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생일’에서 아역배우 김보민의 열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설경구, 전도연이 출연한 영화 ‘생일’은 2014년 4월16일 세상을 떠난 아들의 생일날, 남겨진 이들이 서로가 간직한 기억을 함께 나누는 이야기. 1020세대부터 3050세대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남다른 감동과 울림으로, 지난 8일 하루 3만9139명을 불러모아 일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대한민국 대표 배우 설경구와 전도연의 폭발적인 열연 속에 작은 거인 아역 배우 김보민의 활약이 돋보인다. 세상을 떠난 오빠 ‘수호’의 동생 ‘예솔’ 역을 맡은 김보민은 똑단발 헤어스타일에 강아지 같은 순한 눈망울로 등장부터 시선을 사로잡아 극 내내 담백한 열연으로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한국을 떠난 지 5년 만에 찾아온 아빠 정일(설경구)을 알아보지 못하는 것은 물론, 어색함에 말도 직접 건네지 못했고 집에 들어갈 때는 정일이 비밀번호를 보지 못하도록 고사리 같은 손으로 가리며 눌렀다. 이후 둘의 만남이 잦아지며 아빠를 향한 마음도 조금씩 열렸고 살포시 풀어지는 예솔의 미소에 관객들은 함께 웃을 수밖에 없었다.

이후 예솔의 대사가 많아질수록 그의 진가가 더욱 드러난다. 정일과 함께 와플집을 찾은 예솔은 선뜻 포크를 들지 못하고 고민하다 반만 먹고 반은 포장해 갈 수 있을지 물어본다. 오빠(수호)와 함께 나눠먹고 싶다는 것. 새로운 것으로 포장을 해줄 테니 하나는 마음껏 먹으라는 정일의 말에 그제서야 함박웃음을 띠며 포크를 들었다. 김보민은 그저 대사를 외워 그대로 뱉는 것이 아니라 극 중 상황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분위기와 어투로 예솔을 그려냈다.

특히 중반부 수호의 생일 엄마 순남(전도연)에게 다가와 “엄마는 왜 오빠 생일 하기 싫어?”라며 말을 건네는 장면은 담백하지만 그 안에 담긴 무거운 예솔의 감정이 더해지며 모두의 마음에 맺힐 가슴 먹먹한 울림을 줬다.

김보민이 예솔을 준비하는 과정이 조금 독특했다. 우선 김보민은 대본을 받지 못했다. 이종언 감독은 영화 대본을 김보민의 부모에게만 줬고 촬영마다 촬영현장에 한 시간 먼저 도착해 그날 찍어야 할 상황을 충분히 대화하는 방식으로 김보민과의 연기를 이어 나갔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예솔이 느껴야 할 감정을 고스란히 흡수해 표현했다. 이에 함께 합을 맞춘 설경구와 전도연은 김보민에 대해 "프로 배우”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생일’은 입소문과 더불어 극장에서 절찬리에 상영 중이다. 

사진=영화 '생일'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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