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의 기적’을 뛰어넘는 경기가 K리그1에서 펼쳐졌다. 23일 춘천 송암 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17라운드 강원FC와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에서 강원이 5-4로 역전승을 거뒀다. 이 경기는 K리그 역사의 한 획을 그은 명승부로 남게 됐다.

사진=연합뉴스(정조국)

이날 강원은 전반에만 두 골을 내주며 포항에 끌려갔다. 후반에도 포항은 2골을 더 집어넣고 완델손이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스코어를 0-4로 벌렸다. 하지만 ‘진짜’ 경기는 후반 26분부터 시작됐다.

후반 26분 조재완의 만회골이 터졌고 7분 뒤 수비수 발렌티노스가 팀의 두 번째 골을 넣으며 강원이 분위기를 탔다. 홈 팬들도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이후 각본 없는 드라마가 추가시간에 펼쳐졌다.

추가시간은 4분이었다. 후반 46분 조재완이 또 하나의 골을 성공시키며 1골차 승부를 만들었다. 2분 뒤 조재완이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그리고 추가시간까지 다 지난 상황에서 조재완의 크로스를 정조국이 헤더로 마무리하며 5-4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냈다.

사진=연합뉴스(조재완)

1983년 K리그 출범 이후 4골차를 뒤집은 역전승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또한 강원은 추가시간에만 3골을 넣는 저력을 과시했다. 해외에서도 이 경기가 회자됐다. 영국 스포츠바이블은 “리버풀 팬들은 동의하지 않을 수 있지만 강원과 포항의 경기는 올시즌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펼쳐진 바르셀로나전 ‘안필드의 기적’을 뛰어넘는 것이었다”고 극찬했다.

역전승이라고 하면 2004-2005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AC밀란에 0-3으로 뒤지다 후반에 세골을 넣으며 승부차기 끝에 우승한 리버풀의 ‘이스탄불의 기적’을 떠올릴 팬들이 많다. 또한 올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도 토트넘, 리버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많은 팀들이 승부를 뒤집는 명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강원과 포항의 경기만큼 극적인 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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