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한국 땅이라지만 대부분 가본 곳보다 못 가본 곳이 훨씬 많다. 

그런 와중에 멋진 풍광을 배경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 여행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 “저렇게 좋은 곳이 있었나”라며 호기심을 갖게 된다. 특히 TV 프로그램에 나온 여행지의 경우 국내와 해외를 가리지 않고 여행자들의 목적지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영화의 촬영지는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 속 여행지보다 덜 주목받는다. 

여름휴가철을 앞두고, 수많은 촬영지 중에서도 역사 속 고택 및 근대의 향기가 살아 있는 영화 촬영 장소들을 골라봤다. 최신 시설의 휴양지만을 생각했다면 잠시 고민될 수도 있지만, 색다른 여름 나들이를 하기엔 제격이다.

 

★고성 왕곡마을 - ‘동주’

 

사진=영화 '동주' 스틸 컷

국내 유일의 북방식 한옥이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는 강원도 고성의 ‘왕곡마을’은 실제 주민들이 사는 마을이면서, 동시에 방문자에게 숙박 및 다양한 체험을 제공하는 관광지이기도 하다.

영화 ‘동주’에서 시인 윤동주(배우 강하늘)의 북간도 자택 촬영지로 쓰이기도 했으며 인근의 송지호는 영화 ‘파이란’의, ‘화진포’는 드라마 ‘가을동화’의 마지막 무대였다. 이곳은 문화재청의 ‘생생문화재사업’ 대상으로 선정돼, 5월부터 격주 토요일 오후 6시에 열리는 ‘왕곡마을 풍류음악회’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해 방문자들에게 추억을 제공한다. 

 

★안동 ‘노송정 종택 - ‘부라더’ 

 

사진=영화 '부라더' 스틸 컷

고택에 관심이 많다면 안동 관광을 빼놓을 수 없다. 그 중에서도 조선의 성리학자 퇴계 이황의 생가이자, 영화 ‘부라더’의 촬영지로도 알려진 ‘노송정 종택’은 꼭 그런 사전 정보를 알지 못해도 데이트 코스나 하룻밤 숙박지로 아무 손색이 없는 멋진 풍광을 자랑한다.

고택이 있는 마을 바로 앞에는 강이 흐르고 모래사장이 있어 옛 명당 마을이란 무엇인지를 보여주며, 퇴계가 태어난 방이 있는 노송정 종택은 숙박과 전통 문화 체험을 제공해 조선 시대 상류층 가옥에서의 하루를 보낼 수 있게 해 준다. 

 

★군산 경암동 철길마을 – ‘남자가 사랑할 때’, ‘8월의 크리스마스’ 

 

사진=군산시 문화관광 홈페이지

황정민 주연의 멜로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에는 근대의 향기가 짙게 밴 도시 군산이 등장한다. 특히 철길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다닥다닥 집들이 지어져 있는 경암동 철길마을은 이 영화뿐 아니라 다양한 드라마와 뮤직비디오의 핫플레이스다.

이곳은 일제시대인 1944년 제지 공장의 원료를 실어 나르던 철길로, 기차는 멈췄지만 당시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갖고 있어 아픈 역사에도 불구하고 낭만을 자아낸다. 군산에는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촬영을 위해 창고를 사진관 건물로 개조한 ‘초원사진관’도 있다. 영화 촬영 뒤 철거됐던 건물을 군산시가 다시 지어 관광객에게 무료 개방하며, 안에는 영화 속 소품과 사진 등이 전시돼 있어 멜로 영화 팬이라면 가볼 만하다. 

 

★용인 한국민속촌 – 웬만한 사극 ‘전부 다’ 

 

사진=한국민속촌 여름 축제

사극 드라마나 영화를 좀 봤다면, ‘한국민속촌’ 자막에도 매우 익숙하다. 용인 한국민속촌은 거의 국내에서 제작된 웬만한 사극은 다 촬영했다고 할 정도로 단골인 촬영 장소다. 동시에 일반인들도 많이 방문하는 테마파크이기도 하다.

한국민속촌은 여름을 맞아 7일부터 8월 19일까지 여름축제 ‘초록만발 조선하지로다’를 연다. 흥미진진한 공연과 대규모 물놀이, 조선시대 피서법 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즐길거리가 있다. 다산 정약용의 소설팔사에 제시된 옛 선비들의 더위 이기는 방법인 탁족체험, 매미소리 듣기, 그네타기 등을 직접 해 보며 무더운 여름을 극복했던 조상들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

 

★완도 청해포구 – ‘명량’, ‘해적’

 

사진='명량'의 촬영 모습. 청해포구 공식 홈페이지

한국영화 역대 박스오피스 1위 작품인 ‘명량’ 및 흥행작 ‘해적’ 등 바다 배경 사극을 관심 있게 봤다면 가볼 만한 곳이 완도 청해포구 촬영장이다. 이곳은 드라마 촬영을 위해 전문적으로 만들어진 공간임과 동시에, 역사와 생태를 체험하는 관광지이기도 하다.

2004년 개장해 드라마 ‘해신’을 시작으로 수많은 바다 배경 사극을 촬영했으며, 안에서는 굴렁쇠 굴리기, 지게지기, 제기차기, 절구, 곤장 등 다양한 전통 체험이 가능하다. 또 2만여평의 부지에는 수석공원 및 조각공원이 조성돼 있고 인근에는 완도수목원이 있어, 드라마 촬영지 외에도 ‘힐링 휴가’를 위한 볼거리 또한 풍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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