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만에 돌아온 ‘삼시세끼 산촌편’이 새 테마, 새 출연진과 함께 달라진 모습을 예고했다.

8일 상암동 스탠포드 호텔에서 tvN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산촌편(이하 ’삼시세끼‘)’(연출 나영석, 양슬기)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나영석PD와 양슬기PD를 비롯해 출연진 염정아, 윤세아, 박소담이 함께했다.

‘삼시세끼’가 2년만에 돌아와 첫 방송을 하루 앞뒀다. ‘농촌편’ ‘어촌편’을 거쳐 ‘산촌편’으로 돌아온 ‘삼시세끼’는 이서진과 유해진-차승원을 필두로 거듭 참여해온 출연진과 전혀 다른 신선한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다. 바로 염정아, 윤세아, 박소담 배우가 강원도 정선에서 펼쳐지는 이번 ‘산촌편’에 출연하는 것.

먼저 양슬기PD는 “초심으로 돌아가 프로그램을 세팅하게 됐는데 새로운 분들과 새 판을 짜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는 단초를 설명했다. 나영석PD는 “이제까지 하나는 이서진 중심, 하나는 차승원-유해진 중심으로 농촌, 산촌편 둘로 진행해왔다. 많은 시즌을 해오면서 이 이상 보여드릴 게 있을까 싶었다. 그래서 더 제작하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나PD는 "그런데 양슬기PD와 회의하며 요즘 사람들이 무엇을 보고 싶어 할까 이야기하다가 ‘푸른 산, 비 오는 모습, 초록초록한 풍경이 보고 싶을 거다‘라고 했고, 잠시 잊고 있었던 걸 다시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초기 ’삼시세끼‘의 푸릇푸릇함을 그리워하진 않을까 싶어 새로 론칭해보자고 했다”고 이번 시즌의 제작 배경을 덧붙여 설명했다.

캐스팅에 대해선 “이서진, 유해진 씨와 일할 때 염정아 씨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 이야기가 너무 재밌어서 염정아를 주인공으로 새 시즌을 꾸리고 싶어졌다. 자연스럽게 염정아와 친한 후배, 관계 있는 분들을 생각하다 윤세아, 박소담에게 부탁드리게 됐다”고 캐스팅 비화를 전했다.

염정아는 “나영석PD의 예능프로그램을 거의 다 봤다”며 “섭외가 왔을 때 흔쾌히 응했다. 반갑고 예쁜 동생들과 함께할 수 있어 너무 좋다”는 소감을 전했다. 윤세아는 “‘삼시세끼’가 아니면 경험할 수 없는 산골생활이 궁금했다”고 말한 뒤 “나는 정아 언니와의 친분 때문에 함께한 게 아닌가. 정아 언니는 내면적, 외면적으로 모두 저를 단단하게 해준다. 내 인생의 복덩어리. 나는 묻어갈 뿐. 정아 언니와 함께하게 돼 기대되고 설렜다”고 염정아에 고마움을 전했다.

막내 박소담은 “나PD님의 작품들을 재밌게 즐겨봤다”며 “선배님들의 출연 영향도 컸고 작품에서만 뵙던 분들인데 가까이서 만나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또, 어렸을 때 강원도에서 할머니와 생활했던 적이 있어서 그런 부분이 강하게 끌렸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앞서 염정아와 윤세아는 상반기 화제의 드라마 JTBC '스카이캐슬‘에서 함께 연기했고 이미 두터운 친분으로 여행에도 동행하는 사이. 윤세아는 “워낙 두터운 사이라 눈빛만 봐도 아는 지경”이라고 설명했고 염정아 역시 “윤세아와는 수 년 전 드라마를 통해 친해졌고 여행도 함께 다녀서 먹고 자는 모습을 안다”며 “색다를 건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박소담에 대해 “소담이는 나이 차가 많이 나는 동생이라 귀엽게만 봤는데 가장 의젓하고 따뜻하다”며 “할머니와 살았던 이야기를 나눴는데 아주 따뜻한 가정환경에서 자란 것 같았다”고 칭찬했다. 윤세아 또한 “소담 씨는 연기하는 장면을 볼 땐 아기 같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힘도 굉장히 세고 현명한 친구”라며 “똑똑하고 야무지다. 그래서 (박소담을 통해) 너무 많이 배우고, 든든하다. 걱정이 하나도 없다”고 ’맏내‘ 박소담에 대한 칭찬을 쏟아냈다.

막내 자리가 다소 어려웠을 수도 있는 박소담은 “처음부터 편안했다. 선배님들 덕분에 많은 힘을 얻었다”고 고마움을 전하는 데 이어 “두 분이 정말 빠르다. 제가 발 빠르게 움직이려 할 때 더 빨리 움직여주셨다. 힘들기보단, 저도 일을 많이 하고 싶은데 선배님들 손이 빨라서 감사한 부분이 크다. 집에선 빠르다고 생각했는데 와서 스스로 많이 게으르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삼시세끼’는 여태껏 주축이 돼왔던 남자 출연진들과 달리 모두 여자 출연진으로 꾸려져 눈길을 끈다.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 나영석PD는 “이제까지 남자 예능인들과 많이 일했었는데, 큰 차이는 없다. 그런데 방송을 보면 알겠지만...세 분이 유독 그런 걸 수도 있는데 어떤 특징이 있다”고 운을 뗐다. 

나PD는 “(세 사람이) 쓸고 닦고를 굉장히 많이 한다. 경쟁적으로 쓸고 닦는다. 또, 재밌는 부분은 음식을 안 버린다는 것. 남은 재료, 먹다 남은 밥, 쓰고 남은 자투리 야채들을 모두 냉장고에 넣었다가 다 먹을 때까지 탈출하지 못한다. 재료가 다 끝나야 다음 걸로 넘어간”며 “평소 생활습관이 남아서 그런 거 같다. 남성 배우들과는 다른 캐릭터 특징을 조금씩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삼시세끼’에선 요리 담당, 수확 혹은 낚시 담당 등 출연진의 역할이 분담되곤 했다. 그렇지만 나영석PD는 “보통 역할이 분담돼왔지만 여기는 토탈사커에요”라고 차이점을 전했다. “세 사람은 우르르 몰려다닌다. 기조는 아니지만 그렇게 진행됐다. 그런데 요즘은 역할 분담이 좀 된다. 염정아 씨가 메인 셰프인데, 요리 실력순이 아니고...하여튼 모르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어 “소담 씨가 불의 요정으로 아궁이 불 피우기를 전담으로 하고, 세아 씨가 물의 요정으로 설거지를 주로 한다”고 비로소 생긴 다소 애매한 역할 분담을 설명했다.

‘삼시세끼-농촌편’ ‘삼시세끼-어촌편’과 다른 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앞선 ‘삼시세끼’ 시리즈는 셰프 못지 않은 여러 요리를 선보이며 점점 진화해왔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화려한 요리쇼보단 초심으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양PD는 “시즌을 거듭하며 여러 가지 요리를 해왔다. 그런데 좌충우돌하는 모습, 재료가 없어서 도전요리왕처럼 해왔던 풋풋한 감성이 그리울 때가 있다. 그리움을 찾아가다 보니, 재료도 덜어내고 열심히 만드는 모습을 담고 싶었다”고 ‘산촌편’의 특징을 설명했다. 나영석PD는 “세 분 다 요리를 못한다. 어쩔 수 없이 초기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고 “그렇지만 시골 생활을 즐기고 뭔가를 해보겠단 의욕만은 넘친다”고 세 캐스트를 묘사했다.

프로그램의 즐거움 중 하나는 시골을 찾아오는 게스트의 존재. 나PD는 “알려진 대로 정우성 씨가 첫 게스트로 왔다”며 “가능하면 시청자들께 먼저 알려드리고 싶어서 다 알려드리긴 좀 그렇다”고 말을 아꼈다. 박소담은 “정우성 선배님이 알려준 게 정말 많다”며 “제가 불의 요정이 될 수 있게 큰 도움을 주셨다. 나중에 불 피울 때 생각이 났다”고 했다. 염정아는 초대하고 싶은 게스트에 대해 “삼시세끼 선배님인 이서진, 유해진이 와도 좋을 거 같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촬영을 통해 세 사람은 하나같이 ‘힐링’이 많이 됐다고 했다. 윤세아는 “하루가 정말 빨라서 기억이 다 나지 않을 정도”라며 “태어나서 ‘산촌편’에서 가장 열심히 살고 있는 거 같다. 머릿 속이 정말 맑아진다. 이런 게 힐링이구나 싶다. 일상의 고마움, 소중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또 “촬영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니 집 살림이 소꿉놀이 같더라. 근육이 많이 생겼다”고 말해 폭소를 유발했다. 박소담은 “‘삼시세끼’를 통해 선배님들을 얻었다. 자연의 소중함에 감사하게 됐고 불 피우는 기술을 얻었다”고 출연 소감을 전했다.

이번 프로그램에서 염정아가 “우리끼리 먹을 건데 뭐”라고 자주 말하곤 한다며 나영석PD는 “‘강식당’은 손님에게 내놓는 잘 차려진 음식이 특징이었다면 (‘삼시세끼’에선) 별 거 아닌 식사지만 만족하고, 식사 후 보리차가 큰 휴식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시청자들에게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말했다.

한편, tvN ‘삼시세끼-산촌편’은 오는 9일 밤 첫 방송된다.

사진=김수(라운드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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