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1세대 아이돌 그룹 NRG가 14년 만에 재결성을 하며 그간의 파란만장 히스토리를 공개했다.

 

 

27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서는 데뷔 21년을 맞은 NRG의 먼 길을 돌아 다시 모인 이야기가 전파를 탔다.

5인조로 출발한 NRG는 1997년 '할 수 있어'라는 곡으로 혜성처럼 등장, 한국뿐 아니라 중국3에서 한류열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2000년 막내 김환성이 원인을 알 수 없는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데 이어 2005년 멤버 문성훈이 탈퇴, 3명이서 활동했던 7집을 끝으로 그룹 활동을 중단했다.

각자의 길을 걷던 중 2010년 맏형 이성진이 도박과 사기로 물의를 일으켜 홀로 낚시터를 전전하며 술에 의지하다 지내다가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다. 2011년 결혼한 노유민은 첫 아이가 6개월 만에 태어나면서 인큐베이터에만 의지한 채 1년을 지내게 됐고, 병원비로만 1억원을 쓰는 통에 생활고를 겪어야만 했다. 천명훈은 군 제대 후 자신감이 바닥을 치며 어머니와 함께 양평에서 펜션 일을 도우며 지내는 등 암흑과 같은 시련의 터널을 통과했다.

 

 

이성진은 "인생 자체를 놔버렸다. 낚시터에서 1년간 있었다. 가장 안 좋을 시기에 낚시터에 있었다. 15시간 이상은 술을 마셨다. 서너 시간 자다가 또 마시고. 그런 생활이 이어지다 보니 잘못된 행동도 나오게 됐다. 마지막까지 가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어 "경찰 분들이 왔을 때 눈을 떴다. 소리가 들리더라. 자살 신고를 받고 왔다고 하더라. 남들한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았는데 또 피해를 준 거였다. 그때부터 정신을 차리고 세상으로 나오게 됐다"고 전했다.

막내 노유민은 5년 전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한 뒤 카페 사장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며 바쁘게 살고 있다. 몸무게가 급격히 불었으나 30kg을 감량하고 예전의 꽃미모를 되찾은 뒤 아내를 설득, 마지막일 지도 모르는 도전에 나섰다. 천명훈은 작곡 능력을 뒤로 한 채 생계형 예능인으로 전전하다가 NGR로 다시금 가수의 꿈을 펼치려 하는 중이다.

 

 

세 남자는 18년이 흘렀지만 영원히 NRG의 마음 속에 함께하고 있는 멤버 고 김환성의 납골당을 찾았다. 이성진은 "우여곡절 끝에 나왔다. 너가 도와준 것 같다"라며 눈물을 훔쳤다. 천명훈은 "환성이는 미소 짓고 예뻤던 모습 그대로 기억하고 있다"고, 노유민은 "매년 2월14일은 밸런타인데이가 아니다. 내겐 환성이 생일이다. 더욱 그립다"며 울먹였다.

자리를 함께한 고 김환성의 부모님 역시 "산 사람은 살아야지. 누구보다도 환성이가 너희들이 잘 되기를 바랄 것이다“라며 자식이나 다름없는 이들을 응원했다.

 

사진=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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