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성추행 의혹을 받고있는 고은 시인을 언급했다.

전희경 의원은 도종환 장관에게 고은 시인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 언급하며 "도종환 장관의 결혼식 주례를 고은 시인이 서줬다고 하던데, 이 사안을 제대로 조사할 수 있겠나"라고 질의했다.
문제는 다음부터였다. 도종환 장관은 "사실을 확인하고서 질의를 하는 것이냐. 제 결혼식 주례는 신부님이 섰다. 고은 시인은 주례를 선 적이 없는데 주례를 섰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라고 반박했다.
본인에 의해 사실관계가 확인된 후 문화예술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탁수정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탁수정은 이보다 앞선 7일 “도종환 장관 결혼식 때 주례 고은인 거 실화? 고은재단 대장이었다가 문체부 장관된 거 실화? 그러저러해서 묵살하는 거 실화?”라는 글을 올린 바 있다.

잘못된 정보전달로 인해 비난이 쏟아지자 탁수정은 "고은 시인이 도종환 시인의 주례를 섰다는 이야기는 제가 사석에서 모 문인을 통해 들은 것이었다. 사실과 다른 정보였다. 잘못된 정보를 사실인 줄 알고 올린 것에 대해 반성한다. 앞으로 올리기 전 좀 더 확인을 거치도록 하겠다. 죄송하다"라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비단 미투 운동과 그 주변에서만 ‘아니면 그만’식 비난이 제기되는 것은 아니다. 평양 남북공연을 위한 남북실무접촉 수석대표로 선정된 윤상은 색깔론에 휘말리는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방자경 나라사랑바른학부모실천모임 대표는 윤상을 음악감독으로 선정했다는 정부 발표 직후 “남북실무접촉 남수석대표로 윤상씨라면 김일성찬양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작곡한 간첩 윤이상, 5.18광주폭동 핵심으로 보상금 받고 월북한 대동고출신 윤기권, 김일성이 북한에서 만든 5.18 영화의 주인공 윤상원, 이들 중 누구와 가까운 집안입니까?”라는 내용을 적었다.

하지만 윤상의 본명이 이윤상으로 확인되며 방자경 대표가 제기한 의혹은 해프닝으로 일단락됐다. 그러나 정작 방자경 대표는 이 사실을 안 이후에도 윤상 본인에 대한 사과를 전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전희경 의원은 도종환 장관에게 사과를 했을까? 우선 당시 현장에서는 “(고은 주례설을) 언론을 통해서 봤다”고 말했다. 도종환 장관이 ‘가짜뉴스’가 많으니 주의해달라는 당부를 끝으로 이 일 역시 사과나 해명의 단계를 거치지 않고 정리됐다.
의혹은 제기하되, 그 말의 무게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 ‘아니면 그만’ 식 비난은 왜 자꾸 나타나는 걸까. 앞서 두 개의 사례로 비춰보았을 때 가해자와 피해자가 분명한 상황임에도 ‘비난 여론’만 있을 뿐 책임을 묻지 않아서다. 하지만 꼭 법적인 책임을 묻지 않더라도 당사자가 도의적인 책임을 피해서는 안 된다.
누군가의 명예를 실추시키거나, 이미지를 훼손시키는 것은 명백한 가해 행위다. 최근 SNS가 활발해지면서 잘못된 정보가 간혹 기정사실화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의혹을 제기하거나, 정치적인 의사를 나타낼 수 있는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필수불가결한 기본권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의 책임감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해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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