 최근에는 아시아를 비롯한 다른 곳에서도 다양한 음악과 밴드들이 나오고 있는 것 같다"며 "같은 음악인으로서 다양성을 보여주는 것 같아 좋다. 블랙핑크는 뮤직비디오 조회수가 엄청 나더라. 한국의 K-POP은 스타일과 장르의 다양성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을 밝혔다.

한편 유센 형제는 네 번째 앨범 '모차르트: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을 국내에서 음반으로 발매했다. 고(故) 네빌 마리너 경이 지휘한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ASMF)와 함께 모차르트의 작품을 연주한 이번 앨범은 ‘모차르트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F 장조 K.242’과 ‘E 플랫 장조 K.365’, 그리고 ‘네 손을 위한 피아노 소나타 K.381’이 담겨있다. 

사진=유니버설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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