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은 역시 마블이었다. 올해 첫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캡틴 마블’은 ‘어벤져스: 엔드게임’으로 향하는 마지막 관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비주얼 폭발하는 액션 장면, 웃음 터지는 유머, 1990년대 배경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설정들까지 뭐 하나 부족한 게 하나도 없다. ‘페미’-캐스팅 논란에 휩싸였던 ‘캡틴 마블’이 이 모든 비난거리를 한방에 날려버렸다. 타노스, 떨고 있니?

# 1PICK: 역대급 히어로의 ‘역대급 액션’,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캡틴 마블은 코믹스에서도 가장 강력한 캐릭터 중 하나로 꼽힌다. ‘캡틴 마블’에서도 엄청난 힘을 가지게 된 캐럴 댄버스(브리 라슨)가 역대급 파워를 선보이며 지금까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등장한 히어로들을 평범하게 만들었다. 격투부터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는 장면까지 눈을 사로잡는 액션은 캐럴 댄버스의 힘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줄 정도로 화려하다.

무엇보다 캐럴 댄버스가 자신의 파워를 사용할 줄 알게 되면서 눈과 몸에서 빛을 내는 장면은 황홀할 정도다. 이 정도 힘을 가진 히어로라면 타노스 따위는 아무 것도 아닐 듯 싶다. 특히 이번 영화에서는 전투기 액션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 공군 파일럿이었던 캐럴의 직업 때문이지만 우주가 아닌 지구에서, 우주선도 아닌 전투기로 상대와 맞서는 것은 마블 영화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어 신선함까지 준다.

# 2PICK: 한방에 날린 ‘페미’-캐스팅 논란, 신스틸러들의 맹활약

‘캡틴 마블’에 캐스팅된 브리 라슨을 두고 ‘미스 캐스팅’이라는 말이 많았지만 영화를 보면 그런 논란은 한순간에 잊게 된다. 브리 라슨은 강한 여전사의 면모를 가감없이 선보이고 동시에 인간 캐럴의 감정까지 고스란히 관객에게 전달한다. 그의 ‘페미 발언’ 논란과 무관하게 영화는 여성만이 아닌 한 인간의 성장을 그려낸다.

브리 라슨과 닉 퓨리 역의 사무엘 L. 잭슨의 남녀케미는 그동안 마블 영화에서 보여줬던 브로맨스 케미를 뛰어넘는다. 찰떡궁합인 두 배우의 콤비를 또 한번 보고 싶을 정도다. 주드 로, 아네트 베닝 등 할리우드 명배우들의 연기도 일품이다. 특히 아네트 베닝은 선과 악을 오가는 연기로 보는 이를 소름끼치게 만든다. 주드 로 역시 브리 라슨과 사무엘 L. 잭슨 사이에서 튀지않고 자신만의 영역에서 제몫을 다한다. 

‘캡틴 마블’의 최강 신스틸러는 고양이 ‘구스’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사랑스럽고 귀여운 구스는 적재적소에 등장해 폭소를 유발한다. 여기에 구스의 반전 매력이 영화 후반부에 나와 또 다른 웃음거리를 선사한다. 무엇보다 고인이 된 ‘마블의 아버지’ 스탠 리를 기리기 위해 영화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그와 관련된 내용을 집어넣어 감동을 주기도 한다.

# 3PICK: 1990년대 추억 속으로, 마블의 레트로 감성 일품

마블은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로 제대로된 레트로 감성을 관객에게 전달했다. ‘가오갤’이 1970~80년대를 다룬다면 ‘캡틴 마블’은 1990년대로 돌아간다. 캐럴이 하늘에서 떨어져 추락한 비디오가게에서 아놀드 슈왈제네거 주연의 ‘트루 라이즈’ 입간판이 등장하고 90년대 최고 게임인 ‘스트리트 파이터’와 ‘스페이스 핀볼’이 눈을 사로잡는다. ‘486 컴퓨터’의 등장도 90년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준다.

또한 CD파일을 컴퓨터로 옮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모든 캐릭터가 정적에 휩싸이는 장면은 보는 이를 폭소하게 만든다. 캐럴이 적과 싸우는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그 시대 발라드 팝은 ‘가오갤’ 댄스 명장면을 생각나게 한다. 퓨리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서 들고나온 무선호출기(삐삐)도 다시 등장해 두 영화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액션, 캐릭터, 연기와 함께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들도 영화 보는 재미를 준다.

‘캡틴 마블’은 기억을 잃은 파일럿 캐럴 댄버스가 쉴드 요원 닉 퓨리를 만나 어벤져스의 마지막 희망 ‘캡틴 마블’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담았다. 걱정됐던 부분은 오프닝 타이틀과 함께 사라지고 볼거리로 가득찬 ‘캡틴 마블’은 마블 스튜디오 첫 여성 히어로 솔로 무비의 성공을 알렸다. 러닝타임 2시간 3분, 12세 관람가, 3월 6일 개봉.

사진=‘캡틴 마블’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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