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모습이 귀엽다. 특히 웃을 때 볼 우물이 생기는 모습이 매력적이다. 그래서였을까. 그가 연기한 예서는 정말 오로지 '서울의대'와 '자기 자신'밖에 몰랐던 이기적인 아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캐릭터가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머리띠 덕에 '마멜공주'라는 별명도 얻었다. 이는 모두 배우 김혜윤이 강예서를 연기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김혜윤은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에서 모범생 강예서를 연기했다. 드라 종영 후 김혜윤은 서울 상수동 라운드테이블 스튜디오에서 싱글리스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중 강예서는 엄마 한서진(염정아)의 염원대로 서울의대 진학을 희망하며 잠시도 쉬지 않고 공부하는 모범생이다. 하지만 이기적인 성격 탓에 주변에 사람이 없다. 물론 동생 예빈(이지원)과도 사이가 좋지 못하다. 예서 캐스팅 비화가 궁금했다.

"저는 혜나(김보라) 캐릭터로 오디션을 봤었어요. 캐스팅 디렉터님이 연락을 주셔서 오디션을 갔는데 당일 대사를 받았거든요. 혜나랑 예서를 모두 준비하라고 하셨었는데 저는 혜나를 더 연구했었죠. 그날 주어진 대사로 캐릭터를 분석해야 했는데 혜나의 당돌함이나 악바리 근성이 더 끌렸거든요. 근데 예서로 캐스팅 되고 감독님이 '너는 처음부터 예서였다'고 해주셔서 좀 놀랐어요."

그렇게 김혜윤은 캐스팅 소식을 들은 후 예서의 캐릭터 분석에 나섰다. 김혜윤이 해석한 '예서'는 어떤 아이일까.

"예서는 제일 순수한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초반에는 예의없다는 질책도 많이 받지만 그래도 숨기지는 않아요. 느끼는대로 바로바로 행동하죠. 악의도 전혀 없어요. 짝사랑도 다 티가 나잖아요. 자신의 감정에 제일 솔직한 캐릭터죠. 아이같은 면도 있고요."

캐릭터를 분석했지만, 예서와 혜윤의 성격은 너무도 달랐다. 귀여운 미소로 주변 사람을 편하게 해주고 사근사근한 성격인 김혜윤이 매사에 부정적이고 자기만 생각하는 예서를 자연스럽게 녹여내기가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심지어 이해하기 힘든 장면도 있었단다.

"첫 촬영이 엄마 차 안에서 예빈이랑 둘이 탄 채로 '김주영 선생님 데려와~!'라고 고레 고레 소리치는 장면이 있어요. 염정아 선배님과 그날 처음 촬영했어요. 중요하게 생각한 신이었어요. 예서 성격이 제일 잘 나오는 부분이었거든요. 그래서 걱정을 많이 했던 신이죠. 처음 찍는 장면이라 긴장도 많이 했는데 다행히 좋게 봐주셨어요.

제일 힘들었던 신은 캐슬 사람들 독서토론 신이었어요. 독서토론 신은 정말 거의 하루종일 촬영했어요. 실제 대본을 읽었을 때 이해하는 과정도 힘들었어요. 예서는 모든 책을 읽어서 자기 중심적으로 생각하잖아요. 약간 사이비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어요. 설명을 잘 하다가 결론은 자기 얘기, 자뻑의 힘은 대단하다 얘기하는게 정말 힘들었어요. 그 장면에서는 예서 혼자 이야기하는거라 연습도 엄청 했었는데 실수도 있었죠. 근데 계속 반복하다보니 대사가 입에 붙더라고요."

예서를 연기하면서 '김혜윤'이 튀어나오기도 했었다고. 극중 혜나가 상상하는 신으로, 예서-예빈이 과거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받고 좋아하는 모습이 그려진 바. 

"리허설을 하던 중에 예빈이가 선물 받은 분홍색 헬멧을 쓰는 장면이었어요. 예서였으면 틱틱거려야 했는데 순간 지원이에게 '김혜윤'이 튀어나와서 '와 잘어울린다. 예쁘다~'가 된거예요. 그때 지원이가 '뭐야 왜 갑자기 친한 척이야'라고 받아줘서 아 예서는 안 그러지 생각 들었죠. 순간 '예서'를 잃어버려서 감독님께 무슨 리액션을 취해야하는지 물어봤었어요."

'SKY 캐슬'은 1%대의 시청률로 시작, 매회 신기록을 경신하며 인기가 점점 올라갔다. 캐릭터의 유행어들은 각종 패러디도 쏟아졌다. 하지만 예서의 유행어는 없었다. 

"사실 'SKY 캐슬' 출연 배우들 유행어가 다 있잖아요. 근데 예서는 부정적인 말만 해서 유행어가 없어요. 제가 연기하면서 깨달은 것은 예서는 다 두 번씩 말하면서 강조하더라고요. '싫어' 한마디도 '싫어, 싫다고' 라고 하고요. 그리고 '싫다'는 말을 제일 많이 하더라고요. 정말 제 성격과 많이 달랐어요."

②에서 계속...

사진=싱글리스트DB, 라운드테이블 권대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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