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봉준호 감독이 기자회견에서도 유쾌한 입담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9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끝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봉준호 감독이 차기작 행보

봉준호 감독은 이날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국제영화상까지 4관왕을 차지했다. 여전히 수상이 실감나지 않는 듯 봉준호 감독은 “꿈에서 깰 것 같은 느낌”이라며 “제가 원래 좀 이상한 사람이에요. 평소 하던 대로만 했던 것뿐인데, 놀라운 결과가 있어서 얼떨떨합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아카데미상을 꿈꿨는지 묻자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을 좋아했는데, 번번이 감독상을 못 받는 것을 본 적이 있어 답답했다”라며 “영화 '디파티드'를 처음 봤을 때 황홀했던 기억이 난다. 그분과 함께 후보에 오른 것 자체가 초현실적이고 영광이었다”라며 존경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간 영미권 영화에 포용적이었던 아카데미에서 이례적으로 외국어 영화인 ‘기생충’이 4관왕 타이틀을 차지한 데 대해서는 “1인치 장벽에 관한 이야기를 했지만, 때늦은 소감이 아니었나 싶다. 이미 장벽은 무너지고 있는 상태였고, 유튜브 스트리밍이나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이미 모두가 연결돼 있다”라며 “이제는 외국어 영화가 이런 상을 받는 게 사건으로 취급되지 않을 것 같다. 모든 것이 자연스러워지는 날이 올 것 같다”라고 전했다.

봉준호 감독은 이날 영향을 받은 아시아 감독에 대한 질문에는 김기영 감독을 언급하며 “1960년대 거장이다. 이 영화를 강하게 추천한다”라고 전했다. 또 구로사와 아키라 등 일본 거장들에 대해서도 전했다.

향후 할리우드 진출 계획에 대해서는 “계획이 있다”라며 극중 기택(송강호)의 유행어를 언급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일은 해야 하고, 20년 동안 계속 일해왔다. 오스카와 칸영화제서 상을 받기 전에 계속 준비하던 게 있고, 그걸 계속 준비하고 있다”라며 “이 상으로 인해 뭘 바꾸거나, 모멘텀이 돼 바뀌고 하는 것은 없다. 한국어와 영어로 각각 된 시나리오 두 개를 쓰고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