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 귀환과 함께 2000년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문화 콘텐츠가 최근 부쩍 눈에 띈다. '제2의 건축학개론'이라는 평과 함께 흥행 중인 영화 '너의 결혼식' 또한 추억의 그 시절을 배경으로 해 우리의 감성을 자극한다. 바쁜 '현생'을 사는 2030세대에게 2000년대란 풋풋했던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키워드다.

최근 업계에서는 노스텔지어 코드를 활용한 마케팅이 눈에 띈다. 10년만에 부활한 '맷돌춤'부터, 옛날 카메라 감성을 담은 '구닥 카메라' 어플까지 추억의 그 시절 감성을 공유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아련한 향수를 되새기면서 잠깐의 휴식을 취하고 싶다면, 이처럼 그 시절의 '문화 아이템'을 소환 치트키로 이용해보자. 열광했던 인기 미드를 다시 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 한국에 '미드 열풍'을 이끌었던 추억의 작품을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그 중 세 편을 소개한다.

 

'석호필 신드롬'을 일으킨 '프리즌 브레이크 (Prison break)'

사진=넷플릭스 제공

'석호필'이라는 이름을 기억하는가? '프리즌 브레이크(Prison break)'는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사형 선고를 받은 형을 위해 천재 건축가 동생이 직접 감옥에 들어가는 것에서 시작한다. 탈옥을 위해 온몸에 교도소 설계도를 문신으로 새긴다는 쇼킹한 설정 외에도 이 드라마는 매번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박진감 넘치는 전개로 수많은 미드족을 생성했다. 여기에 주인공 스코필드 역을 맡은 웬트워스 밀러의 훈훈한 외모도 드라마의 재미를 높였다.

당시 센세이션을 일으킨 '프리즌 브레이크'의 핵심 주제는 사실 간단하다. 바로 '형제애'. 상대방의 텅 빈 곳간이 걱정돼 밤새 서로 볏짐을 나르는 형과 아우의 이야기가 있을 만큼 우리에게 형제간의 우애는 익숙한 주제다. 하지만 그 우애가 '교도소'에서 펼쳐진다면? 한국적인 정서를 적절히 관통하면서도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충격적이고 촘촘한 스토리 전개 덕분에 시청자들은 마법에 홀린 듯 '프리즌 브레이크'에 열광할 수밖에 없었다.

 

원조 '사탄의 학교', 사랑을 가득 담아 XOXO '가십걸(Gossip girl)'

사진=넷플릭스 제공

드라마 '상속자들'의 사탄의 학교, 제국고가 있기 전, 태초에 '가십걸(Gossip girl)'이 있었다. 매회 반전에 가까운 막강한 막장 러브라인으로 화제를 모았던 '가십걸'의 주인공은 모두 10대였다. 청춘 드라마 타이틀을 내세워 뉴욕 명문 고등학교에 다니는 4명의 남녀 주인공을 중심으로 아슬아슬 두근두근 로맨스를 그린 '가십걸'은 기존에 우리가 보아온 10대 드라마와는 완전히 다르다. 특히 국내 청소년 드라마가 입시 스트레스와 순수한 첫사랑을 주요 테마로 삼았다면 '가십걸'은 노는 물이 다른 뉴욕 상류층 10대들의 문화와 성장기를 보여준다. 이처럼 국내에선 볼 수 없었던 자극적인 에피소드와 개성이 확실한 캐릭터 덕분에 '가십걸'은 당시 청소년들의 마음을 단숨에 훔쳤다.

패션에 관심있는 이들 사이에서는 '가십걸' 출연자들의 룩이 인기였다. 뚜렷하고 개성 있는 패션 스타일링 또한 이 드라마의 주요 볼거리였다. 세레나의 시크하면서도 세련미 넘치는 룩부터 블레어의 사랑스럽고 여성스러운 룩까지 마치 한 편의 스타일 북을 연상시키며, 시즌마다 여러 패션지의 소재가 될 만큼 화제였다. '10대라면 단정하게'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한 '가십걸'의 스쿨룩과 일상룩은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상상초월 표류기 이야기를 담은 '로스트(Lost)'

사진=넷플릭스 제공

"여태까지 나를 미행한고야?"라는 유행어를 남긴 '로스트(Lost)'는 국내에 미국 드라마 붐을 조성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배우 김윤진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고, 한국계 미국인 대니얼 대 킴이 출연했다. 비행기 추락으로 표류하게 된 탑승자들의 생존기가 주된 이야기지만 '로스트'는 평범한 표류기가 아니다. 시즌이 거듭되면서 밝혀지는 정체불명의 섬의 비밀과 함께 액션, 스릴러부터 판타지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전개는 당시 매 시즌 화제를 몰았다.

10년이 지난 지금 다시 봐도 신선한 문화 충격을 선사하는 '로스트'는 2004년 첫 시즌을 발표해 2010년 시즌 6으로 마무리됐다. 많은 이의 인생 미드로 손꼽히는 이 드라마는 25명의 다양한 캐릭터를 활용해 무수한 떡밥을 던지고 회수하며, 우리의 밤을 지새우게 했다. 한 시즌이 끝날 때마다 다음 시즌은 언제 공개가 될지 전전긍긍하던 것까지 추억으로 남은 지금, 그때를 떠올려 보고 싶다면 넷플릭스를 통해 '로스트'를 감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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