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배우 송강호가 재조명되고 있다.

10일(한국시간)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 감독상, 작품상, 국제영화상 4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기생충’의 이같은 약진이 더욱 빛나는 이유는 바로 마틴 스코세이지, 쿠엔틴 타란티노, 노아 바움백 등 쟁쟁한 거장들 사이에서 당당히 수상의 영광을 거머쥐었기 때문.

사진=미국 ABC

그리고 이날 봉준호 감독의 곁에는 그의 영화적 동반자 배우 송강호가 있었다. 송강호는 지난 17년 동안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4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봉준호 감독의 두 번째 상업영화 ‘살인의 추억’을 시작으로 ‘괴물’, ‘설국열차’로 호흡을 맞췄다.

하지만 세상에 알려진 것보다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의 인연은 더 오래 전부터 시작됐다. 봉준호 감독은 조감독이던 시절 한 단역 오디션에서 송강호를 누여겨 봤고, 직접 전화를 걸어 ‘언젠가 꼭 함께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인연으로 ‘살인의 추억’ 당시 이미 흥행 배우였던 송강호는 첫 상업영화였던 ‘플란다스의 개’ 흥행실패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봉준호 감독의 작품에 출연하게 됐다.

사진=AP/연합뉴스

감독과 연기자 그 이상의 케미스트리를 자랑하는 두 사람은 촬영장에서도 능동적으로 교감에 임해왔다. ‘살인의 추억’ 엔딩을 장식하는 “밥은 먹고 다니냐”라는 대사는 송강호의 아이디어였던 것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실제 송강호는 2013년 한 인터뷰에서 “그 대사는 3일 전부터 고민해서 제가 만들어낸 대사입니다. (봉준호 감독이) 그 장면에서 뭔가 말을 할 것 같은데요. 이러고 쓱 지나가고”라고 밝힌 바 있다.

비록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 되지는 못했지만 송강호는 지난해 8월 제72회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에서 아시아 배우로는 처음으로 '엑설런스 어워드'(Excellence Award)를 수상했다. 또 LA 비평가협회상 남우조연상, 미국 영화배우조합(SAG)으로부터 다른 출연 배우들과 함께 최고상인 앙상블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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